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다니는 회사는 대부분 초기 몇 명의 창업이라는 빅뱅을 거쳐 기능이나 아이템별로 조직이 분화했습니다. 흔히 부르는 대기업은 보통 몇십 년 동안 분화와 축소의 과정 등 여러 실험이나 이해관계를 거쳐 오늘의 전형적인 모습에 이르렀으며, 스타트업은 이제 몇 달 혹은 몇 년의 시간 동안 구성원들이 가장 일하기 좋은 형태로 조직되었습니다.
중요한 건 어느 크기의 조직이든 현재 조직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형태로 조직되었을 거라는 거대한 전제가 있는 것이죠. 물론 그렇게 만들지 못하는 사내 정치와 인사팀의 무능이 숨은 기업도 많지만요.
「회사언어 번역기」를 통해 조직의 구조적 모순을 다룬 적 있습니다. 기업이 커지면서 혼자 일하는 능력 밖의 전문 역량이 모여야 하기에 사람들이 많아지고 이 사람들이 또 한 명인 것처럼, 어느 때는 여러 명의 집단 지성이 필요한 것처럼 움직여야 하는데 각각의 시점을 구분하지 못해 생기는 모순들이죠. 이 과정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과 실무를 하는 사람 사이에 생기는 간격을 주목해 보았습니다. 보통 말하는 ‘중간 관리자’나 ‘백오피스 스태프’ 조직에 관련된 에피소드들 말이죠.
현장의 최전선에서 벌어지는 일이 중간 관리자 등의 이해관계에 따라 변형되어 중요한 결정을 통합적으로 내려야 할 시기에 그러지 못하는 사례는 우리가 다니는 어느 크기의 기업이든 늘 있어 왔습니다. 직급이 높은 매니저가 중간에 한 명 더 있다고 이런 일은 생기기 마련이었죠.
조직 구조 변화가 조직 문화를 만든다
조직 이론가 중 한 명인 가레스 모건(Gareth Morgan)의 이론을 「회사언어 번역기」에서 다루었습니다. 이 내용을 별도의 서평으로 만들어 제 브런치에도 간략하게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중반에 이르기까지 조직 내 의사소통 및 일하는 구조 변화를 모색하는 이론이 많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중 한 명인 모건은 『상상력: 창의적 경영의 예술(Imagination: The Art of Creative Management)』 등의 책을 통해 오늘날 IT 회사 등에서부터 시작된 수평적인 기업문화와 이를 뒷받침하는 조직 구조를 몇십 년 전에 미리 설파한 적이 있습니다.
조직 구조 이론에 따르면 조직 구성원이 일하고 싶어 하는 주도성 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기업에서 흔히 하는 ‘반바지 입기’ ‘캐주얼 데이’ ‘유연시간 근무’ ‘조기 퇴근의 날’ ‘문화가 있는 날’ ‘전 직원 해외연수’ ‘직위 호칭 없애기’ 등도 좋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이벤트성으로 벌어지는 문화가 아닌 구조적으로 수평적 조직을 지향함으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일상을 지향해야 합니다.
대부분 이벤트성으로 좋은 직장 문화를 지향하는 기업 중 여전히 나무 구조의 한 가지에서 출발해 세부 가지에 이르는 고전적인 상명하복식의 구조를 취하는 곳이 많습니다. 군대와 차이가 없는 관료적 구조죠. 커뮤니케이션 단계에서 사이에 개입할 여지가 어마어마한 구조 말이죠.
이에 반해 모건이 주장한 이론에 의하면 조직이 분화하는 7가지 단계가 있으면서 초기의 나무 구조에서 프로젝트, 매트릭스, 최종적으로는 거미 나무 모양의 조직 형태로 조직은 경영진과 실무진의 거리가 짧아지고 과업에 의해 언제든지 유연하게 조직 구조를 바꿀 수 있는 형태로 나아갑니다.
