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좋은 디자인을 위한 조건
좋은 디자인을 위한 여러 전제조건이나 모델은 다양하지만, 브래들리가 주장한 디자인 계층에 근거해 앱 서비스를 분석하고자 한다. 본래 디자인이라 함은 디자이너(제작자)의 감각에 따른 결과물이 아닌 오직 고객(사용자)를 만족시키기 위한 최적의 수단이기에 이에 좋은 디자인의 조건은 고객의 니즈를 얼마만큼 충족하느냐에 근거를 삼아야 할 것이다. 그 배경은 인간 심리학에 근거한 매슬로 욕구 5단계(Maslow’s hierarchy of needs)의 기초이론에 근거를 두는 것이 좋은 판단 논리이지 않을까 한다.
1-1. 매슬로의 욕구 5단계 정의
1943년 매슬로가 인간동기부여 이론에서 발표한 욕구단계설은 인간의 욕구가 그 중요도별로 일련의 단계별 구조를 형성한다는 동기 이론이다. 하나의 기본적 욕구가 충족되면 위계 상 다음 단계에 있는 다른 욕구가 나타나서 그 충족을 요구하는 식으로 체계를 이룬다고 보면 된다. 이에 따라 하위 욕구는 가장 최우선적 요구 조건으로써 다음 단계에서 달성하려는 욕구보다 강하고, 그 욕구를 만족했을 때만 다음 단계의 욕구로 전이된다.
- 자아실현 욕구: 자기발전을 위해 잠재력을 극대화, 자기의 완성을 바라는 욕구
- 존중 욕구: 내적 외적으로 인정을 받으면서 어떤 지위를 확보하기를 원하는 욕구
- 소속 및 애정 욕구: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은 욕구
- 안전 욕구: 신체의 위험과 생리적 욕구의 박탈로부터 자유로워지려는 욕구
- 생리적 욕구: 음식, 의복, 주거 등 삶 그 자체를 유지하기 위한 욕구
인간의 기초적인 최하위 욕구인 먹고 자는 생리적 욕구의 결핍이 해소되어야, 타인에게 인정을 받으며 자아를 실현하고자 하는 욕구로 이어진다고 생각될 수 있다. 이에 하위단계의 욕구충족이 흔들리면 인간은 스트레스가 수반될 것이다. 물론 일시적으로 우선순위가 최상위 단계인 자아실현이 되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이를테면 가난하고 배고픈 예술가가 자신의 자아실현을 위해서 굶주림에도 노래나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이는 소수의 경우 상위의 욕구가 강하게 발현될 때 일시적으로 설명하는 것이지, 대다수의 행태는 아닐 거이라고 추론해본다. 그리고 위 모델에서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어떠한 것이 우선시 되느냐보다 욕구 간의 상관관계일 것이다. 그래서 욕구별 가치사슬적 관계로써의 개념을 분명하게 인지해야만 한다.
1-2. 브래들리의 니즈에 따른 디자인 계층 5단계 이론
위 욕구 5단계를 근거해 2010년 스티븐 브래들리(Steven Bradley)는 니즈에 따른 디자인 계층 구조 모델을 스매싱 매거진에 기고한 글 「Designing For A Hierarchy Of Needs」에서 주장한 바 있다. 다음은 원문에 대한 번역인용과 웹/앱 서비스 적용에서의 시사점이다.
- 기능성 Functionality
디자인은 다른 무엇보다 먼저 기능할 수 있어야 합니다. MP3 플레이어는 MP3 플레이어로 인지되기 위해 MP3 및 기타 디지털 오디오 파일을 재생, 일시 중지, 되감기 및 빨리 감기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기능을 수행할 수 없으면 디자인은 실패한 것입니다. 기본 기능 요구 사항만 충족하는 디자인은 가치가 거의 없거나 아예 없는 것으로 간주됩니다. 디자인은 기본적인 기능의 요구 사항을 충족해야 합니다.
