2010년 막 IT업계를 출입했을 시점, 포털3사로 통칭됐던 네이버, 다음, SK컴즈는 매우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기업가치가 향상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기대감에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결과는? 정리해보니 다음과 같다.
1. 네이버: “야! 신난다!”
총평: 포기한 서비스도 많지만 라인 하나만으로 대성공, 글로벌 기업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주가는 끝을 모르고 올라가고 있다.
접은 서비스: 미투데이(SNS), 네이버톡(모바일 메신저), 네이버 쿠폰(로컬), 칸(와이파이 광고), 네이버재팬(일본 검색), 워너비(패션 큐레이션), 소셜앱스(SNG 플랫폼), 키친(정보앱), 윙버스(정보앱), 윙스푼(정보앱), 굿모닝(알람앱)
성과가 미미하거나 애매한 서비스: 네이버ME(개인형 서비스), N드라이브(클라우드), 네이버 미디어 플레이어(동영상), 라이브도어(일본 블로그), 샵N(오픈마켓), 도돌런처(스마트폰 꾸미기), 네이버 웹소설, 모바일 배너광고, 음원 및 사물검색
나름 선방한 서비스: 밴드(모바일 커뮤니티), 모바일 검색광고
대박 난 서비스: 라인(모바일 메신저)
2. 다음: “4년이 흘렀네요… 앞으로도 이렇겠죠…”
총평: 뭘 해도 애매했다. 딱히 못했다고 하기도 힘들지만, 크게 잘 된 것도 없다. ‘2등 사업자’라는 표현이 이보다 더 어울릴 수 있을까?
접은 서비스 – 요즘(SNS), 스토어뷰(지도), 단골(로컬)
성과가 미미하거나 애매한 서비스 – 쿠루쿠루(QR코드), 캠프(모바일 커뮤니티), 아담(모바일 배너광고), 음원 및 사물검색, 모바일 검색광고, 마이피플(모바일 메신저), 다음모바게(모바일게임), 다음뷰(디지털 사이니지), 다음TV(스마트TV), 다음 클라우드
나름 선방한 서비스 – 버즈런처(스마트폰 꾸미기), 카닥(사내벤처)
3. SK컴즈: …… (말할 직원도 없다)
총평: 회장님도 징역 4년 확정인데, 어찌 회사가 멀쩡하리오? 매각에 구조조정 연속.
접은 서비스 – 씨로그(SNS), 싸이월드 글로벌(SNS), 네이트온톡(모바일 메신저)
성과가 미미하거나 애매한 서비스 – 데이비(모바일 커뮤니티), 싸이월드 앱스토어(SNG 플랫폼), 싸이월드 모바일(SNS), 네이트온UC(모바일 메신저)
나름 선방한 서비스 – 싸이메라(카메라앱)
— 추억의 싸이월드 절취선 —
지금 돌이켜보면 참 격세지감이다. 네이버만이 웃고 있고, 다음은 그럭저럭 먹고 사는 수준, SK컴즈는 직원 60~70% 자르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4년간 포털 업계의 흥망성쇠의 교훈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승자독식이 강한 IT 업계에서 돈 버는 회사는 극소수다. 한국에서는 네이버가 그 자리에 올랐다. 여기에는 사업내역에서 알 수 있듯 많은 투자가 있었다. 어차피 소프트웨어 산업은 10개 망해도 1개 성공하면 된다. 네이버는 많은 도전을 하면서도, 아니다 싶을 때 빨리 접는 민첩성도 가지고 있었다. 또 이해진 의장이 언론인터뷰를 통해 “만약 라인이 안 떴다면 난 잘렸을 것”이라는 말을 할 정도로 꼭 해내겠다는 의지도 강했다. 열심히 사는 거인, 누구도 못 말린다.
• 네이버나 다음이나 비슷한 사업을 펼쳐 왔다. 그리고 두 회사 모두 대다수의 신사업에서 성공을 맛보지 못했다. 어차피 생각하는 것은 다 비슷하다. 그러나 혁신보다 실행이고 앞심보다 뒷심이다. 남들 가는 길 가능한 따라가지 말고, 가더라도 조금이나마 다르게 가는 것은 또다른 성공의 가능성을 낳는다.
• SK에 대해서는 ‘박자 놓친 소인, 밟혀죽기 딱 좋다.’는 구절만 떠오른다. 접더라도 노하우와 사람은 남겼어야 하는데, 대규모 구조조정과 매각으로 이조차 요원하게 됐다. 상장회사는 브레이크 없는 8톤 트럭이다. 앞으로 반등이 있기를 바라지만,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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