조직 구조를 고민하는 기업 중 매트릭스 단계까지, 혹은 프로젝트팀 단위까지 나아간 곳이 있지만 이들도 완전한 대체가 아닌 기존의 나무 구조를 유지한 채 일부만 프로젝트팀으로 만든다든지 매트릭스 조직의 형태를 만들어 오히려 기존의 관리 조직과 과업이나 기능성으로 만들어진 조직 두 곳의 통제를 받는 혼란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조직 구조의 실험을 진행하다가 결국은 다시 예전처럼 돌아옵니다. 오히려 관료제 조직을 기능 형태로 만들어 보기도 하고 사업 아이템 중심으로 재편해보기도 하는 기본적인 구조를 유지한 채 내용만 바꾸는 한계적 실험만 되풀이하며 실무진의 피로를 가중합니다.
이런 조직 변화 실패에도 여전히 기업은 다음 단계로의 조직 구조를 모색하고 조직의 소프트웨어인 인재 변화에 따라 곳곳에서 작은 성공을 합니다. 과거 강력한 모습이었던 전략기획실이나 직무나 사업 본부의 권한이 대폭 약화하고 세부 팀들의 권한이 강화되는 모습은 글로벌 대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대다수 기업이 지향하는 모습이 되어갔습니다.
그렇지만 모든 기업이 이렇게 조직 구조의 변화를 지향하지는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또 그렇게 모두 바뀔 필요도 사실 없는 조직도 있죠. 그렇지만 일하기 좋고 혁신을 지향하는 조직을 만드는 것은 필요한 일이며 그것은 최근 경영학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기업의 미션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되었습니다. 적어도 설명이 안 되는 모순만은 말아야겠죠.
‘중간 관리자’냐 ‘중간 감시자’냐
이런 변화 속에서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할 역할은 바로 ‘중간 관리자’입니다. 보통 중간 관리자는 세부적인 실무팀 위에 있으며 경영자와 실무자 사이에 있는 매니저들을 지칭합니다. 하부 조직이 있고 상위 조직과 연관 부서들이 즐비하죠. 모건의 조직 변화 이론에서도 매트릭스 조직으로, 프로젝트 조직으로 변화하면서 가장 먼저 없어지는 것들이 이런 직무별, 사업별, 지역별에 따른 중간 관리자 권한의 대폭 축소와 그 자체의 폐기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남은 중간 관리자는 무슨 역할을 해야 할까요? 그리고 지금까지 기업의 필요에 따라 남았다면 마땅히 해야 하는 고유의 역할은 무엇이 있을까요? 대부분 실무자일 때 전문화된 역량을 강요받다가 어느 날 중간 관리자가 된 팀장, 부서장, 부문장, 셀장 등등의 이름들은 중간 관리자로서 그 역량이 준비되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저 전임의 모습을 따라가거나 바로 위 평가자의 수명 업무를 중심으로 역할을 정의하는 경우가 많죠.
이런 현실에서 중간 관리자가 제 역할을 못 해 조직이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중간 감시자’가 되는 것이죠. 하부 조직에서 실무 이슈를 취합 받고, 받은 보고서를 따져보고 하나씩 재검증합니다. 필연적으로 관련 문서는 많아지고 실무자는 실무만큼 중간 관리자 이상급을 위한 보고서 작성에 많은 시간을 쏟습니다. 회의나 보고서 준비는 실무 이상의 평가 비중을 부여받기도 합니다. 전형적인 대기업 병이죠.
중간 관리자는 이게 편하고 그 위 조직도 중간 관리자를 통해 사업 돌아가는 형편을 잘 알 수 있으니 크게 불만은 없습니다. 경영진도 중간 관리자의 고유한 역할을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경우가 많죠. 개인적으로 친하기 때문에 특별히 뭔가를 더 요구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중간 관리자는 기업에서 묶어둔 하부 조직을 아우르는 사업의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손익관리 등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관료제하의 업무는 있겠지만 이것이 전부라면 조직에서 나오는 병폐를 없앨 수 없을 것입니다. 조직을 묶은 이유는 팀 단위에서 할 수 없는 일을 모아서 큰 전략을 내는 시너지 혹은 플랫폼의 역할을 기대하기 때문에 해당 조직의 중간 관리자는 그것만이 혼자 낼 수 있는 고유한 성과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사업의 시너지이자 플랫폼이 되어야 할 중간 관리자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한 기업에서 음료를 브랜드로 각각 만들어 유통업체를 통해 판매하는 사업, 제과 브랜드를 만들어서 직접 매장을 만들어서 운영하거나 유통망을 통해 판매하는 사업을 하다가 최근에 호텔 사업에 진출했다고 합시다.