가장 최하위 계층이자 기본적인 항목으로써, 디자인 서비스가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와 목적을 충실히 제공하느냐다. 디자인 서비스는 사용자 페르소나에 따른 제품의 핵심기능을 가장 최우선 순위로 제시하고, 사용자가 수행할 수 있게 해야만 한다. 예를 들어 커머스 서비스라면 상품을 보고 결제하는 사용자의 여정에 완전한 기능을 제공해야만 하고, 호텔 예약 사이트라면 상황에 맞는 호텔을 검색하고 예약하고 예약 확인을 거치는 데까지 사용자 여정에 충실한 기능을 제공해야만 한다.
- 신뢰성 Reliability
설계가 기능 요구를 충족하면 설계 계층의 다음 단계인 신뢰성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이제 설계가 안정되고 일관된 성능을 제공해야 합니다. 우리는 일관되게 일하는 제품을 기대합니다.
웹이나 앱에서는 일관된 비주얼을 제시하는 고유의 디자인 언어 시스템이 이에 해당한다. 브랜드 관점으로는 여러 Material에서도 같은 디자인의 톤&매너가 유지되어야 하고, UX/UI 관점으로는 동일한 사용자 경험과 UI 개념이 적용되어야 한다. 이런 과정들은 사용자에게 UX 및 UI의 인지 과정에 있어 다음 인터랙션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간과해서는 안 될 항목이다. 아울러 디자인 서비스의 플로우 단계에도 철저한 QA 과정을 통해 오류나 장애 요소가 없어야 고객은 서비스에 있어 신뢰할 수 있을 것이다.
- 사용성 Usability
사용자가 기본 작업을 얼마나 쉽게 수행할 수 있습니까? MP3 플레이어를 가진 사람이 쉽게 켜고 끌 방법을 알아낼 수 있습니까? 노래를 재생, 정지, 일시 정지 및 선택하는 방법은 어떻습니까? 이것은 유용성에 대한 요구사항입니다. 이제 설계가 일관되게 작동해야 하며, 사람들이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아낼 수 있습니까?
사용자가 원하는 목적에 따른 기능들을 사용자에게 혼동을 일으키지 않고, 쉽고 빠르게 인지해 원하는 목적에 달성할 수 있게 맥락을 만드는 항목이다. 결국 사용성은 고객에게 임팩트있게 소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용자가 성공적이며, 쉽게 서비스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함으로써, 사용자의 서비스 유지율을 향상을 이끌 수 있는 것이다. 앞선 항목들과 비교하면 하위 단계에서 디자인 서비스의 기능성과 신뢰성을 담보하면 더 쉬운 UX/UI로 사용성을 향상시키고, 기능에 대한 인지를 쉽게 하는 것이다.
- 능숙성 Proficiency
당신의 디자인은 사람들이 더 많은 일을 하고 더 잘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주나요? MP3 플레이어로 재생 목록을 만들고 노래를 쉽게 검색할 수 있습니까? 인터넷에서 노래를 다운로드하고 다른 장치와 주고받는 쉬운 메커니즘을 제공합니까?
능숙성은 디자인 서비스가 고객에게 보다 고도화 된 최적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하는 항목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제품 테스트와 사용자 분석을 통해 UX/UI를 개선하는 프로세스가 되며, 이를 통해 더 정밀하게 최적화된 주문 제작품(Customization)이 된다. 사실상 여기서 서비스의 완성도가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이 능숙성은 사용자가 서비스를 사용할 때 사용성을 더 능숙하게 만드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앞선 사용성의 개념에 행동 유도성(affordance)의 개념을 한 단계 더함으로써 사용자를 지속 가능한 사용자로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 창의성 Creativity
아마도 MP3 플레이어는 가장 많이 듣는 음악의 음악 구조를 기반으로 권장 사항을 제시함으로써 음악 이론을 가르치며 오디오에 맞추어 시각적으로 재생되는 코드 차트와 노트를 제공합니다. MP3 플레이어에서 사용자 정의 스킨을 허용하거나 노래 일부를 결합해 새로운 음악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위 개념인 디자인 서비스의 기본적인 사용성과 기능성이 담보되고 고객에게 최적으로 정리된 UX/UI가 완성되었다면, 이제 서비스만의 핵심 차별화 포인트를 고객에게 소구해야 할 것이다. 서비스 차별화 포인트는 UX적으로도, 서비스디자인적으로도, BX적으로도 해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즉 타 브랜드 서비스와의 전략적으로 차별화를 두어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느냐에 따라 서비스의 가치는 달라진다. 또한 여기에 해당 서비스가 디테일한 디자인으로 고객의 눈을 사로잡으며, 높은 수준의 시각 디자인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테면 마이크로인터랙션처럼 임팩트 있는 시각적인 효과를 통해 사용자에게 심미적인 만족감을 느끼게끔 하는 것이다.
