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안부를 묻기 위해 나선 선거
우인철(서울특별시장 후보): 엄청 젊으시네요.
이승환(ㅍㅍㅅㅅ 대표, 이하 리): 저 서른일곱이에요.
우인철: 아 그러세요? 저는 서른넷입니다.
리: 큰일이네요. 앞으로 어떻게 하시려고(…) 첫 번째 질문은 노멀하게 갈게요. 어쩌다가 출마하게 된 거예요?
우인철: 사실 당선권이 아니잖아요. 그런데도 출마한 이유는 청년정당 우리미래가 만들어진 이유랑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아요. 청년이 청년에게 잘 지내는지 묻고 싶어서 출마했다는 콘셉트를 잡았어요. 청년들의 현실이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잘 지내냐고 묻는 것 자체가 미안할 정도로 좋지 않은 상황인데요. 그런 청년의 안부를 묻고, 이 현실을 바꾸고 싶어서 출마했어요.
리: 그래서 잘 물어보셨어요? 누구에게 뭘 물어보고 있나요?
우인철: 저번 성년의 날 때 제 사촌 동생들, 그리고 스무살, 스물한 살의 당원들하고 이야기를 했어요. 성년의 날인데 뭐 느끼는 감회가 있냐고. 그러니까 개뿔 아무것도 없대요(웃음). 뭘 하고 지내냐고 물어보니까 “그냥 학점 관리 하지”라고 하더라고요. 뭘 하고 싶어서 그렇게 학점 관리를 하냐고 하니까 “몰라, 그냥 학점관리 밖에 할 게 없어” 그러더라고요.
리: 그렇게 물어보는 건 굳이 선거 안 나가도 할 수 있는 거잖아요.
우인철: 선거를 통해서 이런 청년들의 현실에 대해 우리 사회가 좀 더 자원을 투자하고, 획기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책임져야 한다. 이런 얘기를 더 세게 하고 싶은 거죠. 시의원이나 구의원으로 이런 단위로 나와서는 지방선거에서 제대로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리: 그렇다면 질문이 아니라 주장을 하러 나왔다고 봐야 하는 거 아닐까요?
우인철: 청년들에게 질문하고, 청년들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듣기도 하는 거죠.
리: 어떤 것을 해달라고 하는 건 선거에 안 나오면 들을 수 없는 건가요?
우인철: 들을 수 있겠죠. 그래도 선거라는 국면을 통해서 청년들의 목소리를 좀 더 내고 싶은 거죠. 영등포에 청년 임대 주택 들어보셨어요? 주민들이 빈민 아파트라고 이름 붙여서 반대하고 있는데, 저희는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다는 것만 알고 거기에 갔어요. 예상대로 반대 현수막이 붙어있고 하더라고요. 제가 거기서 청년들 주거 현실이 너무 심각한데, 이런 임대 주택 몇 개 정도는 지을 수 있어야 하는 게 아니야? 라고 생각하고 그곳에 가서 텐트를 쳤거든요. 그곳을 지나다니는 동네의 청년들이 먼저 와서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청년 임대 주택이 꼭 좀 지어졌으면 좋겠고, 자신들도 월세 좀 덜 내고 살고 싶다고. 이런 얘기들을 엄청나게 많이 들었어요. 선물들도 사다주셔서 텐트 한 쪽에 먹을 것이 꽉 차서 편의점처럼 되고(웃음). 사람들하고 나눠먹기도 하고 그랬는데. 너무나 일상화 되어버린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청년들의 주거 문제, 낮은 임금, 오랜 시간 일해도 제대로 인정 받지 못하는 문제. 이런 게 너무 일상화 되어서, 요새는 청년들의 문제를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되는 상황이 있는 것 같아요.
청년에게 미래를, 정치의 변화를
리: 세대 문제가 계급 문제보다 우선한다고 생각하세요?
