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솔직해집시다. 주변에 포뮬러원(F1)에 깊은 관심을 갖는 친구는 몇이나 됩니까? 레이싱 게임조차 F1 시리즈가 아니라 보통 차로 하는 니드포스피드(Need For Speed) 시리즈를 하지 않으시나요? 아니, 조정은 어떻습니까? 그게 어떤 배를 타고 어떻게 순위를 가리는 종목인지 확실히 알고 계십니까? 도대체 이런 대회를 왜 해야 할까요?
2014 F1 코리아그랑프리(GP)가 개최권료 협상 결렬로 끝내 무산됐습니다. 국제자동차연맹(FIA) 산하 세계모터스포츠평의회(WMSC)는 4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회의를 열고 2014년 F1 캘린더(일정)에서 코리아GP를 뺐습니다.
전남도 산하 F1 조직위원회는 대회 운영사인 포뮬러원매니지먼트(FOM)에 계속 개최권료를 내려달라고 요구했지만 FOM에서 이를 거부하면서 일이 틀어지게 된 겁니다. 전남도는 한 해는 건너 뛰고 2015년에 다시 열겠다고 하지만 사실상 한국 일정이 아예 없어질 확률이 높습니다.
처음부터 도지사만 웃었던 전남 F1
전남도는 지난해 4370만 달러(502억422만 원)였던 개최권료를 올해는 2700만 달러(286억5780만 원)로 깎았습니다. 이어 내년에는 “내년에는 2000만 달러(212억2800만 원)로 내려달라. 아니면 대회를 치르지 않겠다”고 하자 FOM에서 ‘그럼 그렇게 하라’고 한 겁니다.
전남도는 2010년 첫 대회부터 4년 동안 적자 1910억 원을 기록한 게 부담이었을 겁니다. 그러니 개최권료라도 깎아보려는 게 당연했던 일. 그러나 FOM이 보기에는 한국만 깎아줄 이유가 전혀 없었습니다. 다른 나라하고 형평성도 고려해야 하고 한국 대회가 별 도움이 되지 않았으니까요. 기본적으로 한국 사람들이 관심이 없는데 손해까지 보면서 대회를 열 필요가 없었던 거죠.
충주조정세계선수권대회 때도 이렇게 칼럼으로 썼지만 이게 그냥 ‘그들만의 잔치’라면 1910억 원이 아니라 1조 적자를 본대도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그런데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이 대회에 국비만 960억 원이 들어갔습니다. 이렇게 돈을 많이 썼으면 최소한 전남도민들이라도 좋아야죠. 그런데 그럴까요?
내년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나설 전남 도시사 유력 후보들도 이 대회 재개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러면 7년 개최(2010~2016년) 계약을 어기는 게 되기 때문에 국제 소송에 휘말릴 소지가 큽니다. 계약을 어긴 건 당연히 전남도니까 돈도 물어줘야겠죠. 전남도는 예산이 부족할 테니 또 국비가 들어갈지도 모릅니다. 왜 이래야 합니까? 박준영 전남도시자가 3선에 성공했으니 그걸로 그만인가요?
1970년 아시아대회는 태국 방콕에서 열렸습니다. 원래 이 대회는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국가경제발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던 대한민국이 과도한 대회개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박정희 대통령의 신념을 이유로(위키피디아)” 개최권을 반납했습니다.
쪽팔리고 억울한 일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1986 아시아대회, 1988 올림픽 개최는 우리 국력이 이만큼 강해졌다고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기회였죠. 지금 이런 게 필요합니까? 전 세계 스포츠 이벤트를 찾은 사람들이 삼성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는 이 시대에 말입니다.
언제까지 흰 코끼리에 목매야 하나?
‘흰 코끼리(white elephant)’라는 영어 표현이 있습니다. 우리 신문에서는 보통 “돈만 많이 들고 더 이상 쓸모 없는 것”이라고 풀이를 합니다. “부활절 때문에 교회를 (크게) 짓지 말라”는 미국 속담도 있습니다. 이제 우리 국제대회 유치 같은 걸로 ‘가오’ 잡아야 하는 나라 아니잖아요? 사실상 우리나라 사람들 아무 관심도 없는 F1, 수영 같은 데 천문학적인 돈을 쓰는 거야 말로 시장님, 도지사님 ‘가오’를 위한 흰 코끼리 아닌가요? (출처: Kini’s Sportugese 페이스북 페이지)
선진국에서 F1, 조정이 인기 있다고 (조정은 사실 -_-;;) 우리도 따라서 좋아해야 하는 이유 같은 건 어디에도 없습니다. 당연히 이 대회를 개최해서 들러리 서면서 세금 낭비해야 할 이유도 없죠. 전 세계 수십억 명이 본다면 그걸 보는 나라에서 열면 됩니다. 축구 월드컵조차 돈 낭비라는 지적이 들리는 세상에서 이런 종목까지 챙길 이유 같은 게 어디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직 끝이 아닙니다. 2019년 광주에서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열립니다. 이때까지 박태환이 현역일 리가 없을 텐데 과연 얼마나 돈값을 할 수 있을까요? 다행인 건 이 대회는 2015년에 열리는 유니버시아드대회를 맞아 지은 수영장을 그대로 쓴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 수영장 등을 포함해 유니버시아드대회를 준비하는 데 국비 2203억 원을 쓰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원문 링크: http://kini.kr/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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