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표는 청년층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관적 계층 인식’에 대한 조사이고, 아래의 표는 가구소득을 기준으로 한국의 가구들을 상, 중 하로 구분한 것이다. 나는 이 두 표에서 보이는 간극이 한국 사회의 모순을 유발-강화하는 아주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재밌게도,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스스로의 사회경제적 계층을 소득에 기반한 자신의 실제 계층보다 훨씬 낮게 평가한다. 표를 보면 알겠지만 스스로를 ‘상류층’이라고 인식한다는 응답(상상 + 상하)은 합쳐봤자 3%를 넘지 못하는데 비해, 소득 기준으로 나눈 중위소득의 150% 이상 가구는 전체 인구의 20%에 육박한다.
2012년의 균등화-처분가능 소득 기준 월평균 중위소득은 177만 원이다. 쉽게 말해 매월 세후에 쥐는 돈이 177만 원인 사람이 딱 우리나라에서 중간 정도 번다는 소리인데, 거기서 150%니까 대략 세후 월 265만 원을 손에 쥐면 한국에서는 상류층이라는 얘기다. 물론 이건 가구원 당 소득이라 부부에 자녀 2인인 4인 가구면, 부부가 합쳐서 월 531만 원 정도를 벌면 상류층이라는 얘기가 된다.
매번 상류층에 증세를 해야 한다느니, 부자가 더 내야 한다느니 하는 소리를 하는 사람들을 잘 보면 실은 본인들이 상류층에 속한다. 못해도 ‘상하’에는 들어가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중상’이나 ‘중하’에 위치한다고 평가하니까 저런 소리가 나오고, 실제로는 소득 기준 중산층인 사람들이 스스로를 ‘하상’ 정도에 놓으니까 중산층보다 서민 복지를 늘려야 한다는 말들을 하는 게 현재 상황이다.
여러분들은 생각보다 되게 잘 사는 편이다. 부부 합산 세후 530이면 맞벌이 기준으로 265씩이다. 세전으로 바꾸면 300이고, 연봉으로 바꾸면 3,600이다. 그 정도 받는 사람 둘이 만나서 결혼하면 한국에선 상류층이란 얘긴데, 본인들한테 얘기하면 아마 펄쩍 뛸걸?
이런 실제와 인식의 괴리를 바로잡지 못하면, 증세건 복지건 답이 안 나오리라 생각한다.
원문: 한설의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