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 가입자 수가 애플 페이의 가입자 수를 넘어섰다고 한다. 한국에 있을 때는 좀 멀더라도 빽다방을 찾아다니던 나조차 미국에 온 지 4개월 만에 스타벅스 단골이 되었다. 물론 한국보다 미국의 스타벅스 커피값이 상대적으로 제법 싸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데 기록을 되짚어 정리하고 보니, 스타벅스의 마케팅은 소름이 돋을 정도로 교묘했다.
- 가끔 줄이 길 때가 있어서 모바일로 미리 주문해 두려고 스타벅스 선불카드를 하나 샀다.
- 며칠 있으니 ‘Get a free taste of Gold level’이라면서 무료 음료 쿠폰이 하나 왔다. 바리스타한테 메뉴 중에 제일 비싸 보이는 음료를 그란데 사이즈로 주문하면서 쿠폰을 쓰겠다고 했더니, 공짜인데 이왕이면 벤티 사이즈로 하란다. 뿌듯하게 마시면서 생각해봤다. 1달러 지출할 때마다 별 2개 적립이고 골드 레벨이 되면 별 125개를 모을 때마다 무료 음료 쿠폰이 나온다. 60달러 남짓 쓰면 6달러쯤 하는 음료를 공짜로 마실 수 있으니까 10% 가까이 적립되는구나 싶었다.
- 그래도 골드 레벨이 되려면 별 300개나 모아야 하는 데다가, 맥도날드나 학교에서 파는 커피가 더 싸니까 스타벅스에는 거의 가지 않았다. 2주쯤 지나니 ‘Sprinting toward Stars’라면서 1주일 동안 2잔 마시면 별 25개, 3잔 마시면 별 100개를 보너스로 준단다. 그란데 라떼 세 잔 마시면 벤티 프라푸치노가 공짜네. 그 주에 세 번 갔다.
- 그다음에 날아온 프로모션은 ‘Menu Challenge’였다. 일주일 안에 라떼, 프라푸치노, Teavana Tea 세 가지를 다 마시면 별 125개를 준단다. 내가 좋아하는 두 가지 음료에다가 전혀 사본 적이 없는 한 가지를 섞어 놨다. 별에 눈이 멀어서 이제 Tea도 한 번 주문했다.
- 어느새 골드 레벨이 되었다. 다음에 날아온 프로모션은 일주일 동안 1잔 마시면 별 20개, 3잔 마시면 50개, 4잔 마시면 75개를 준단다.
- 이제 평일 출근하는 길에 스타벅스에 들르는 것이 습관이 됐다. 그랬더니 금토일에 3잔 마시면 별 75개를 준다는 프로모션이 날아왔다. 출근 안 하는 날 일부러 차로 5분쯤 걸리는 스타벅스까지 나가기는 귀찮은데, 3일 내내 갈 수 있을까 회의가 들어 무시했다.
- 그랬더니 다음 주말, 그다음 주말, 또 그다음 주말에도 같은 프로모션이 날아왔다. 별도 75개가 아니라 100개를 준단다. 마침내 주말에도 스타벅스에 나가게 됐다.
- 이제 음료만이 아니라 아침, 점심 도시락을 시도해보라는 프로모션이 왔다.
- 음료에 대한 프로모션은 일주일에 3잔 마시면 별 150개를 주는데, 단 구매 시각이 오후 2시 이후여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나른한 오후에도 한 잔씩 마시게 하려는 것이다.
- 가끔 퇴근길에도 스타벅스를 들르게 되자, 최근에 날아오는 프로모션은 1주일에 7잔 마시면 75개, 10잔 마시면 175개 준다는 것이다. 7잔하고 10잔하고 차이가 상당하다. 주말에 가고, 주중에도 3일은 출근, 퇴근길에 다 들러야 한다.
원문: 감동근의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