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효석 LAR 대표 “내 목표는 ‘성공한 삶’의 기준 바꾸기”
서울 혁신파크 청년청 2층 사무실. 세련된 단색 스니커즈와 런닝화들이 늘어서 있다. 캐쥬얼 슬랙스나 청바지에 신으면 어울릴 듯한 디자인.
4차례에 걸쳐 크라우드펀딩 목표금액의 6000%를 달성시킨 주인공들, 라(LAR)슈즈다. 작년 12월 함께일하는재단과 한국전력이 진행한 크라우드펀딩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목표 금액의 1100%를 달성했다. 이전에 진행했던 3회의 크라우드펀딩에서도 계속 1000~2000%의 펀딩 달성률을 자랑한다.
계효석 대표에게 펀딩 성공 비결을 물었다.
친환경 컨셉트를 가진 신발 자체가 많지 않아 매력 포인트가 됐을 것 같네요.
라슈즈의 외피는 친환경 재활용 가죽이다. 100% 소가죽을 사용하는 가방 업체나 피혁업체에서 사용하고 버려지는 가죽을 재생한다. 발에 닿는 안감은 농약·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농지에서 재배한 면화를 사용한다. 깔창은 코르크나무 껍질로 만든다. 코르크나무 특성상 적정 온도가 유지돼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다. 나무를 베지 않고 껍질만을 수확한다.
계 대표는 부모님의 회사를 물려받아 안정적인 삶을 이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자기만의 사업을 시작해 사회적 의미를 담은 상품을 만들고 싶었다.
회사 이름 LAR는 ‘Look ARound(주위를 둘러보자)’의 줄임말이다. 친환경 신발을 만든 이유도 우리가 사는 지구와 환경을 둘러보았기 때문이다.
사업 모델로 왜 신발을 택했냐는 질문에 계 대표는 말합니다.
몇 년 전 출시되자마자 큰 인기를 누리다가 2년 만에 사라진 신발 브랜드 ‘S’가 계기가 됐어요.
S사 대표는 성공신화 롤모델로 떠올랐지만 과한 마케팅 비용, 품질논란 등으로 경영난에 시달리다가 사업을 접었다. 최근에는 고액 세금 체납자 리스트에 오르기까지 했다.
계 대표는 “많은 젊은이들이 그를 롤모델로 삼았는데 실상은 전혀 다르지 않았냐”며 “같은 종목으로 사회적 의미를 담은 브랜드를 키워 젊은 세대들에게 ‘성공’에 대한 다른 기준을 세워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계 대표는 ‘주위의 힘든 사람을 둘러보자’는 의미로 수익금의 일부를 보육원에 교육비로 기부한다. 판매되는 신발 한 켤레당 5000원 씩 적립해 구매자들의 이름으로 은평구 ‘선덕원’과 덕양구 ‘신애원’에 보낸다. 아이들이 무엇을 배우고 싶어 하는 지 조사해 그에 맞게 쓰도록 하는 중이다. 기부한 교육비가 어떻게 사용되는지까지 SNS에 공개한다.
왜 보육원일까. 계 대표는 해외 선교 활동 시절을 떠올렸다.
유럽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알바니아’로 선교 활동을 갔는데, 소 키우는 마구간에서 여자아이 3명과 남자아이 1명이 사는 모습을 봤어요. 남자아이는 자폐증까지 앓고 있더라고요. 그때 받은 충격은 말로 설명하지 못합니다.
그는 가족의 사랑을 어릴 때부터 받지 못한 아이들을 돕기로 마음먹었다.
인터뷰 도중 그는 “하나님의 뜻”이라는 표현을 종종 사용했다. 무작정 부산의 신발 공장을 찾아가 사회적 스니커즈를 만들 자신을 믿어달라며 공장 주인을 설득했던 일, 마침 그 공장이 계 대표가 좋아하는 브랜드의 신발 생산도 맡고 있었다는 점, 라슈즈가 성장할 동안 인력과 창고 등을 제공해주겠다고 등장한 지인 등으로 미루어 보아 자신에게 사명이 주어진 게 확실하다고 여겼다고 한다.
작년 4월 설립된 라슈즈는 아직은 순탄하다. 최근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에 선정된 계 대표는 하반기에 오프라인 매장까지 낼 계획이다. 10월에는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하는 게 목표다.
계 대표는 “TOMS처럼 대표적인 사회적 스니커즈 브랜드로 성장하고 싶다”며 웃었다.
원문: 이로운넷 / 필자: 박유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