2. 니즈를 위한 디자인 계층에 근거한 에어비앤비 서비스 분석
2-1. 기능성: 에어비앤비 서비스의 핵심 가치와 기능의 충족
2-1-1. 서비스 핵심 가치와 기능
에어비앤비의 MVP(Minimum Viable Product) 정의: 여행자의 여행 목적에 적합한 신뢰할 수 있는 숙박장소 연결. 아래는 에어비앤비 웹사이트의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이자 메인 카피다.
에어비앤비의 서비스 키워드
- 여행의 목적: 날짜, 장소, 테마
- 적합한: 개인적 취향, 금액
- 신뢰할 수 있는: 이전 경험자의 리뷰와 별점
2-1-2. Customer Journey Map에 따른 게스트와 호스트단의 UX/UI를 통한 기능 제공 여부
2-2. 신뢰성
철저한 UI 스타일 가이드에 의해 디자인 시스템이 구축된 것을 알 수 있다. 에어비앤비 디자인 그룹은 동일한 사용자 경험과 전 세계 국가, 다양한 플랫폼에 퍼블리싱되므로 철저한 DLS(Design Language System)가 필요했다고 언급한다.
- 다양한 설계자와 이해 관계자
소프트웨어는 종종 팀, 때로는 엄청나게 큰 팀에 의해 구축됩니다. 일관된 경험을 창출하려는 도전은 더 많은 사람이 믹스에 추가됨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팀이 얼마나 일관적이고 작은지 간에 다른 사람들이 새로운 솔루션과 스타일을 제공해 경험을 분산시킬 수 있습니다.
- 플랫폼의 다양성
우리는 제품을 다양한 플랫폼과 디바이스로 출하해야 합니다. 기능과 디자인을 동기화된 상태로 유지하는 것은 큰 노력을 필요로 하며, 종종 이런 모든 플랫폼에서 동일한 작업을 반복해야 합니다.
이런 디자인 언어 시스템을 통해 여러 이해 관계자가 디자인 작업을 해도 같은 디자인과 UI 시스템으로 전 세계 사용자에게 동일한 경험 제공이 가능한 것이다. 또한 다양한 컴포넌트에도 같은 맥락을 갖는 디자인 시스템을 유지함으로써 사용자가 심미적으로 봤을 때 시각적 안정감과 신뢰도를 전달하기에 충분하리라 짐작된다.
2-3. 사용성
기본적으로 에어비앤비 서비스에서 사용자가 목적에 맞는 가치를 불편함 없이 제공할 수 있고, 이것은 어떠한 디바이스여도 통일된 시각적 경험으로써 제공 가능하다. 이제 기본이 갖춰졌으니 더 고도화된 서비스로 나아가는 단계다. 에어비앤비는 앞서도 언급했지만 단순하다. 사용자에게 제시하는 UX가 어렵지 않다. 서비스의 가치인 여행의, 숙박(장소)과 여행경험(테마)만을 제시해준다.
이처럼 홈 스크린의 UX는 국내의 여타 서비스처럼 할인이나 마케팅 홍보 수단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숙박과 여행 테마만 보여주기에 사용자는 고민할 필요 없이 내가 여행할 날짜, 목적, 취향, 장소만 고르면 된다. 이처럼 UX는 단순해야 한다. 사용자가 원초적으로 원하는 니즈는 나의 목적에 맞는 장소이지, 할인된 숙박 고르기가 아니다.
