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터넷 거래는 이런 거야
- 집 = 컴퓨터
- 방 = 웹사이트/폴더/프로그램
- 금고A = 은행 서버
- 금고B = 공인인증키
금고A에 돈이 있어. 실제로 금고가 뚫린 적도 많은데, 금고 뚫은 것은 북한의 소행이야. 북한의 소행이면 ‘부칸 대다나다!’ 그러고 그냥 넘어가 주거든. 금고는 튼튼하다고 그러니까, 뚫린 적이 있어도 튼튼하다고 믿으면 돼.
금고A를 열기 위해서는 방 안에 들어가야 하는데 금고가 있는 방문에는 보안을 위한 거라며 자물쇠가 주렁주렁 달려 있어. 그런데 정작 집 문은 보통 열려 있어. 잠깐 어디 다녀올 동안에 집 문 잠가 놓으면 다시 여는 게 보통 귀찮은 일이 아니야. 그래서 급한 볼일 있는 사람은 문 따고 들어오라고 집 앞에 열쇠를 놔두고 다니기도 해. 중요한 것은 방이지, 집이 아니니까.
돈 꺼내 쓰려면 방문 따는데 30분 정도 걸려. 뭐, 안전하게 느껴지니까 상관없잖아? 방문 자물쇠에 신경을 많이 써서 방 창문이 열려있는지, 벽에 구멍이 뚫려있는지는 나도 모르고… 괜찮아! 중요한 것은 방문이니까! 방문 앞에 보디가드도 잔뜩 있잖아? 뭐 하려고 하면 안전하지 않다고 친절하게 알려주며 못하게 하고, 처음부터 순서 지켜서 다시 들어오게 만드는 보디가드가 있어. 하나라도 안 지키면 방문 안 열어 주니까 되게 안전하게 느껴져.
심지어 가끔 보디가드끼리 치고받고 싸우기도 하고, 멀쩡히 있는 보디가드를 새로 갈아야 한다며 강제로 교체하기도 해. 시간이 좀 걸리기도 하지만 방을 지켜주는 보디가드를 더 쌈 잘하는 분으로 바꿔주겠다는데 불만 가지면 안 되잖아? 간혹, 아니 자주, 아니 생각해보니 거의 매번 보디가드가 방 안을 봐야겠다며 방 안에 들어갈 권한을 달라고 요청하기도 해. 거부하고 싶지만 그러면 내가 금고를 볼 수 없거든. 그러니까 들어가게 해 줘야지.
몇 번 겪다 보니 보디가드 비슷하게 생긴 녀석이 방 안에 들어가겠다고 하기도 해. 안에서 뭔 짓을 하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그냥 보내 줘. 가끔 창문을 열어 놓거나 벽에 구멍을 뚫어 놓기도 하는 것 같은데 보디가드처럼 생겼으니까 보디가드겠지. 그런데 충성심이 너무 강해서 문제야. 내가 안전하다고 인정한 친구도 보디가드한테 걸리면 집에 못 들어오거든. 보디가드가 위험하다고 그랬으니 내가 잘 아는 친구라도 분명히 위험한 녀석이겠지…
가끔 보디가드끼리 서로 집에 못 들어오게 하기도 해. 때로는 아무도 못 나가고 못 들어오는 상황이 생기기도 하는데… 열심히 일하려다 그런 거 우리가 이해해 줘야지.
드디어 방 안에 들어왔어
예전에는 집이 여러 채면 금고A를 열기 위한 열쇠 가운데 하나가 들어있는 금고B를 아무 집에나 놓아도 상관없었는데, 이제 집 하나만 지정해서 거기에만 둬야 해. 여러 군데 두는 것보다는 안전해 보이거든. 금고B는 어떤 집이든지 정해진 방이 있어. 그래서 금고털이범의 주 타깃이 되지. 금고B를 두는 장소를 숨겨야 할 것 같지만… 보디가드가 알아서 하겠지.
금고A를 열려면 열쇠가 여럿 필요해. 열쇠가 한두 개 필요한 게 아니야. 그래서 되게 안전해 보여. 열쇠 가운데 하나는 나라는 것을 ‘인증’ 하겠다고 만든 특별한 열쇠인데 이 열쇠로 금고B를 열면 설사 내가 연 게 아니더라도 ‘나’라고 인증돼. 금고B를 만들 때 내가 있었다는 것을 ‘공인 인증’했으므로 금고B를 여는 것은 어쨌든 나야. 내가 아니더라도 나임. 그리고 금고B를 열어 열쇠를 꺼내 내가 금고A 만들 때 지정한 비밀번호(4자리 숫자임), 금고 제조 회사에서 준 비밀번호 제조기에서 만들어진 비번과 함께 금고A를 열면 드디어 돈을 꺼낼 수 있어.
그걸로 끝이냐고? 가끔 열었던 열쇠 다 다시 잠그고 처음부터 다시 열라고 해. 방을 열심히 지키려다 그런 거니까 화내면 안 되지. 참고 다시 처음부터 열면 돼. 자물쇠 여는 열쇠가 너무 많아서 가끔 몇 개는 잃어버리기도 해. 얼마나 안전을 챙겨 주는지 비밀번호는 같은 거 쓰면 위험하다고 3개월이나 6개월에 한 번씩 바꾸래.
어떻게 기억하냐고? 당연히 까먹지… 안 까먹으려고 방문이나 금고에 비밀번호를 포스트잇에 적어 놓거나 열쇠 복사본을 놓고 다니기도 해. 아예 열쇠를 모두 같은 열쇠로 맞춰 놓기도 하고. 위험할 것 같긴 한데, 열쇠 10개보다는 1개 가지고 다니는 편이 더 편하니까. 모든 자물쇠가 열쇠 하나로 열리더라도 자물쇠가 많이 있으니까 안전하겠지. 나도 다 여는 데 30분 걸리니까, 누가 훔치려고 해도 그사이에 잡힐 거야.
이렇게 금고A와 금고B를 만든 업체가 무지하게 안전해 보이는 장치를 마련해줬기 때문에 내 금고가 털린 것은 내 잘못이야. 절대 정부 잘못이 아니야. 어떻게 내 개인정보를 다 가지고 가겠어? 만약 그랬다면 북한의 소행이겠지.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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