우인철: 그 문제는 우리미래 창당 이후부터 계속 이야기가 되는데, 딱 답을 내리진 못했어요. 다들 생각은 달라요. 저희가 청년 문제를 단순히 세대 문제라고 보는 건 아니에요. 청년들도 각자 조건이 다르잖아요. 그런데, 청년 세대가 겪고 있는 문제가 우리 사회의 핵심 과제와 일치한다고 보는 거죠. 낮은 임금, 장시간 노동, 높은 주거비. 이게 소득 계층으로 보았을 때, 낮은 소득을 받는 조건의 사람들이 청년 세대의 다수라고 생각해요. 이전 세대에 비해서 다수다. 이런 문제를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거죠. 여기에 청년 이야기를 좀 더 하자면, 청년 세대는 미래를 많이 살아가야 할 세대이기도 하고, 우리 사회에서 좀 더 권한을 부여받고 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세대인데, 같은 시민인데도 이전 세대에 비해서 그러한 권한과 책임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는 거죠.
리: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오는 건 좋지만, 그럴 경우엔 오히려 사회로부터 뭔가를 요구하고 보장받기 힘들지 않을까요?
우인철: 어려우니까 도와줘야 한다는 시선이 있을 수 있어요. 지금 20대 실업률 같은 것이 30~50대와 비교했을 때 특별히 높고요. 얼마 전 보건사회연구원 조사가 나왔는데, 소득 대비 주거비 지출이 청년 세대가 다른 세대보다 훨씬 높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우리 사회의 공적인 자원들을 좀 더 청년 세대를 위해 써야 한다, 이런 관점이 있는 것 같고요. 동시에 권한을 줘야 한다는 또 다른 관점이 있는데, 정치의 영역에서 우리 사회의 돈을 어디에 쓸 것인가 결정을 하잖아요. 이 테이블에서 우리 청년 세대가 통째로 빠져 있다고 생각해요. 미래를 설계할 권한이 모두 50-60대 이상에 있는 거죠.
리: 50~60대가 국회 원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인데, 그렇다고 해서 지금 60대가 모두 잘 사는 건 아니잖아요. 60대 노인이 한국 사회에서 아마 빈곤율이 제일 높을 텐데. 그렇게 생각하면 어떤 세대가 정치의 영역을 장악하고 있다기보다는, 있는 사람들 중에서 어떤 세대가 정치를 잡고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우인철: 그렇게도 볼 수 있죠. 어쨌든 지금 권한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 우리 사회에서 투표를 통해서 뽑은 거잖아요.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자기 성향에 맞고, 자기를 대변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투표했을 수 있고, 유권자들이 선택한 것인데, 우리 사회의 정치, 행정 영역에서 청년들의 권한이 없다는 거예요. 가장 한국 사회의 미래를 오래 살아갈, 그렇기에 권한을 충분히 이야기하고 말할 수 있어야 하는 젊은 세대가 빠져 있다, 이런 문제의식이 있는 거고요. 아직 어려서 뭘 알겠냐 하는 인식도 있잖아요. 이런 사회적 인식을 넘어서서 유권자들에게 이야기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 거고. 우리나라의 국회의원 평균 연령이 55세인데, 이게 당연한 게 아니다. 다른 나라는 30~40대에 국회의원도 되고, 대통령도 되고, 새로운 감수성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도시를 바꿔 간다, 이런 얘기를 유권자들에게 하면 이런 사실을 모르시는 거예요. 들어본 적이 없는 거죠. 다른 나라처럼 청년들이 정치에 들어가서 일정 부분 역할을 해야 한다. 저희가 정치 세대교체를 이야기하는데, 50대 이상은 다 바꿔야 한다 이런 게 아니잖아요. 적어도 일정 비율 이상은, 국회의원 300명 중 100명 이상은 기성 정치권에 포섭되지 않은 청년 세대가 들어가야 정치에 새로운 변화가 있을 거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거죠.
리: 당연히 1/3이 바뀌면 변화가 있겠죠.
우인철: 그래서 그런 이야기를 하면 원래 기득권을 누리던 소수의 정당에 대한 비판이 있고. 시민들도 이제 젊은 사람들이 나와서 정치를 바꿔야 한다는 기대가 있는 것 같아요. 아닌 분도 있겠지만.