모건이 말한 7단계 조직 분화 과정 가운데 1-2단계 정도에 해당하는 아래 조직도 같은 구조의 기업이 현재 대부분 우리나라 기업 대부분의 모습일 것입니다. 이 기업도 역시 사업 단위로 세부 조직을 주로 브랜드나 지점 단위로 묶어서 필요한 핵심 기능을 여기에 넣고 범용적인 백오피스 기능은 경영지원본부를 만들어 묶었습니다. 그리고 각 세부사업을 사업 아이템별로 본부를 만들어 본부장을 중간 관리자로 두었습니다. 음료, 제과, 호텔의 사업부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중간 관리자들은 무슨 일을 해야 할까요? 음료사업 본부장은 전체 음료 시장에서 현재 자사의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새롭게 출시할 음료 브랜드를 보는 큰 전략을 제시할 수 있어야겠죠. 또는 지금 음료가 전체적으로 유통되는 프로세스를 보고 유통망을 전체적으로 바꿀 수 있는 영업 전략을 제시하는 방향성을 그리는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지금 있는 브랜드의 전체적인 통폐합도 할 수 있는 일이죠.
하지만 이런 사업단위 조직에서 하지 말아야 할 일도 있습니다. 음료사업 본부장이 음료 사업부에 있는 A, B, C 브랜드팀장의 일을 하는 것이죠. 각 브랜드의 세부적인 실적을 점검한다든지 각 브랜드의 전략을 취합 받아서 그것을 충고하는 형태의 일을 하는 것은 하부 조직의 일을 가져와서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실은 실무자의 권한을 빼앗고 현장과 먼 이야기를 충고라고 하는 셈이 됩니다.
단순히 각 브랜드의 실적이나 전략 등을 모아서 대표이사나 전략 기획실 등에 보고하는 식의 역할은 어차피 사업부 전체 실적으로 평가받는 성과 지표 하에서는 비일비재한 일입니다. 음료사업 본부장의 성과를 평가하는 데는 단순히 사업부의 실적 외에도 음료 사업의 큰 전략을 입안하고 진행해 나가는 것이 꼭 포함되어야 합니다. 단순 실적으로는 현재 벌여 놓은 사업의 하부 조직 취합과 닦달만 해도 되니까요. 그 이상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음료사업 본부장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죠.
직무·사업·지역별 합의가 필요한 중간 관리자들
모건의 7단계 조직 분화 중 4단계에 해당하는 매트릭스 조직(The Matrix Organization)이 실패하는 이유도 중간 관리자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앞서 예를 든 기업의 조직에서 영업은 음료사업, 제과사업별로 이뤄지는데 두 아이템 모두 유통 채널이 비슷하다고 가정해봅시다.
모두 대형 마트를 통해 주로 매출이 이뤄지니까 사업부 단위로 흩어져 있는 영업 조직을 하나로 합쳐 음료와 제과를 한 번에 영업하는 힘 있고 일관된 협상력을 가진 영업 본부를 만들었습니다. 국내와 해외로 크게 팀을 나누고 유통 채널별로 세부적으로 팀을 조직했습니다. 과거 음료 영업만, 제과 영업만 했던 직원들은 이제 한 번에 두 개의 아이템을 가지고 영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물론 영업팀들이 기존에 자신이 다루지 않은 아이템의 정보를 이해하는 데 기본적인 에너지가 들 것이고 음료 본부, 제과 본부와 어떻게 일할 것인지 과거와 다른 일하는 방법이나 성과 지표의 상호 합의 문제가 단기간에 문제로 드러날 것입니다. 보통은 영업팀별로 두 아이템 각각을 합친 매출액이나 두 아이템 각각의 매출액 등을 성과 지표로 할 것입니다.
