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의 저자 닐 도쉬와 린지 맥그리거는 말했다.
성과관리 제도는 운이 중요한 구조다. 다양한 실험을 통해 밝혀진 사실이다.
열심히 일해도 나의 성과가 운에 의해 다르게 평가 다르게 될 수 있다니. 대부분의 직장인이 평가도 잘 받고 연봉도 올리고, 회사에서 자신의 가치도 인정받고 싶어 할 것이다. 연차가 늘어나면서 실무뿐 아니라 관리로서도 일해야 하는 경우가 점점 더 생기는데, 관리와 실무 어느 쪽도 놓고 싶지 않다. 올해 읽은 책들의 내용을 정리하며 회사에서 인정받는 데 도움이 될만한 혹은 도움이 되었던 방법들을 골라 보았다.
1. 기록한다
적자생존. 적는 자가 생존한다. 회사에서는 많은 회의를 통해 정보가 오가고 의사결정이 내려진다. 이러한 정보들을 적지 않고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적진에 홀몸으로 돌격하는 꼴이다. 개인적으로는 매일 업무일지와 회의일지를 내가 주체하는 회의가 아니더라도 기록하는데, 정보를 많이 드는 것은 곧 의사결정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것이다.
기록을 하면 업무할 때 문제파악과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하는 데 도움이 되고, 갑자기 예전에 했던 회의와 딴소리를 한다든지 틀린 정보가 왔을 때 훌륭한 방어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이 한 일의 기록이 있으면 분기별 또는 연말에 업무의 방향성을 파악하고 본인의 R&R에 지표로 사용할 수 있다. 단순히 기록을 넘어서서 정보를 취합하고 해석을 동반해 다음 계획과 그에 대한 대안까지 나올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2. 끊임없이 학습하고 아웃풋으로 정리한다
뻔한 얘기지만 특히 내가 일하는 IT업계에서는 조금만 지나도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해버린다. 운이나 인간관계로 단기간에는 두각을 나타낼 수 있지만, 롱런하는 전문가들은 모두 탄탄한 실력이 성공의 바탕이 되는 것 같다. 학습하는 인간 ‘호모아카데미우스’들은 엄청난 양의 독서를 통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자신보다 더 뛰어난 사람을 만나 조언을 구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열심히 독서를 하고 강의를 듣는 등의 인풋도 중요하지만 배운 내용을 글로 정리하거나 세미나를 하면서 아웃풋을 낼 때 장기기억으로 이어지고 진짜 실력이 된다고 한다. 실리콘밸리에서 ‘학습하는 기계’로 알려진 에어비앤비의 CEO 브라이언 체스키는 이렇게 말했다.
큰 기업의 경영자라면 연설과 글쓰기에 능해야 한다. 그것이 곧 경영의 도구가 되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배운 내용을 사내 세미나의 형태로 공유하는 것을 추천한다. 생각지도 못했던 다른 관점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을뿐더러 준비하는 과정에서 취합되고 고민하면서 얻은 배움은 절대로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3. 데드라인 지키기과 중간 공유
많은 연구에서 데드라인을 설정하는 것이 생산성을 높여준다고 밝혔다. 또한 ‘절박함’을 느끼게 해 ‘몰입’을 높여줌으로써 탁월한 성과를 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페이스북의 대표적인 기능인 ‘좋아요’와 ‘타임라인’도 사내 해커톤을 통해 나왔다고 한다. 이런 순기능이 있는 데드라인이지만 회사에서 업무 데드라인을 정할 때는 주의가 필요할 듯하다. 정해진 기간을 지키지 못했을 경우 신뢰도와 평판에 금이 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데드라인을 지킨다는 말은 생산성이 높다는 말이다. 생산성이 높이기 위해서는 자신의 업무에 대해 우선순위를 명확하게 세우고 집중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생산성에 관해 더 알고 싶다면 크리스 베일리의 『그들이 어떻게 해내는지 나는 안다(The Productivity Project)』를 참고하면 생산성을 높이는 다양한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이러한 우선순위를 바탕으로 자신의 워크로드에 맞는 데드라인을 설정하고 반드시 지킬 때 회사에서도 믿고 더 큰 일을 맡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진행 상황에 대해서 중간 공유를 함으로써 자신이 하는 일의 PR뿐 아니라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유연하게 대체할 수 있다.
4. 반성적 사고를 한다
성공적으로 임원이 된 사람들은 상사에게 조언을 자주 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 고영성·신영준, 『일취월장』 중
세계 정상에 오른 최고들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배우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자신의 모습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보기 위해 반성하면 내가 뭘 알고 모르는지에 대한 ‘메타인지’가 올라간다고 한다. 회사에서도 자신의 퍼포먼스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개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부족한 점에 정확한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당신의 상사라면 축복받은 것이다. 상사에게서 받는 피드백도 물론 중요하지만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피드백 또한 중요하다. 구글이 괜히 피어리뷰를 진행하는 게 아니다.
