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고등학교, 대학교 경제 시간에 리카도의 비교우위론을 배운다. 아담스미스의 절대우위론과 그에 입각한 무역 이익은 금방 이해가 되는데, 리카도의 비교우위론은 쉽게 이해가 안 된다는 사람들도 있다. 이해가 안 가야 정상이다. 리카르도의 비교우위는 이론적으로는 작동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쉬운 예를 하나 만들어 보았다. 2개의 국가가 2개의 품목만을 생산하는 모형이 있다.
1-1. A국은 핸드폰과 가구 두 품목에서 모두 절대 우위에 있다. B국은 두 품목 모두 절대 열위이지만, 하지만 가구 생산에 비교 우위에 있다.
1-2. A,B국 모두 총 자원은 120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위와 같이 핸드폰과 가구에 배분하여…
1-3. 다음과 같은 수량을 각자 생산해서 자체 소비하고 있었다.
1-4. 이제 각자가 비교우위에 있는 품목만 분업해서 생산을 하고…
1-5. 그 뒤 A국의 핸드폰 9개와 B국의 가구 7개를 서로 교환하면, 아래와 같이 소비할 수 있게 된다. 1-3에 비해 A는 핸드폰 1개와 가구 2개를, B는 핸드폰 1개와 가구 1개를 더 소비할 수 있게 됐다.
자, 이렇게 비교우위에 근거하여 분업을 하고 무역을 하면 두 품목 모두 절대우위에 있는 국가나, 절대열위에 있는 국가도 이득을 본다. 그런데 왜 A가 B에 비해 더 이익을 많이 봤을까? 그냥 내가 예시를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일까?
아니다. 실제로 양국의 무역에서 저런 식으로 A가 더 많은 이익을 볼 가능성이 크다. 왜냐면 A는 두 품목에서 모두 절대 우위에 있어 높은 협상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리카도의 비교우위론은 자유무역이 모두에게 이익이 되지만 누구에게 훨씬 이익을 크게 주는지는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생산의 경쟁력이 높은 국가가 무역의 주도권을 가지고 이익도 크게 가져간다.
이는 새로운 국가를 하나 더 넣으면 쉽게 이해된다. 이제 1의 모형에 C라는 국가를 추가해보자
2-1. C는 가구 생산에 절대우위를 가지는 국가다. C가 등장하면서 B가 A에 대해 가지는 가구 생산의 비교우위는 사라진다.
2-2. C 역시 120원의 자원을 핸드폰 30원, 가구 90원씩 배분하여, 핸드폰 5개와 가구 30개를 만드는 국가였다.
2-3. 자, 이제 절대우위에 있는 A와 C가 생산 분업을 한다.
2-4. 그러고 난 뒤 A의 핸드폰 8개와 B의 가구 8개를 교환하면 아래와 같이 소비할 수 있다. 결국 A는 초기(2-2)에 비해 핸드폰 2개, 가구 3개를 더 소비할 수 있다. 즉 A는 C와 분업하여 교역함으로써 비교우위에 입각하여 B와 무역을 했던 1-5에 비해 핸드폰 1개와 가구 1개를 더 소비할 수 있게 되었다.
자, 그럼 두 품목 모두에서 절대 열위에 있는 B는 어떻게 되는가? C가 등장함으로써 팔 수 있는 경쟁력 우위의 물건이 사라져 자급자족을 해야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물론 새로운 품목인 라디오가 생기고 여기에 B가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역시 라디오에서도 B보다 더 높은 경쟁력을 가진 국가가 존재할 것이고 B는 또 라디오 판매 경쟁에서 밀려나게 될 것이다.
즉, 비교우위론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비교우위에 입각하여 무역상의 이익을 얻는 상황은 거의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만큼 시장 참여자가 많고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결국 모든 품목의 생산에서 절대열위에 있는 국가는 팔 물건이 없기 때문에 자급자족의 경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설령 절대 우위에 있지 않더라 하더라도, 생산의 경쟁력에서 크게 뒤지지 않아야 절대 우위 국가의 생산력 한계에서 오는 차선의 우위를 가져갈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비교 우위에 입각한 무역에서도 더 큰 협상력을 가질 수 있다.
모든 품목에서 고만고만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으면 고만고만한 생산력에 기반하여 자급자족 중심의 경제를 영위해야 한다. 이런 모델은 무역이 자유롭지 않은 고대에서는 부유한 국가였을지 모르나 오늘날과 같은 개방경제 시대에는 적합하지 않다. 즉, 한 품목에서 절대적 우위를 점하여 이 물건을 팔아서 다른 물건을 사오는 국가의 부를 따라가지 못한다.
결국 국가간의 무역이든 기업들의 경쟁이든 간에 남보다 월등한 경쟁력을 가진 상품을 보유하는 것이 개방경제에서 부를 창출하는 핵심이다.
원문: 마왕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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