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영업자는 참 어렵다고 말한다. 많은 사람이 은퇴자금을 투자해서 자영업 가게를 운영하고 있고, 이는 이미 과포화 상태를 넘어섰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집 건너서 같은 분야의 집이 있다. 프랜차이즈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초기 투자 비용도 늘어나고 있다. 그렇게 너도나도 힘들다 보니, 그래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최저임금을 후려치거나 음식에 장난을 치기도 한다.
자영업의 대표격인 치킨집의 대표적인 장난은 기름을 오래 사용하거나 재활용하는 일이다. 그로 인해 문제가 생긴다면 ‘끝장’이지만, 들키지 않으면 그런 일을 반복하기도 한다. 당연히 그런 가게가 입소문을 탈 리가 없다.
이연복 셰프는 <현지에서 먹힐까 중국편> 5회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항상 그걸 알아야 해. 업주들이 재료비를 조금이라도 아끼려고 막 그러는데, 백날 그렇게 눈 가리고 아웅 아끼려 해도 소비자들은 그걸 알아!
그의 말처럼, 소비자들은 다 알게 되는 법이다. 재료비를 아끼려고 장난을 치면 칠수록 오히려 자신의 목을 더 조르는 길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이연복 셰프는 그 후에도 10월 13일에 방송된 <현지에서 먹힐까 중국편> 6회에서 장사의 기본 중 기본이 무엇인지 확실히 강변했다.
중국 유원지에 노점을 열고 성심을 다해 만든 멘보샤가 도저히 팔리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서 빵이 새우의 수분을 흡수해서 젖어버린 상황이었다. 그 상황에서 이연복 셰프는 “버리자”는 과감한 결정을 한다. 그걸 들은 은수는 자기도 모르게 “아까운데….”라고 중얼거린다.
아마 보통 장사를 하는 사람들의 심정은 다 은수와 같을 것이다. 하지만 팔지 못해 남은 음식이 아깝다고 해서, 맛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손님에게 팔아 버리는 것은 절대로 옳지 못한 일이다. 이연복 셰프는 “일단 매출보다는 먹는 사람이 걱정이니까.”라고 말하며 과감히 버리기로 한 이유를 전했다. 사소해 보여도 이런 게 진짜 프로의 모습이라고 난 생각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연복은 그럴 수도 있지. 이미 쌓아놓은 게 많고, TV프로그램이니까”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존 TV프로그램을 통해 평소 이연복 셰프의 철저한 원칙을 엿본 사람들은 그가 멋 부린 게 아니라, 정말 철저하게 자신의 원칙을 고수하는 셰프라는 것을 알 것이다.
자신의 원칙 아래에서 음식이 실패했다고 생각되면 과감히 버리는, 미련을 두지 않는 태도가 오늘의 이연복 셰프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음식점은 맛이 장사의 가장 큰 포인트다. 그런데 재료비를 아끼거나 투자 비용이 아깝다고 맛을 포기하는 것은 최악의 선택이다.
사람들은 신선한 재료로 만들어진 음식에 끌린다. 야채와 기름 등을 재활용하는 순간 이미 음식점 장사는 끝났다고 봐야 한다. 며칠 혹은 몇 주는 손님들을 속이며 ‘다 이렇게 아껴가며 장사하는 거지’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다가 가게에 파리 날리는 건 시간문제다.
진짜 장사를 한다는 건, 이연복 셰프처럼 손님을 속이지 않는 원칙을 세우고 이를 철두철미하게 지키는 일이다. 그러면 처음에는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손님의 신뢰를 얻을 수 있고, 그 신뢰가 곧 입소문으로 이어져 지난날의 손해를 만회할 수 있는 이익으로 돌아올 것이다. 원칙을 지키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성공한 사람들의 원칙은 서로 ‘통한다’
이에 대해 이나모리 가즈오는 그의 저서 『일심일언』에서 이렇게 말한다.
결과를 내기 위해서라면 웬만큼 부정한 행위도 마다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랬다가는 언젠가 자신도 그와 같은 방법으로 피해를 보게 될 것이다. 일을 진행해가는 과정 역시 ‘사람의 길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고 나는 믿는다. – 본문 169p
정신적으로 자기 자신을 궁지로 몰아넣을 수 있는 사람, 나태해지려는 자신에게 엄격한 과제를 부과할 만큼 견실한 사람, 자신에게 진지하게 자문하고 성찰할 수 있는 사람. 이런 리더에게는 뒤처지지 않고 새로운 활로를 개척해나갈 힘이 있다. – 본문 171p
성공한 사람들은 다들 자신만의 원칙이 있고, 이 원칙은 전혀 다른 분야에 있더라도 서로 비슷하기 마련이다. 일본에서 ‘살아있는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의 원칙과 중화요리의 대가 이연복 셰프의 원칙을 비교해 보면, 분야는 전혀 다르더라도 원칙의 정수는 무척 닮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연복 셰프가 개척할 새로운 활로는 무엇일까? 단순히 이연복 셰프의 요리를 보고 싶어 시청한 프로그램인데, 뜻밖에도 많은 걸 배우고 있다.
원문: 노지의 소박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