만약 성과지표로 두 아이템을 더한 영업망별 매출액을 국내 영업 1,2,3팀이 각각 합의했다면 영업망 총매출만 맞추면 되기에 영업이 쉬운 아이템, 예를 들어 더 잘 팔리는 음료 A 브랜드 같은 것을 더 많이 프로모션하고 밀어 넣을 것입니다. 반면 인기가 없고 입점이 어려운 제과 C 브랜드 같은 경우는 협상 테이블 자체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더 높아집니다. 바람직한 성과 지표라 할 수 없겠죠.
더 어려운 것은 국내 영업 1팀이 영업 본부장의 평가도 받고 음료 본부장의 평가도 받을 때입니다. 기능과 사업 단위 모두의 영향력을 받는 국내 영업 1팀이기에 이렇게 하는 회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압니다. 보통 직무의 전문성은 영업본부에서, 성과 일부는 사업 조직에서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양쪽 중간 관리자인 영업 본부장과 음료 본부장이나 제과 본부장 사이에 일관된 전략 방향이 합의되지 않은 채로 시작하면 실무자들만 흔들리는 일이 벌어집니다.
음료 사업 본부장은 음료 사업의 매출보다는 이익의 극대화를 위해 비효율 유통 채널에서의 철수 및 수수료 조정 등을 원하는 반면 영업 본부장은 당장 매출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전통 영업망과의 관계를 생각해 이것을 용인할 수 없는 자세로 나온다면 먼저 이것을 서로 합의하고 출발해야 합니다.
기능과 사업이 별개의 방향을 가리키면 실무자는 고통받고 조직 외부에서는 일관되지 않는 메시지로 시장의 신뢰를 금세 잃습니다. 이게 뭐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간단히 두 본부장의 회사 내 관계가 좋지만 않아도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일을 여러 번 보아왔습니다.
매트릭스 조직이 제대로 되려면 기본적으로 기능, 사업, 지역별로 나눈 축을 담당하는 중간 관리자의 잦은 커뮤니케이션과 전체 방향성에 합의가 필요합니다. 서로 견제하고 상대적으로 평가를 받는 조직에서는 이런 소통이 잘 이루어질 리 없습니다. 이렇게 충돌하는 이해관계를 전략기획실을 비롯한 경영진이 직접 중재해서 풀어주어야 합니다. 조직 내부 구조를 향한 관심, 각 성과 지표가 어떻게 현장에서 충돌을 낳는지 관심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조직 내·외부를 고유한 성과로 연결
만약 앞서 처음에 예를 든 기업이 잘 안 되는 호텔 사업을 분사 혹은 매각했다고 하고 대신 지역 범위를 확대해 기존 음료와 제과 사업을 국내에서 중국으로까지 확대한다고 합시다. 기업은 기존 핵심 역량인 두 개 사업을 강화해 재무 강화를 선택한 셈이죠.
이 두 사업본부가 중국 영업망에 역량을 갖지 못하니 보통 대기업이 국가 단위의 확장을 할 때 흔히 쓰는 현지 법인이나 조직을 만들어서 처음에는 진행할 것입니다. 해당 국가 직원이나 영업 경력이 있는 직원들을 준비해서 별도의 조직을 아래 조직도와 같이 만들 것입니다. 기존의 단일 국가에서 국가 차원이 하나 더 증가하는 셈이죠.
기업이 이런 복잡한 사업 형태로 발전하면 필연적으로 대표이사나 전략 기획실의 기존 역할은 약화하고, 발언권은 현지의 복잡함을 가장 잘 아는 실무진으로 넘어옵니다. 과거와 같은 중앙 조직의 개입이나 전적인 인사 평가는 힘들어지겠죠. 대신 직무 단위, 사업 단위, 지역 단위로 얽힌 매트릭스 조직을 곧 경험할 것입니다.
