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할 사업자는 망해야 한다
라는 말을 무의미한 것으로 여기는 분들이 있다. 왜냐면 이분들의 지적대로 사실 이미 정말 많이 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에 얘기한 것처럼 자영업은 그 어느 곳보다도 퇴출이 빠른 곳이다. 문제는 그만큼 진입도 어마어마하다는 거지. 그렇지만 나는 이 말을 무의미하다 생각지 않는다. 모든 문제의 해결은 현상을 인정하고 그 대안을 찾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안타깝게도 저것이 현실임에도 인정하려 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현실에서 눈을 돌렸기에 그 대안으로 업종 제한, 진입 제한, 프랜차이즈 규제, 마트 휴무 등과 같은 것들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저 발언이 얼마만큼의 공감을 얻었는지는 난 잘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이 공감받고 인정받아 하나의 컨센선스를 이루면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갈 수밖에 없다.
여러 번 밝혀왔듯 자영업 문제는 본질적으로 일자리의 문제다. 일자리가 없으니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어 고용하는 것이 바로 자영업이다. 이러니 경쟁력이 생기기도 어려운 것이고 모두 다 천천히 빈곤의 길로 접어드는 것이다.
구체적이진 않으나 이 부분에 대해서 김두얼 교수님은 ‘사회 다른 분야의 진입장벽이 높으니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자영업으로 몰리는 것’이라고 하신 바 있다. 장기적으론 이 부분에 대한 접근도 해법이 될 것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재교육, 복지, 은퇴 소득에 관한 부분을 정말로 진지하게 다뤄야 할 때다. 그리고 이 방안은 자영업의 저 한계를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이다. 지금까지 그저 자영업이 고용흡수를 하는 효과에 기대어 먼 미래의 일이라 미루어 왔을 뿐이다.
선언적 측면에서 저 발언을 공개적으로 하는 것은 충분히 의미가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특히나 그런 법안을 만드는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의 발언이라면 말이다.
원문: 김영준의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