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비닐백에 물을 담고 입구를 매듭으로 조였습니다. 각 비닐백의 무게는 약 4~5kg 정도 됩니다. 물이 든 것치고는 꽤 무겁습니다. 왜 그럴까요?
평범한 비닐봉지에 물을 담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것은 유리로 만들었습니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유리 공예 아티스트 딜란 마르티네즈(Dylan Martinez)의 〈워터 백(Water Bag)〉이라는 작품입니다. 비닐백과 물, 물방울까지 모두 유리로 만든 것입니다. 봉투의 매듭과 주름, 심지어 봉투에 맺힌 물방울까지 유리로 표현했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사실적입니다.
마르티네즈는 적색과 녹색을 구분하지 못하는 색맹을 안고 태어났습니다. 이러한 장애가 세상을 다르게 보는 남다른 시각을 기르는 계기가 되었고, 현재는 유리 공예 아티스트로 활발하게 활동합니다. 몇 가지 유리 공예 기술을 적용한 〈워터 백〉으로 마르티네즈는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극적인 호기심을 자극하고 생각할 거리를 던집니다.
흥미로운 것은 우리의 욕망이 종종 현실에 대한 우리의 진정한 인식을 무시하고, 생각하는 것을 진실로 믿는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은 진실일까요?
원문: 생각전구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