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논문 읽는 남자는 장안의 화제인 논문, 30세 일본 여성 과학자로만 보도되는 논문을 다루어보도록 하자. (논문 1 / 논문 2)
뉴스에 많이 나오신 이 분의 논문 말이다. 과연 이렇게 뉴스로 떠들만큼 대단한 일인가?
“넹. 진짜 대단함.”
들어가기 전에 제 1 저자의 랩 홈페이지 공지사항부터 읽자. 마음대로 의역해 봤다.
매스컴 들으삼. 화제가 된 STAP 세포 연구는 겨우 출발선에 위치하고 있으며, 세계에 발표해버린 이 순간부터 세계 모든 연구자들과의 경쟁이 빡시게 시작됐어. 지금이야말로 열라 빡시게 연구에 집중해야 한다고 긴장타고 있는 중.
그런데 연구발표 기자회견 이후에 연구성과와는 관련없는 보도 열라 많이 나와서 연구하는데 조낸 지장이 많아. 그리고 저 하고 가족의 개인정보에 대한것까지 취재한다고 디글거려서 빡치고 있고 아는사람, 친구, 동네사람 다 빡치고 있어서 열라 힘들다고요. 뭐, 걍 소설 쓰시는 분도 있어서 그거 신경쓰느라 연구 못해먹겠음. 언론사 님들, 지금 이 연구가 조낸 중요한 시기인데, 너님들 때문에 연구못하면 책임질껴?
STAP 세포 연구의 발전을 위한 연구 활동을 긴 눈으로 지켜봐 주시길 부탁함다.
와 이 언니 역시 멋있어 ㅋㅋㅋㅋ물론 과학저질 만담블로그인 본 블로그에서는 오보카타 박사님의 독특하신 실험복 패션에 대해서 좀 떠들다가 지나갈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안이 사안인 만큼 도대체 이 양반이 한 일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조금 뒤벼보도록 하자.
그러나 본 블로그 주인장은 어디까지나 줄기세포 업자가 아닌 관계로, 여기서 다루는 내용의 깊이란 하일성이 해설하는 월드컵 축구경기의 전망과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는 것을 미리 전제에 깔아두고자 한다. 일단 줄기세포가 뭐냐에 대해서…… 2005년 겨울에 열심히 공부하셨다구요? 지금쯤 다 까먹었을 테니, 잠깐만 알아보도록 합시다?
1. 한국인이면 제발 줄기세포 좀 응원공부합시다
우리는 “야 이 단세포같은 녀석들아” 하고 세포 하나짜리 생물을 개무시하곤 하지만 그러지 마라. 너네들도 옛날에는 세포 하나짜리였다. 즉 유전자 한 쌍조차 아닌 달랑 n=23개 DNA들고 만난 정자와 난자가 만나서 생긴 최초의 세포를 Zygote 라고 하는데, 여기서 우리를 이루고 있는 모든 세포가 만들어진 것이느니라.
세포가 하나에서 둘, 둘에서 넷, 넷에서 여덟로 이루어지는 과정이 수정 후 며칠 간 이루어지게 되는데, 이때까지의 세포 하나하나는 한놈이 완전한 개체를 이룰 수 있다고 한다. 뭐 업자용어로 전능성(totipotency)을 가졌다고 카드라.
그렇게 8개 세포기를 지난 배아는 이때부터 역변하기 시작하는데, 세포의 갈림길이 이루어지는게 바로 배반포 (Blastocyst) 단계이다. 이게 바로 그 황빠님들이 좋아하던 그 배반포다.
이때부터 세포는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뉜다. 외부를 이루고 있는 세포를 trophoblast라고 하며, 이는 나중에 태반을 이루는 성분이 된다. 내부에 있는 내세포괴(Inner Cell Mass가 진짜배기인데, 바로 줄! 기! 세! 포! 라는넘이 내세포괴에 있다는것이고, 이 내세포괴에 있는 줄기세포는 생물을 구성하는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다.
그런데 왜 이게 중요하냐구? 사람은 어떤 의미에서 당근(…)이나 도룡뇽(-.-) 보다 졸 열등한 존재인데, 우리가 사고로 팔다리를 잃었을 경우, 뭐 그럼 땡. 그런데 도룡룡느님은 잘린 팔을 재생하신다. 아래는 미개한 인간에게 가르침을 주시는 동롱뇽느님들.
