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가 서울프라이드영화제와 손잡고 스크린을 무지갯빛으로 물들인다. 성 소수자를 뜻하는 ‘퀴어’를 소재로 한 영화, 그중에서도 ‘레즈비언’과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을 한 자리에 모았다.
오는 27~29일 사흘간 서울 종로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리는 기획전 ‘썸머 프라이드 시네마 2018’를 통해 장편 3개, 단편 5개 등이 상영된다.
이번에 소개되는 장편 3편은 △국내 최초의 퀴어 영화로 두 여성의 기묘한 동거를 그린 ‘금욕(1976, 감독 김수형)’ △소녀와 소녀의 비극적인 첫사랑 이야기를 담은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1999, 감독 김태용‧민규동)’ △잔혹한 시대를 배경으로 아름답고 기괴한 소녀들을 보여주는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2015, 감독 이해영)’이다.
영화제 측은 “세 작품이 거의 20년 간격으로 제작 및 개봉된 만큼,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시대상, 영화 제작 환경 등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영에 앞서 공개된 주요 스틸컷에는 저마다의 특색이 담겼다. ‘금욕’은 흑백임에도 화려한 디테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사진은 흑백이지만 극장에서는 컬러본으로 상영된다. 두 주인공의 직업이 화가와 모델인 만큼 스크린을 통해 강렬한 의상과 공간의 색감을 감상할 수 있다.
개봉 이후 20년 만에 극장에서 상영되는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스틸컷에는 신인 시절의 배우 이영진, 박예진, 김규리, 공효진이 등장한다.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스틸컷 역시 섬뜩하면서도 아름다운 느낌을 자아낸다.
동시대에 제작된 단편작품 5편은 ‘마지막 첫사랑’이라는 섹션 명으로 묶여 상영된다. △셔틀런(감독 이은경, 이희선) △이상(감독 전온세) △말할 수 없어(감독 한제이) △머물던 자리(감독 이은경) △어바웃 웨딩(감독 박인희)을 통해 레즈비언들의 삶과 사랑, 여성간의 우정과 애정의 다양한 얼굴을 그려낸다.
영화 상영과 함께 관객과의 대화(GV)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됐다. 27일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에 민규동 감독, 이영진 배우, 28일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에 김조광수 대표, ‘마지막 첫사랑’에 감독 및 배우진, 29일 ‘금욕’에 조혜영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 등이 GV에 참석할 예정이다.
멀티플렉스 극장의 영화 관람료가 최소 1만 원인 요즘 7,000원이라는 저렴한 티켓값도 매력 요인으로 꼽힌다. 장편은 편당, 단편은 5편 묶음이 7,000원이다. 자세한 영화 정보 및 예매 방법 등은 인디스페이스 웹사이트에서 확인 가능하다.
원문: 이로운넷 / 필자: 양승희 / 사진제공: 인디스페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