리: 저는 비례의 원칙을 고려했을 때 그런 변화에 찬성하는 입장인데, 중요한 건 어떻게 그것을 이뤄낼 것인가잖아요. 그런 점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계세요?
우인철: 첫 번째는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야 되는 것이겠고요. 제도적으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많이 얘기해요. 시민사회단체나 저희 우리미래 같은 당들은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는데, 비례서에 맞도록, 투표한 만큼 의석을 주자고 하는 거죠. 그런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면, 원내에 진입할 수 있는 정당들이 좀 많아지겠죠. 그렇게 수면 위에 올라가야, 지금의 원내 정당들 사이에서도 제대로 된 경쟁이 일어날 테고요.
리: 지금의 비례대표제를 어떻게 변화시키자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우인철: 다른 나라는 100%에 가깝게 비례대표제를 하는 나라들도 있잖아요. 지금 한국의 비례대표는 47명인데 그 비율이 너무 적죠. 이걸 더 획기적으로 끌어올리자는 거예요. 제가 2012년에 청년당을 할 때 정당 투표에서 0.33%를 받았어요. 7만 7,000표 받고 해산되었어요. 그때는 법적으로 못받으면 해산, 이랬으니까요. 근데 이걸 300명으로 환산하면 이미 국회의원 한 석이 나오는 것이거든요. 지금도 비례대표가 있지만 비율이 너무 적죠.
리: 비례대표 비중을 늘리려면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자는 건데, 사람들한테 국회의원 늘리자고 하면 돌 맞죠.
우인철: 저도 늘리자는 쪽에 동의하는데, 국민들의 정서가 있는 것 같아요. 어쨌든 비례성의 문제가 있겠고, 지금 소선거구제라고 이야기를 하잖아요, 결국은 51:49의 싸움인 거예요. 지역구에서 보면 51을 받은 한 후보만 당선이 되는 거죠. 그런 구조에서 두 개의 당이 권력을 주고받게 되는 건데, 보통 한 쪽이 엄청 잘해서 받는다기보다는 다른 한쪽이 미끄러져서 받는 거죠. 흔히 “심판받았다”는 표현을 하잖아요. 그동안 두 개의 세력이 서로 심판받았다고 말하면서 주고 받은 거예요. 저는 비례대표제가 더 확대되고 도입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할 때 지금 1, 2등인 정당이 4, 5, 6등으로 밀려날 수도 있고 4, 5, 6등인 정당이 1, 2등으로 올라갈 수 있는 조건으로 제도가 변해야 한다고 봐요. 그러면 더 잘하기 위해 경쟁할 텐데 지금은 1, 2등이 아닌 다른 정치 세력이 올라가는 걸 제도가 막고 있다고 봐요.
리: 그런데 다당제 구조라는 게 만들고 싶다고 만들어지는 게 아니니까요.
우인철: 그래서 시대의 운이 맞아야 하는 것 같아요(웃음). 이번에 자유한국당이 좀 득표를 굉장히 못한다, 그렇게 된다면…
리: 그러면 일당 독재가 되겠죠. 문재인 일당독재(웃음).
우인철: 비례대표제를 추구하는 분들은 어떻게 보냐면, 어쨌든 표면적으로 민주당 쪽에서는 비례대표제를 이야기한다는 거죠. 지지율이 높으면 제도가 어떻게 바뀌든 의석을 많이 받거든요. 근데 자유한국당이 이번에 많이 득표를 못한다고 하면 그쪽도 다음 총선에서 비례대표제가 되는 게 자신들에게 유리하다, 그렇게 보는 관점이 있어요.
리: 정말 기적 같은 일인 것 같은데(…) 그 전에 문재인 정부 지지율이 떨어질 것 같긴 하지만…
우인철: 저도 제일 우려하는 게, 민주당 지지율이 떨어지고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다시 올라와서, 둘의 싸움으로 회귀하는 게 걱정이죠.
리: 더불어민주당이 잘되기만 빌어야겠군요.
