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lyapple님의 SR71의 엔진 구조에 트랙백.
위 글에도 나와있지만 SR-71은 마하 3의 고속 비행을 달성하기 위하여 air Turbo Ramjet 형식의 엔진을 달고 있는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이 글을 보니 비록 실험기로 실물대 목업(Mock-up) 단계에서 끝난 기체이지만 XF-103이 생각났는데요.아래 사진과 같은 기체입니다.
자, 그럼 여기에는 트랙백된 글과 관련된 어떤 재미있는 이야기가 숨어있을까요? 궁금하신 분들은 이어지는 내용을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냉전이 본격화되던 시절, 무기와 관련된 여러가지 시도는 한창 그 절정을 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당시의 기술 수준을 놓고 생각을 해보니 모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전천후 전투기는 당분간 실현 불가능한 것이며, 각 임무 영역에 맞는 특수한 기체를 설계하는 것이 더욱 합리적이라는 사상이 대세를 타게 됩니다. 여기에다 당시 미 공군의 내부 조직체계도 XF-103 이라는 특수한 임무를 담당하게 될 기체의 개발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즉, 방공 사령부 (Air Defence Command)와 전술 공군 사령부 (Tactical Air Command)로 양분된 조직은 각각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별도의 기체를 원했던 것입니다.
따라서 1949년 부터 WS-201A 프로젝트로 명명된 어떤 기상조건에서도 작전이 가능하고 미사일 위주의 무장을 갖춘 고속 요격기 개발 계획에 따라 리퍼블릭, 노스 아메리카, 콘베어, 더글러스, 록히드 등이 각각의 설계안을 제출하게 되는데 이 중 리퍼블릭이 제출한 3개의 개발안 중 하나가 XF-103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여담으로 록히드는 이후 주간 전투기 개발로 선회하여 F-104 스타파이터가 탄생하고, 콘베어는 독일의 알렉산더 리피쉬 박사가 연구했던 델타익이 초음속 영역대에서 적합한 익형이라고 판단하여 F-102 델타 대거를 세상에 내놓게 됩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1951년에 고도 80,000 피트에서 마하 4 까지도 작전할 수 있는 기체를 설계하려니 여러가지 기술적 난제에 부딪힐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엔진이었습니다.
마하 3이라는 영역에서는 압축기와 터빈은 화씨 1,500도 라는 고열에 노출될 수 밖에 없었으며, 이는 당시의 재료 공학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였습니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XF-103의 설계진들은 멋진 아이디어를 내놓게 됩니다.
위의 그림을 보면, 이 기체의 엔진은 터보젯 엔진과 뒤의 연소실(애프터 버너)가 마치 독립적인 유닛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렇게 작동합니다. 마하 2.25 까지는 터보젯 엔진과 애프터 버너로 작동을 하지만 그 이상의 속도에서 터보젯 엔진은 작동을 중단하며, 가변 공기 흡입구를 통해서 에어 인테이크에서 유입된 공기는 바로 연소실로 직행하게 됩니다. 그리고 거기서 분사된 연로를 맹렬하게 태우면서 램젯 엔진으로 변신하게 되는거죠.
한편 마하 3이라는 속도로 상정된 기체이다보니 조종석에도 여러가지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졌습니다. 그 첫번째는 아마 비행시 공기저항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 잠망경을 통해서 전방시야를 확보하려고 한 점입니다.
XF-103의 초기 시안은 위와같이 일반적인 캐노피를 가지고있고, 사실 주 설계자도 이것을 더 선호했지만…..
미 공군이 원한 것은 위처럼 양 측면에 큰 창을 내서 양호한 측면시계와 일부 전방시계를 확보하고, 정정면 시계는 페리스코프를 통해서 전달된 영상으로 해결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위의 사진은 두가지 방식의 차이점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페리스코프를 사용하려는 쪽이 기수의 직경도 약간 더 큽니다. 두번째는 마하3로 작전하는 기체에서 안전하게 탈출하기 위해서 탈출 캡슐 방식이 고려된 점입니다.
평상시는 위와 같이 되어 있다가 탈출하려 하면 밑으로부터 슬라이딩 되어 밀폐가 이루어진 다음, 기체 하방으로 사출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그러니 이륙 시나, 저공비행시에는 별 도움이 안되는 단점도 있습니다.
탑승시에는 파일럿은 먼저 지상에서 저 캡슐에 착석하고, 그 다음에 레일을 통해서 캡슐째 위로 끌어올려지게 됩니다.
또한 마하 3로 작전을 하려보니 기체의 대부분을 티타늄 합급으로 제작하려고 계획한 것도 특징이라면 특징이군요. 재미있는 것은 후일 소련의 미그 25 처럼 강철제 기체도 고려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마지막으로 무장을 살펴보지 않을 수가 없죠? 미사일 만능주의의 낭만이 번지던 시절이니 만큼 주 무장은 6기의 MX-904 팰콘 공대공 미사일을 내부 무장창에 장착하고, 추가로 36발의 2.75인치 로켓탄을 장착하고자 계획했습니다.
에니웨이, 처음에도 말씀 드렸지만 XF-103은 실물대 목업 이상으로 발전되지는 못했습니다. 결과적으로 1957년 프로젝트가 공식적으로 취소될 때 까지 9년간 당시 기준으로 1억 달러가 소모되었다고 하는군요. 하지만 여기에 쓰인 비용은 전적으로 헛된 것 만은 아니었습니다. 마하 3 이라는 영역에서 지속 비행가능한 엔진을 얻기 위해 Turbo Ramjet 이라는 구상도 나왔고, 이 당시 연구된 티타늄 함급의 가공기술은 후속 기체개발에 아주 유용하게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듯이, 시험기체는 없어져도 기술을 남겼다고나 할까요?
원문: Orca의 雜想 note
<참고자료>
- Dennis R. Jenkins & Tony R. Landis, Valkyrie – North American’s Mach 3 Superbomber, 42~52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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