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범죄와 싸우고 피해자의 정의를 추구한 이들” – 2018 노벨위원회
무력 분쟁으로 인해 아픔을 겪고 매일매일을 폭력의 위협 속에서 살아가는 세계 모든 나라 여성들에게 이 상을 바친다. (중략) 이 상을 통해 전 세계가 전시 성폭력 피해자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며 무관심을 거부한다는 말을 생존자들에게 전하고 싶다. 우리는 세상이 더 이상 당신들을(피해자) 위해 행동하는 것을 지체하지 않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인류의 생존은 여성들에게 달려있기 때문이다.” – AP통신 2018. 10.5(현지시간)
올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콩고민주공화국의 의사인 드니 무퀘게의 수상 소감이다. 공동 수상한 이라크 여성인권운동가 나디아 무라드는 무퀘게와 함께 전쟁과 성폭력 종식에 이바지한 공을 인정받았다.
CNN을 비롯한 주요 외신은 지난 5일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콩고민주공화국의 의사 데니스 무퀘게(Denis Mukwege,63)와 나디아 무라드(Nadia Murad,25)를 2018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 발표했다고 일제히 전했다.
“무퀘게 : 여성을 수선해 주는 남자”
무퀘게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콩고의 외과 의사다. 콩고 민주 공화국 부카부(DRC) 판지 병원의 설립자이자 의료담당 이사다. 부카부는 무퀘게가 성폭력 피해자를 치료하기 위해 세운 판지 병원이 있는 콩고 동부의 도시다.
그의 수술은 수천 명의 여성들에게 피난처이자 희망의 불빛이 되고 있다. 고국에서 성폭력 피해자들에게는 그가 구세주로 여겨지고 ‘부카부의 천사’로 불린다고 외신은 전했다. 그는 수술을 통해 “여성을 수선해 주는 남자”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CNN은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그의 병원에서는 폭력적인 강간에 의해 생긴 근육 손상인 질 누공을 치료받고 극심한 심리적 고통으로 입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심리 상담과 치료를 받는다. 그는 2009년 CNN과의 인터뷰에서 “누공은 여성에게 극적인 일”이라며 “그들이 가는 곳마다 주변 사람들이 기피하기 때문에 그것은 나병보다 더 심각한 병”이라고 말했다.
“무라드 : 전 ISIS의 성노예가 운동가로 변신하다”
무라드는 이라크의 여성 인권 운동가이다. 그녀는 2014년 이슬람국가(IS)가 주요 도시를 점령했을 때 그들로부터 강간과 학대를 당한 야지디 소수민족 여성 3000여 명 중 한 명이었다.
2016년 6월 미 의회 증언에서 무라드는 IS 납치범들이 자신과 수천 명의 야지디족 여성들과 소녀들을 노예로 만들어 강간을 자행한 사실을 소상히 설명했다. 그녀는 6명의 형제와 어머니가 하루 만에 IS에 의해 어떻게 처형되었는지를 이야기하기도 했다. 무라드는 이후 모술로 피신해야 했고, 그곳에서 한 이슬람 가족의 도움을 받아 가짜 이슬람 신분증을 구하여 IS 영토에서 탈출할 수 있게 됐다. CNN은 노벨위원회의 평가를 빌어 “그녀는 2016년 23세의 나이로 유엔 최초로 ‘인신매매 생존자 존엄성’을 위한 친선대사로 임명됐다”고 전했다.
베릿 리스-앤데르센(Berit Reiss-Andersen )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두 사람은 자신의 안전을 무릅쓰고 용감하게 전쟁범죄와 싸웠고 피해자들을 위한 정의를 추구한 이들”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그는 또한 “2018년 노벨 평화상은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들이 전쟁 무기로서 이용되고 있어, 이들에 대한 보호 장치가 필요하며, 가해자들은 그들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고 기소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원문: 이로운넷 / 글: 이정재 이로운넷 시니어 기자
표지이미지 출처: THE NOBEL PRI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