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부산시청에는 부산시민의 공연, 집회, 시위 등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넓은 광장이 있었습니다. 2015년 서병수 부산시장은 여름휴가를 가기 전에 간부들을 모아 놓은 회의에서 “시청 주변 장기집회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서병수 시장의 지시 이후 부산시청 주변에는 대형 화분과 조형물, 화단이 늘어났습니다. 특히 서병수 부산시장을 비롯한 고위 공무원들이 출근하는 통로라서 1인 시위가 자주 열리는 후문에 집중적으로 화분과 태극기 게양대가 설치됐습니다.
부산시민사회에서는 서병수 시장이 집회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 설치한 화분과 태극기 게양대 등을 가리켜 지난 2008년 촛불시위 당시 등장한 ‘명박산성’에 빗대 ‘병수산성’이라고 불렀습니다.
오거돈 당선인 인수위, 시청 화분 철거 결정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인은 불통행정의 상징이던 시청 주변 화분을 철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오거돈 당선인의 부산시장직 인수위원회에 따르면 인수위와 시민소통위원회 내부 회의에서 화분 철거가 결정됐고, 구체적인 시기와 방식 등을 조율 중이라고 합니다.
그동안 부산지역 시민 사회단체는 여러 차례 화단 철거를 요구했습니다.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성명서를 발표했지만, 서병수 부산시장은 물론이고 부산 공무원 그 누구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30년 넘게 자유한국당이 부산시장을 독점하면서 벌어진 불통 행정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부산지역 시민 사회단체는 오거돈 당선인 인수위의 ‘화분 철거’ 결정을 적극 환영했습니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이번 조치를 환영한다. 앞뒤 화단을 모두 없애야 한다”며 “시청 주변 화단은 불통행정을 상징한다. 화분 철거는 소통시정을 위한 상징적 조치”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동안 부산시정은 불통으로 꽉 막힌 벽과 같았습니다. 30년 만에 부산시민의 손으로 권력이 교체되자, 견고했던 벽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원문: 아이엠피ㄸ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