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게 보이는 노트입니다. 그런데 오른쪽 아랫부분이 지우개로 지워졌네요. 묻어있는 지우개 똥을 훌훌 불어 털어내고 싶습니다. 노트의 이름도 ‘Nouto Book’입니다. 왠지 예사롭지 않은 느낌이죠. 노트를 펼치면 깜짝 놀라게 되고 표지에 지우개 똥이 묻은 이유도 알게 됩니다.
공책은 이미 필기로 가득합니다. 수학, 사회, 과학 등 공부한 흔적이 보입니다. 그런데 도형과 도표가 노트 위에 붕 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눈을 의심하고 손으로 만져보고 싶을 정도로 입체적입니다. ‘Nouto Book’은 1998년생 일본 아티스트이자 애니메이터 Mozu의 트릭 아트북입니다.
Mozu는 도쿄에 있는 미술 고등학교를 다녔습니다. 삽화와 입체 모형에 관심을 가졌고 17살 때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보였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노트에 착시 현상을 일으키는 그림을 그려 친구들을 웃게 만들었던 추억을 떠올리며 ‘Nouto Book’을 제작했습니다.
‘Nouto Book’ 노트에는 총 30개의 작품이 수록되어있습니다. 3D 도형을 넣은 필기는 물론 자, 샤프심 같은 문구와 낙서 같은 삽화도 담겨있습니다. 필기 노트 부분에는 일부러 오타를 넣어 실제 필기를 한 것 같은 상황을 연출하는 재치를 발휘하기도 했습니다.
착시 현상을 일으키는 트릭 아트는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노트를 똑바로 보아서는 입체감이 살아나지 않습니다. 트릭 아트는 노트의 오른쪽 페이지에만 있습니다. 왼쪽 페이지 아래에는 가장 입체적으로 보이는 구도를 설명해 놓았습니다. 입체적인 효과를 최대한 살리고 그것을 사진에 담기 쉽도록 오른쪽 페이지를 사용한 것입니다.
‘Nouto Book’은 보는 재미가 있고 노는 재미가 있습니다. 노트에 실린 작품들을 보며 흉내를 내기도 하고 작품에 또 다른 낙서를 하며 새로운 재미를 추가할 수도 있습니다. 이제 노트 아래가 지워진 이유를 눈치채셨나요? Mozu의 ‘Nouto Book’은 약 16달러에 판매됩니다.
젊은 아티스트의 끼와 재능은 이제 막 시작되었습니다. Mozu는 새로운 기획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그의 아이디어가 가득 담긴 노트의 빈 페이지에 우리의 상상력도 채워보면 좋겠습니다. 단, 시험 성적이 오르지 않을 수는 있습니다. ^^
원문: 생각전구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