또한 에어비앤비가 내세우는 서비스의 가치 ‘신뢰할 수 있는’을 충족하기 위해서 리뷰도 정성적 항목과 정량적 항목(정확성, 의사소통, 청결도, 위치, 체크인, 가치)을 동시에 제공해준다. 단순히 장소에 대한 단편적인 별점이 아니라 실제 O2O 산업의 특성을 반영해 오프라인의 경험과 온라인의 경험이 일치하는지 여부와 이전 사용자에게 가치 판단의 기준을 따져 묻는다. 이는 오프라인에서 사람들끼리 세부적으로 물어보는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온라인으로 가져온 것이라 판단할 수 있다.
2-4. 능숙성
사용자가 태스크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더 능숙하게 만드는 것이다. 즉 사용자 경험을 증대시키게끔 UX/UI를 고도화하는 것이다. 에어비앤비는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숙소에 대한 검색에 있어서도 가격 필터링을 데이터시각화를 통해 표현해주어 현재 가격대 형성이 어떤지 시각적으로 표현해준다. UI 디자인의 디테일한 차이가 사용자 경험의 불편함을 줄여주는 사례다.
여행 항목도 에어비앤비가 추구하는 UX의 큰 분류와 그 궤를 같이해 여행목적에 맞는 검색에 충실하다. 이런 디테일한 UI의 차이는 사용자가 검색 태스크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으며, 이는 디자인의 능숙성을 충족시켰다 할 수 있겠다. 또한 상세 페이지 하단에 비슷한 숙소안내로써 사용자가 성공적으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숙소 선택’의 태스크를 달성할 수 있게 유도한다.
2-5. 창의성
슈퍼호스트 제도와 마감이 빨리 되는 숙소를 안내함으로써 사용자의 적극적인 행동 유도를 하고, 게스트와 호스트를 잇는 플랫폼의 역할을 창의적인 서비스 기능으로 제공한다. 또한 다른 서비스와는 다르게 여행 경험의 여정을 보여줌으로써 고객에게 이 서비스는 단순히 숙박 예약 앱이 아니라 여행 경험을 제공해주는 플랫폼이라는 UX 스토리텔링을 한다.
3. 시사점
에어비앤비 서비스는 서비스 스토리텔링의 중점을 철저히 “여행경험”에 둠으로써 여행의 ‘목적’에 따른 ‘숙박’과 ‘트립’을 키워드로 게스트와 호스트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의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국내 여타 서비스와는 다르게 마케팅이나 홍보 이미지보다는 새로운 여행경험을 제시해주고 이끌려는 UX도 보였으며, 게스트에게 신뢰성을 담보해줄 수 있을 만한 서비스 기능들이 엿보인다.
이런 창조적인 기능의 기반에는 게스트가 숙박이나 트립을 예약하는 데 있어서 “여행경험”을 키워드로 완벽하게 짜인 태스크 플로우에 따른 무리 없는 과정이 있고, 웹/태블릿/모바일에서도 동일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에 가능한 일이지 않을까 싶다. 디자인 계층에 의거한 위와 같은 에어비앤비의 분석 리서치 결과에 따라서 몇 가지를 중요하게 생각할 수 있다.
우리가 디자인 서비스 구축을 할 때 대개 서비스 차별화와 사용성 강화에 집중하면서 서비스의 본질을 간과하기 쉽다. 아무리 화려한 마이크로인터랙션을 보여주거나 마케팅 서비스로 겉을 치장한 서비스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서비스의 본질이라고 하는 점이다. 즉 인간이 아무리 명예적인 욕구와 자아실현의 욕구가 있다고 할지라도 생리적 욕구와 같은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어야 생겨나듯이, 디자인도 크리에이티브한 기능이나 UX이전에 본질적 서비스 가치 충족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인간의 본능에 의한 욕구들이 자아실현 욕구의 근간이 되듯 고객 니즈에 따른 디자인의 가장 본질적인 목적 가치의 실현이 크리에이티브한 UX/UI의 근간이 된다. 크리에이티브에 현혹되어 서비스의 기본 근간이 흔들리는 디자인은 결국 무너진다. 이를 위해서는 디자인 서비스를 구축할 때 확실하고 분명한 목적 가치를 설정하는 데 집중하고, 그를 위한 디자인 언어 체계를 통해 디자인 서비스의 기본을 분명하게 확립해야 할 것이다.
원문: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