중국 영업 본부장은 중간 관리자로서 새로 만든 중국 주요 도시 지사들의 매출과 영업망의 양적 증가를 가장 우선시해서 일할 것입니다. 하지만 혼자서는 할 수 없죠. 음료나 제과 브랜드를 중국에 진출시키는 형태로 사업이 이뤄질 텐데 그렇게 하려면 음료사업 본부장이나 제과사업 본부장과의 협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 사업 본부장들도 외연 확장에 중국 영업 본부가 기여할 부분이 있으니 일은 잘될 것입니다.
이것 역시 사내 권력 지형에 영향을 받습니다. 음료사업 본부의 A 브랜드는 국내에서 시장 영향력이 크고 사실상 이 기업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중국 내 명성도 어느 정도 사전에 있는 상황입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중국 영업 본부에 아쉬울 것이 상대적으로 별로 없죠. 중국 영업 본부가 중국에서 유통망을 펼치는 과정이나 수수료 등 협상 조건에 얼마든지 발언권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중국 영업 본부장은 단순히 음료사업 본부의 브랜드를 중국 거대 유통망에 연결하는 수동적인 역할을 떠나 해당 브랜드에 가장 잘 맞는 진출 전략을 모색하고 성과에 책임지는 일을 하는 것이 맞겠죠. 음료사업 본부에서 볼 수 없는 영역이고 중국에 있는 각 지사장도 못 하는 일이니까요.
하지만 국내 기업에서는 해외 영업이 단순히 해외 거대 유통망에 접촉해 높은 비용구조로 아무 전략 없이 기업의 콘텐츠를 올리려고 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그 과정에서 일정 부분의 수수료를 독립된 해외 영업 법인이 챙기는 일도 벌어지죠. 내부에서 비용 구조가 악화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이름 있는 현지 대형 유통망은 물론 나쁜 접근이라고만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한 곳에 의존해 영업하는 단순 오퍼레이터로서의 해외 영업 조직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기업 차원에서 이 중간 관리자는 고유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마치며
이처럼 중간 관리자의 역할 중 중요한 것은 1) 중간 조직 단위의 전략 입안 및 실행, 2) 매트릭스 조직의 타 기능·사업·지역 조직 간의 하나의 전략을 향한 커뮤니케이션, 3) 조직 내외부를 연결하는 데 해당 기능의 고유한 가치를 더해 주는 것 등이 있습니다. 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살펴본 것은 하부 조직의 단순 취합 및 상부 보고, 하부 조직의 실무를 간섭해서 실무팀의 자발성을 침해하는 일 등입니다.
이 모두 중간 관리자의 고유한 역할을 찾느냐, 조직 구조에 묻어가느냐의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단순히 물리적인 하부 구조의 실적의 집합체가 아닌 하나의 플랫폼으로 중간 관리자를 이해할 필요가 있는 것이죠.
물론 중간 관리자의 기본 덕목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조직원 목표 부여 및 성장 계획, 정확한 피드백, 기본적인 성과 모니터링 등은 요즘 많이 다뤄지는 인기 주제이기도 합니다. 이것으로 실제 일하는 퀄리티와 조직의 영속성이 달라지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것만으로 충분할 수 없습니다. 조직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아 해내는 영역은 여전히 한국 기업에서 미진하고 정치 뒤에 숨어서 잘 보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실무자의 고통은 외면한 채 말이죠.
조직이 분화함에 따라 중간 관리자의 수요가 적어지는 시대가 옵니다. 하지만 기업 규모에 따라 완전히 없애지는 못할 것이며 고유한 역할만 남아 핵심적인 분화 과정을 끌어낼 것입니다. 지금 고유한 역할을 해내야 가능한 일이며 그 단계까지 살아남을 기업의 전제이기도 합니다.
원문: Peter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