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별난 주장을 입증하려면 유별난 증거가 필요하다”
Extraordinary claims require extraordinary evidences
오보카타씨의 논문을 보면서 계속 느낀 것은 “이제 믿을 테니 실험 작작하란 말이야!”였다. 대개의 논문들을 읽으면서 ‘훗~ 겨우 이정도 일하고 이런 걸 주장한단 말야? 뻥치시네~’ 하는 생각이 드는 것과는 전혀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렇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오보카타&동료들도 처음부터 이러고 싶어서 그랬겠느냐는 거다. 아마 이전 논문 읽어주기 때 쓴 것처럼 처음에는 대충 Oct4 나오고 줄기세포 마커 나오고 메틸레이션 패턴 정도 보고 끽해야 테라토마 실험 정도 끝낸 다음에 “우와~ 줄기세포 만들었삼”하고 논문 쓰려고 했겠지…
그러나 pH를 잠시 30분 동안 바꾸면 만능성이 생긴다는 귀신 시나락 까먹는 이야기를 다른 사람이 믿게 하기 위해서는, 다른 ‘양산형 iPS셀’ 만들때 보여주는 데이터 정도로는 부족했겠지. 아예 처음부터 기본 가정을 믿지 않는 리뷰어를 굴복시키기 위해서는 가능한 모든 실험, 그것도 거의 과하다싶은 데이터를 뽑아야 했을 듯.
뭐, 하긴 처음에 pH 30분 내리고 사흘동안 컬처하면 Oct4 GFP 시그널 나온다 데이터보여줄때부터 skeptics들은 믿지 않았겠지… 너님이 중간에 뭐 슬쩍해서 사진 붙여놓은 건지 알게 뭐냐고 ㅋㅋㅋ 그래서 아예 처음부터 7일간 타임랩스 무비를 찍으면서 GFP-Oct4가 발현되는 것을 동영상으로 보여준다든지. 이런게 이 사람의 논문에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래서 기본적인 초기 실험결과가 나온 이후에 무려 5년의 세월이 지나서야 논문화가 될 수 있었다. 즉, 흔히 논문 읽어주는 남자에서 간단하게 다뤘듯 pH 한번 바꿔보니 슥 GFP-Oct4 나와… 그리고 술술술~ 이런 식으로 진행된것이 아니었다는 이야기. 그 수많은 데이터들은 결국 연루된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과 눈물인 것이다.
엄밀하지 않아도 내용이 충격적이면 학술지가 게재하는 폐해
사실 최근에 N, S(특히 S) 등에 나온 ‘기존의 생물학 상식을 깬다’ 고 나온 논문들에서 결여된 것은 바로 이러한 정신, 즉 ‘유별난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유별난 증거가 필요하다’ 라는 기본적인 것을 망각한 채, 제대로 된 검증실험 없이 부족한 데이터의 논문들을 불쑥불쑥 내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예로, 2010년에 나와 세계를 들썩이게 한 논문이 있었지만…
‘매우 불안정한 비소가 DNA와 결합하여 안정한 비산복합체를 이룰 수 없다’는 기본적인 화학적인 의문에서 출발하여 결국 ‘비소미생물 DNA내에는 비소가 없더라’ 내지는 ‘이 미생물은 그저 높은 농도의 비소에서 사는 흔한 미생물일 뿐’과 같은 결론이 나오게 되었다.
충격적이고 대중적으로 화제가 될 주제이기 때문에 그닥 빡센 리뷰없이, 과학적인 엄밀성이 결여된 논문을 영향력이 큰 학술지에서 함부로 실어주는 행태가 가져오는 폐혜는 극히 크다. 저 이야기 외에도 황우석의 줄기세포 논문도 좀 더 제대로 된 리뷰가 있었더라면 처음부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뉴스거리’라는 이유로 과학적인 엄밀성이 떨어지는 논문을 그냥 대충 실어주는 행태가 낳은 비극 중의 하나가 바로 그 건이다.
그런 면에서 오보카타씨의 논문은 ‘Extraordinary claims require extraordinary evidences’ 라는 격언의 중요성을 잘 알려주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즉, 너님이 세계를 정복할 수 있다는 통큰 주장을 다른사람들이 믿어주길 원한다면 ‘저 쉑히 저러다 진짜로 세계를 정복할지도 몰라 ㄷㄷㄷ’ 하게 생각할만한 근거를 보여주라고…
Ps. 참 남말 같이 이런 말을 쓰는구나…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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