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없이 이어지는 유세 일정 탓일까. 김태석 후보의 목소리는 잠겨 있었지만, 건조한 말투에서 묻어나오는 특유의 단호함이 있었다. 쉽게 긴장을 놓을 수 없는 분위기 속에서 그가 왜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는지에 대하여 충분히 납득할 수 있었다.
김: 여성부 차관이라는 이력이 인상 깊다. 처음 만들어질 때만 하더라도 다양한 반응들이 있었는데…
김태석(부산 사하구청장 후보): 기본적인 인권에 대한 측면이기 때문에 여론과 별개로 해야만 하는 중요한 업무라고 생각했다. 덕분에 여성운동 하는 분들하고 깊게 교류하면서 다양한 담론들을 정책에 반영했다. 성희롱 법제화, 여성폭력 방지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다.
김: 중년 남성으로서 여성가족부 업무를 하셨는데, 특별하게 혹시 바뀐 부분이 있는지?
김태석: 당연한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대학 졸업을 하고도 유리천장 때문에 취직을 못 하는 사회가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요즘은 이런 부분에 대하여 적극적인 반응이 많은데, 한 명의 관료로서 그런 부분에 조금은 기여했다고 조금은 생각한다.
김: 중앙관료로서의 경험이 많은 만큼, 사하구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김태석: 고등학교, 대학교, 그리고 군 생활까지 모두 사하구에서 살았다.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젊은 시절을 보낸, 첫사랑 같은 곳이 사하구다. 또 중앙관료로 생활을 했지만, 부모님이 쭉 이쪽에 계셨기 때문에 단 한 번도 사하구와 멀어진 적은 없다.
김: 예나 지금이나 사하구에는 공단이 많고, 최근에는 미세먼지의 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태석: 항구 영향도 있고 공단 문제도 있다. 특히 주거지역과 혼재된 사하구의 상황에서 그런 부분에 대한 직접적인 해결이 필요하다. 할 수 있는 것을 최우선으로 시행할 것이다. 자체적인 방진시설 개선을 시작으로, 측정소를 설치해서 관리-감독을 더욱 강화하는 것과 동시에 학생 건강을 위해 교실에도 공기청정기를 보급할 계획이다.
김: 부산 사람들은 다 아는 다대포를 가지고 있지만, 인지도에서는 해운대에 밀린다. 특별한 대책이 있을까?
김태석: 일출이 해운대가 있다면 다대포는 낙조가 있다. 이런 매력이 주목받기 위해서는 스치는 것이 아니라 머무를 수 있는 공간과 여러 문화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하단 5일장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인근 지역에서도 많이 올 정도로 인기지만, 주차 시설과 같은 인프라가 아직 미흡하다. 5일장의 멋을 지키면서 균형 있는 현대화를 통해 더 활성화할 방안들을 염두에 두고 있다.
김: 사하구의 대표적인 문제와 교통이다. 오늘 오는데도 너무 밀리더라.
김태석: 중부산에서 서부산으로 통하는 관문이다 보니 교통 수요가 많다. 하지만 대티터널 하나로 그 수요를 모두 감당하고 있다. 김해신공항 등 서부산개발이 활발해지면서 교통량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추가적인 터널 건설을 통해 고질적인 교통난을 해소할 계획이다.
김: 큰 사업비가 드는 일이다.
김태석: 중앙부처에 있으면서 다양한 부서 및 국회와의 협력을 통해 정책을 경험하고 예산을 확보하는 경험이 많다. 그 시간을 통해 배운 것들을 적극 활용하여 지금 사하 발전을 위해 정말로 필요한 사업들을 추진할 기회를 가지고 싶다.
김: 지금 사하(갑)과 사하(을) 국회의원의 소속 정당이 다르다. 지역별로 다른 정치성향인데, 선거 운동에서 힘든 점은 없는지?
김태석: 대통령께서 남북 평화외교 이런 걸 잘 해주시기 때문에 긍정적인 분위기가 많다. 여기에 더해, 보수 집권 이래 성장을 멈춰버린 부산의 발전에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그 변화에 기여하고 싶다.
김: 변화에 기여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있다면?
김태석: 기본적으로 현장을 자주 가고 싶다. 특히 민원이 들어오기 전에 문제 되는 곳을 발로 뛰고 싶다. 물론 모든 민원을 들어줄 수는 없을 것이다. 가능한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할 것이고, 만약 안 된다면 어째서 안 되는지에 대하여 말할 수 있는 직접적인 기회를 많이 만들고 싶다. 가능하다면 동별로 방문해서 일일 만남의 날을 갖는 것도 방법이다.
김: 항상 물어보는 질문이다. 혹시나, 만약에, 낙선하신다면?
김태석: 이미 이사를 와버렸다. 사하구 주민이다. 주민의 입장에서 사하구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고민하면서 사하구민을 위해 기여할 부분을 찾아가고 싶다.
김: 긴 시간 인터뷰에 감사드린다. 마지막으로 남기실 말씀이 있다면?
김태석: 사하가 많이 낙후되어 있다. 그간의 정체를 벗어 던지고 자부심을 가지고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들고 싶고, 외부인들에게는 머물고 싶은 도시로 만들고 싶다. 이런 변화를 위해서는 주민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많이 참여해 주시고, 의견도 주시면서, 그렇게 소통을 통해 변화를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