우인철: 그렇다기보다는 자유한국당이 내려가야 하고, 제가 민주평화당이나 바른미래당을 좋아하진 않지만 그런 당들도 일정한 자리를 잡고, 그렇게 되어서 여러 당이 균형이 맞으면 제도가 바뀔 조건이 되겠죠.
그들의 청년 정책, 몇 점?
리: 서울시장 선거에 나오셨으니까, 심심한데 다른 서울시장 후보 별점을 한번 매겨보는 게 어떨까요?
우인철: 별점이요? (웃음)
리: 박원순부터 해봅시다(웃음). 10점 만점에 몇 점을 줄 수 있을까요?
우인철: 10점 만점에? 8점은 좀 과한 것 같고. 7.5? 지금 7년 정도 하신 거잖아요. 안정감 있게 하신 것 같아요. 그동안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시대가 있었는데 서울시에서는 그래도 안정감 있게 시정을 운영하지 않았나 싶고요. 제가 높게 평가하는 부분은 소탈하고 진정성 있는 방식으로 정치를 한다고 생각하는 게 있어요. 박원순 시장 때 청년정책 같은 게 신설되었거든요? 각종 서울시 청년 정책도 당사자들의 문제를 모아내요. 그 이야기를 들어서 정책을 만들죠.
리: 그 정책들이 실효성이 있다고 보시는 편이에요?
우인철: 아직은 부족한데, 없던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봐요. 청년수당 같은 것.
리: 너무 한정되게 주니까 오히려 문제가 생기지 않았나요? 보편적으로 수당을 준 게 아니잖아요.
우인철: 그렇죠. 소득 기준, 취업준비생만 주고 그런 문제가 있죠. 그래도 그나마도 진일보 한 거다, 처음 청년 수당 이야기할 때는 새누리당에서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야지 물고기를 주면 안 된다 뭐 이런 난리를 쳤는데, 대선 때는 모든 주자들이 기본소득 얘기하고 진일보된 얘기를 했으니까 지금은 자연스럽게 다른 지자체에서도 받아들이잖아요. 저는 이게 청년수당을 지원했던 청년들의 이야기가 정책화했다고 보는 거예요. 이전에 비해서 실효적인 정책이 되었다는 거죠. 예전에는 돈을 학원, 학원장, 중소기업, 이렇게 기업에게 주는 방식이었는데 청년수당은 청년들에게 직접 주는 거잖아요. 예를 들면 세뱃돈을 부모님에게 안 주고 아이에게 직접 주는 거죠(웃음). 이렇게 직접 주는 방식이 더 실효적인 거예요. 이걸 가지고 내가 어떻게 쓸지 정할 수 있으니까요. 학원에 돈을 줄 때는 내가 이미 정해진 학원에 가야 하는 거고, 중소기업에 주는 건 사장님한테 주는 거고. 그러니까 그걸 청년들이 피부로 와닿지도 않고 선호하지 않죠. 또 박원순 시장이 아이디어가 많으시잖아요. 사회혁신에 대한 아이디어들. 부채도 좀 줄이셨다고 하고. 그분이 정치를 시작한 계기도, 시민운동에서 오래 하시면서 본인이 정치에 투신하시게 된 것, 청년 정책에 대한 진정성을 높게 평가합니다.
리: 박근혜 정부에서 문재인 정부로 바뀌면서 청년 정책 쪽에서 뭔가 변화가 일어났나요?
우인철: 올해 우리나라 전체 예산이 429조거든요. 근데 청년 일자리 예산이 3조밖에 안 돼요. 1%가 안 되는 거예요.
리: 정부 예산이 온갖 곳에 다 쓰이는데 1% 배정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우인철: 저는 청년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하겠다고 대통령이 되었는데 청년 일자리 예산이 3조다? 저는 좀 이해가 안 돼요. 우리 사회가 위험하고 위급하다고 말하는 것에 비해서, 청년들의 일자리나 주거 문제에 투입하는 예산의 폭이나 정책의 파격성이 부족하다고 보는 거예요.
리: 저는 사실 경제적으로는 좀 보수 쪽인데, 일자리 문제를 정부가 해결할 수 있을까요?