그런데 만물의 영장이신 호모 싸피엔스는 이게 안된다! 앞에서 말한 배아단계, 즉 배반포가 되기전까지는 그게 가능하다. 허나 배반포가 생긴 이후부터는… 그러니 매우 좋지 않은 곳에 총알이 지나간 심모 형님은 K.O. J. A 가 될수밖에 없는 것이고, 교통사고로 척수가 마비된 사람들은 영영 다시 일어설 수 없는 것이다. 당근보다, 도룡뇽보다 못한 우리 호모싸피엔스. 참 후졌죠?
당근보다, 도룡뇽보다도 열등한 호모사피엔스의 처지에 낙담하지 않고 “나의 호모싸피엔스는 그렇지 않아!” 를 외친 분들이 계셨다. 이들이 주목한 것은 사람등의 포유동물도 발생 과정의 어느 시점에서는 전능성 (totipotency)를 가진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배반포 단계에서 모든 세포로 발생할 수 있는 트랜스포머… 아니 뭔가 짱센세포를 뽑아내면 이걸 가지고 사람도 매우 좋지 않은곳에 총알이 지나가도 이것을 되살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등등의 깜찍한 기대를 가지고 여러사람이 달라붙어서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
1980년대 초반에 쥐의 수정란에서 배아줄기세포(Embryonic Stem Cell)를 뽑을 수 있다는 것을 처음 발견한 이후, 1998년, 위스콘신대학의 제임스 톰슨이라는 아저씨가 인간배아로부터 최초로 배아줄기세포를 뽑아서 배양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라는 게 함정. 세포를 이식을 하든 장기를 만들든 문제는 남는다. 사람은 자신으로부터 유래한 세포가 아니면 남의 것으로 인지하는 면역반응을 가지고 있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유전정보가 동일한 줄기세포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난자와 정자를 수정하여 만들어진 배아라면 결국 자신과는 다른 유전정보를 가질 수 밖에 없으며, 결국 수정란에서 유래된 배아줄기세포는 의학용으로는 그닥 쓸모가 없다는 이야기이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21세기 전반부에 일어난 일은, 체세포 핵이식(Somatic Cell Nuclear Transfer)에 의해서 복제배아를 만드려는 시도였다. 여기서 복제양 돌리까지 설명하긴 넘 귀찮다. ㅋ 걍 구글이미지 검색 신공 짜잔.
즉, 체세포에서 핵치환을 한 다음 생성된 배반포를 자궁에 이식하면 복제동물을 만들 수 있지만, 이것을 배반포 단계에서 줄기세포가 들어있는 세포내괴(Inner Cell Mass)를 취한후 이걸 배양, 참 쉽죠?
쉽긴 개뿔…….동물복제의 경우 일단 복제배반포까지 만든 다음 일단 자궁에 때려넣으면 대개는 죽지만, 어쩌다 한 놈이 걸리면 태어날 수 있고, 그러면 ‘복제 완료’가 된다. 그러나 자궁이라는 것은 배아에게 최적의 환경이고, 우리는 세포 외에서 배반포를 작살낸 다음, 여기서 만능성(pluripotency)을 지닌 줄기세포만을 배양해 내야 한다. 2004년~2005년 한국을 시끄럽게 한 그 모 사건이 이런 것을 시도하다가 성공하지 못한데서 발생한 일이다.
여튼 그렇게 난자 가지고 낑낑거리다가 2006년에 일대 사건이 터지는데, 일본의 ‘야’ 모 아저씨 가 배아줄기세포에는 많이 발현되지만 체세포에서는 발현되지 않는 전사인자(Transcription Factor)를 체세포에 발현시키면 체세포를 줄기세포로 변형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귀신 시나락 까먹는 (당시 기준으로) 깜찍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결국 4개의 전사인자(Oct4, Sox2, Klf4, Myc. 약칭 OSKM)를 발현시키면 체세포를 줄기세포 비스무리한 만능성을 가진 세포(induced Pluripotent Stem Cell)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논문을 발표하셨다.
그래서 한번 운명이 결정되면 뒤로는 못 돌린다고 알려진 세포의 운명을 개척하는 신시대가 열리게 됐다. 이후에 일어난 일들은 4개의 Factor를 줄여보기, 바이러스 벡터 대신 RNA, Protein, miRNA 등등을 이용하여 만들어보기. 아니면 아예 줄기세포를 거치지 않고 다른 Cell Lineage로 점프하기, 화학물질을 이용하여 만들어보기 등등… 한 번 봇물이 터진 이후에 수많은 방법들이 쏟아져 나왔다.