1년 동안 같이 일한 팀원들에게 나의 퍼포먼스를 평가해달라고 부탁했다. 물론 결과를 완전히 신뢰할 수 없지만 내가 어떤 부분이 상대적으로 더 노력해야 하고 어떤 부분이 상대적으로 강점인지를 알 수 있었다. 물론 어떤 말을 들을까 상당히 쫄리는 부분이 있었지만,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서는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된다.
스스로 메타인지를 올리고 싶다면 하루 24시간을 1시간 단위로 기록해보는 데일리 리포트(Daily report)를 시도해보자. 2주만 해도 어떤 식으로 시간 낭비를 하고 어떤 문제를 보완해야 할지 패턴이 보일 것이다.
5.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연습한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말이 안 통하고 자신의 주장만을 굽히는 사람과 일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팀워크의 가치가 중요한 만큼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대한 강조는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다. 유심히 살펴보면 커뮤니케이션이 뛰어난 사람들이 회사에 꼭 있다. 이들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유심히 살펴보고 자기 것으로 만들도록 하자.
커뮤니케이션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고 생각한다. 태도적인 부분과 이해/전달 능력이다. 이해/전달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훈련이 필요하다. 독해력과 글쓰기 능력 등 논리적인 부분이 받쳐줘야 하므로 꾸준한 독서와 글쓰기, 프레젠테이션 등을 통해 정보를 습득하고 가공해 전달하는 과정을 계속해서 연습하면 분명히 좋아질 수 있는 부분이다.
태도적인 부분은 반성적 사고와 열린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흔히 말하는 꼰대 마인드를 가지면 고치기 어렵다. 말하는 상대에 따라서 관점과 눈높이를 맞추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자신이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면 커뮤니케이션이 일방적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반성적 사고와 열린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
6. 부탁하는 법을 배운다
스타성과자의 비밀은 무엇일까? 『일취월장』에는 벨 연구소에서 진행한 스타성과자들에 대한 연구가 소개되어있다. 스타성과자들은 일반 직원들보다 네트워크를 훨씬 더 잘 활용해 필요한 도움을 받는데, 그 네트워크가 보통사람보다 훨씬 더 다채롭다고 한다. 『일등의 습관』에서도 이 슈퍼성과자들은 동료들에게 조언을 구하거나 부탁을 스스럼없이 한다고 나온다,
평범한 직장에서 아무 거리낌 없이 다른 사람에게 업무를 부탁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싶다. 내가 일일이 컨트롤 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는 걸 깨닫고 많은 반성을 했다. 오히려 동료들에게 일을 부탁하기 시작하면서 훨씬 다양한 아이디어가 오갔고 팀워크도 좋아졌다.
우리는 슈퍼맨이 아니다. 모르는 건 모른다고 하고 부탁할 건 부탁하자.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받는 도움이 성과를 올려주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7. 변화에 적응한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에 맞추어 어제의 전략이 하루아침에 버려지고 새로운 우선순위와 전략 수정이 일어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기업도 살아남기 위해 당연히 상황에 따른 전략수정이 매우 매우 중요하지만, 실무를 하는 입장에서는 죽을 맛이다.
연구에 의하면 큰 방향성과 전략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는 임원진들보다 직원들이 스트레스와 질병에 시달릴 확률이 훨씬 높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변화하는 상황에 잘 적응하고 대처능력을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 수 있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어떻게 이런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까?
『훌륭한 관리자의 평범한 습관들』에서는 ‘컨트롤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구분’하는 것을 제안한다. 통제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말끔하게 잊어버리는 것이 스트레스도 적게 받을 뿐 아니라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을 해결하는 것에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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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디테일을 챙긴다
아무리 화려한 이력을 가진 사람이라도 이력서의 맞춤법이 틀렸다면 어떨까? 많은 채용담당자가 맞춤법이 틀린 이력서나 자기소개서는 그 자리에서 바로 걸러버린다고 한다. 특히 연차가 높아질수록 이런 디테일이 더욱 중요해진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면 대기업에서처럼 정형화된 프로세스가 없다 보니 디테일은 오히려 더 신경 써서 챙겨야 한다.
시간이 없다고 대충 마무리한 적이 있는 건 아닌지 많이 반성하게 된다. 회사 내에서 디테일을 잘 챙기는 팀원은 결과물에 신뢰감이 있어 그만큼 더 말과 행동에 무게감이 실리고 가치를 높게 평가받는다.
디테일을 확인하는 상사는 절대 꼰대가 아니다. 나중에 그걸 지적 안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잔소리하는 상사가 꼰대일 확률이 높다.
- 고영성·신영준, 『완벽한 공부법』 중
원문: 킹홍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