우인철: 답이 없죠 사실. 저는 우리 사회가 일자리 답이 없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리: 그렇죠. 그런데 어떤 점에서 파격이 필요하다고 하시는 거예요?
우인철: 주거 문제라든가. 일자리 문제에 대해서는 저희가 어떻게 접근하고 있냐면, 청년 기본소득을 한 3년 정도, 한 달에 100만 원씩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리: 그럴 돈이 어딨어요(…) 몇 살부터 몇 살까지 주자는 거예요?
우인철: 3년. 스무 살에서 서른다섯 살까지 기간 중에 한 3년 정도인데, 돈이 어딨냐고 말하면 사실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건 없어요. 정부 정책도 그렇고. 증세가 필요하면 증세가 필요하다고 얘기를 해야 하는 거고. 정의당에서 청년 사회상속세 같은 걸 얘기했잖아요. 심상정 후보가 대선 때 청년들이 스무 살 되면 1,000만 원씩 지원하자는 정책을 냈어요. 저희는 3년이면 3,600만 원 정도인데, 서울시 기준으로 이야기하자면 지금 서울시 한 해 예산이 28조고, 그중에 10조 정도가 청년 예산하고 복지 예산이에요. 이 중에서 첫해 10만 명 정도가 기준이 됩니다. 그럼 1조 2,000억. 두 번째 해는 2조 4,000억. 세 번째 해는 3조 6,000억 정도가 쓰이고 그 이후로는 3조 6,000억씩 쭉, 30만 명 정도가 그 돈을 받는다고 추산한 건데, 그 정도의 파격성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일자리 얘기를 하자면, 제조업 인구가 지금 25년째 감소하고 있어요. 기술이 발전하면서 제조업 일자리가 감소하는 거죠. 지금 새로운 산업 생태계가 나오지 않잖아요.
리: 그렇죠, 스타벅스나 맥도날드에서 알바 해야죠.
우인철: 그러니까 이걸, 공공 부문에서 일자리를 뽑는다고 해도 한계가 있고요. 차라리 한 3년 정도를 청년들이 아르바이트 안 해도 되도록, 생활이 유지될 정도의 기간을 주는 거죠. 그 3년 동안 준비해서 직업을 준비하거나, 전문성을 찾거나, 창업을 준비할 수 있게 되는 거죠. 기본소득이라는 이름으로 부를 수도 있겠고, 저희 내부에서는 ‘소득 지원형 갭 이어’라고 해요. 영국 같은 서구의 정책 중에서 갭 이어가 있어요. 청년이 일거리를 만들어내는 기간을 주는 정책. 3년 정도 생활 걱정을 덜 하게 해주면 그 기간 청년들이 틈새 사업을 만들거나 도전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만들어간다, 이게 지금 정부에서 이야기하는 취창업 정책보다 더 실효성 있다고 생각하고. 3년 정도는 자신의 자산을 쌓을 기본을 깔아주는 게 일자리에 더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요.
리: 저는 언젠가 기본소득이 현실화할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일자리가 없어져서 기본소득이 될 것 같은… 사회적으로 청년에게만 그런 지원을 한다는 것에 대해서 사람들이 찬성을 할까요? 예를 들어 노인들은 정말 돈을 안 주면 죽을 수 있어요. 그런데 청년들은 적어도 죽지는 않거든요. 사회적으로 설득하는 게 지난한 작업일 것 같아요.
우인철: 맞아요. 일단 노인 분들은 받고 계신 게 좀 있잖아요. 그래도 정치라는 게 시민들의 의견을 받아들여서 하는 부분도 있지만, 안 된다고 하는 부분은 설득해야 하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많은 다수가 부동산 가격을 올리는 정책에 찬성한다고 해서 그렇게만 가면 미래가 어두워지잖아요. 정치라는 게 좀 설득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봐요. 청년수당도 그렇고, 이재명 시장이 한 청년배당도 그렇고. 대선 때 더 전폭적 기본소득을 이야기해도 지지를 받잖아요.