2. 리프로그래밍 (Reprogramming)
그렇다면 야 아저씨가 4개의 전사인자를 넣어서 분화된 세포를 줄기세포 비스무레하게 돌리는 현상을 뭐라고 이야기하나? 이런 것을 리프로그래밍 (Reprogramming)이라고 한다. 여기 컴터 프로그래밍 짜본사람이라면 이 리프로그래밍의 개념을 좀 헷갈릴 수 있는데 기왕 프로그래밍 이야기 나왔으므로 리프로그래밍을 여기에 비유해서 설명하도록 한다.
사람의 유전체에는 약 2만개 정도의 단백질이 있는데, 이것들 하나하나를 특정한 기능을 수행하는 모듈이라고 비유를 하자. 제대로 된 예라면 DNA는 일종의 펌웨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람에게는 오만잡다한 세포가 다 있는데, 이들이 모두 하나의 펌웨어를 공유한다는 것이다. 즉 심근세포건, 뇌속의 뉴런이건, 총알이 스치면 영 좋지 않은 곳의 주 구성성분인 평활근 세포건, 피부세포건 모두 다 동일한 펌웨어를 쓴다.
단 2만개의 펌웨어에 있는 모듈 중 자신들이 필요한 모듈 수천가지 정도만 적절히 메모리에 로딩해서 사용한다는 것이 틀리다. 고 잡스옹네 사과가게에서 나오는 제품들인 아이맥, 아이패드, 아이폰, 아이팟 등이 동일한 펌웨어를 공유하고 있다는 식으로 생각해 주면 적절한 비유랄까?
여기서 세포분화과정을 다시 한번. 구글 이미지 검색하면 대충 이런 그림 나온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우리 줄기세포 느님은 2만개 중 상당수의 모듈이 그냥 켜져 있는 상태이다. 반면, 특정한 계열의 세포에서만 필요한 모듈들은 꺼져 있는 상태이다. 세포분화라는 것은 결국 자신이 필요하지 않은 모듈은 램에서 삭제하고 (펌웨어에는 남아있다) 구동을 중지하고, 특정세포에서 필요한 모듈들을 샤샤샥 켜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사과가게 제품을 예로 든다고 하면, 줄기세포 느님은 아이퐁, 아이맥, 아이패드, 아이팟이 다 될 수 있는 일종의 준비 상태인 셈인데, 모듈 2만개 중 처음 발생과정에 필요한 넘들 끄고, 아이퐁에 필요한 넘들만 샥샥 키면 아이퐁이 똭~ 아이패드에 필요한 모듈만 띄우면 아이패드로 똭~ 변신하는 그런 상태. 이렇게 세포분화 과정을 거치게 되서 ‘완성품’ 세포가 되면 결국 그 세포가 필요로 하는 모듈만 딱 띄워져 있는 상태가 된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리프로그래밍은 뭔가? 2만 개의 모듈 중 대부분은 다 꺼져 있고 필요한 모듈만 켜져있는 분화된 상태를 와장창 뒤집어서 2만개의 모듈이 거의 다 켜져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리프로그래밍이라니까 그냥 코드를 다시 쓴다 뭐 이런 개념으로 생각할런지 모르겠는데, 그냥 판을 뒤엎고 님이 쓴 코드 다 지워버림 ㅋㅋㅋㅋ 정도로 이해하는게 더 쉬울수도 있다.
난 생물맹, 컴맹, 어쩌라고 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다른 비유를 들어본다면,
전능성을 가진 줄기세포는 산 정상에 있는 고무공이다. 자 중력에 의해서 조낸 아래로 공이 굴러떨어져 갑니다.한번 떨어지면 위로는 다시 못 올라갑니다. 그런데 한쪽 계곡으로 죽 빠져버리면 다른 계곡으로는 못 갑니다. 이게 세포분화.
그런데 이렇게 계곡 밑바닥에 빠져있는 고무공을 탱탱볼로 바꾼 다음에 조낸 세게 튕기니 산꼭대기까지 다시 올라갔다. 이게 리프로그래밍.
야마나카의 4개의 팩터는 탱탱볼에 바운스 주는원동력.
이제 이러한 것을 일으키는 실제적인 히스톤과 DNA 메틸레이션의 구체적… 까지 하고 싶지만 여기까지 나가면 피를 토하고 쓰러질 분들도 있을것 같으므로 일단 생략. 이 블로그 잘 찾아보면 대충 써놓은거 있다. 다음 편에서는 만능줄기세포에 대한 본격적인 논문 내용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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