리: 거긴 성남이라서 돈이 썩어나니까(…)
우인철: 대선 때도 그렇고, 기본소득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는 건 여론조사를 해보면 알거든요. 이미 수면 위로 올라왔다는 건 설득의 여지가 없지 않다고 생각해요. 정책적으로, 청년 임대주택에 대해서 반대도 있지만, 어르신들이 그래도 청년들 집 문제는 해결해줘야지 이런 의견도 많거든요. 찬성하는 목소리도 크기 때문에, 설득도 필요한 거고 사회적 합의도 만들어지고 있는 분위기인 것 같아요.
리: 알겠습니다. 이번에는 김문수 별점을 매겨봅시다.
우인철: (웃음)
리: 남양주 소방서의…
우인철: 제가 낮게 점수 매기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데(웃음), 한 5점? 일단 서울시장 출마할 때 일성이 무슨 주사파, 좌파 이런 얘기 하는 게 너무 시대착오적이고 질렸다는 느낌. 지금 재개발 얘기하잖아요. 철저하게 그 욕망을 자극하는… 재개발, 부동산 때문에 이렇게 불평등해진 건데 그런 쪽으로는 이젠 가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리: 청년정책 쪽은 아예 안 내놨나요?
우인철: 제가 그분에게 그리 관심이 있진 않아서(…) 정확히 뜯어보진 않았는데 얘기는 하셨겠죠. 근데 그분 기사를 다 찾아봐도 무슨 총살이니 이런 얘기 밖에 안 나와서…
리: 안철수는 몇 점일까요?
우인철: 6.5점? 그분은 그래도 이런저런 청년 이야기를 하시죠. 원도심에다가 청년 임대 주택을 지어야 한다든지.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해서 새로운 영역에서 창업이나 청년 일자리 만들어야 한다 이런 얘기를 하시니까요. 교육 편제 개편 얘기도 하고. 그분이 제일 가지고 싶어하는 단어가 미래거든요. 그래서 저희 우리미래랑 싸운 거죠. 저는 어쨌든 안철수 후보도 진정성은 있다고 생각해요. 어쨌든 정치를 통해서 청년들의 미래를 바꾸고 싶어서 정치를 시작했다고 이야기를 하시기 때문에 뭐 여러 가지 평가는 있을 수 있겠지만 진정성은 기본으로 가지고 있다고 봐요.
리: 마지막으로 만나본 게 언제에요?
우인철: 저희 창당되고, 작년 3~4월에 저희 당에서 정책 토론회를 열었어요. 저희는 그때 대선 후보를 못 내서, 촛불과 대선 국면에서 청년의 목소리를 더 내보자 해서 정책 토론회를 했는데 패널로 오셨죠. 자기 정책 얘기 주로 하셨고. 패널이 김제동 씨, 안철수 씨, 사회자 이렇게 셋이 했는데 그때 토론 보면서 인사 정도.
리: 박원순 시장도 실제 만나보셨죠?
우인철: 엊그저께 정책 선거 협약하면서. 아, 저 후보 등록할 때도 안철수 후보 만났네요.
청년 문제, 이렇게 풀어보자
리: 기존 정치 세력은 청년 정책 부분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신 거죠?
우인철: 그렇죠. 일단 수치가 있어요. 20대 국회에서 2년 동안 법안이 1만 3,000개 정도 발의가 되었는데, 청년 관련 법안이 51개에요. 통과된 건 두 개예요. 그 두 개도 결국 국회 운영위원장 권한으로 된 거고. 실제로는 없는 거예요. 제가 2012년에 청년당 만들어지고 최연소 비례대표로 출마했는데, 대학을 졸업한 지 한 달 밖에 안 되었을 텐데, 그때 반값 등록금이 이슈였잖아요. 거의 모든 후보, 모든 정당의 공약으로 다 올라왔어요. 저도 당시 반값등록금 얘기를 했지만, 그걸 보면서 이제 총선이 끝나면 뭔가 바뀌려나보다, 하고 생각을 했는데 총선이 끝나는 걸 기점으로 이야기가 다 사라지더라고요. 그때 아, 이걸 표 받으려고 하는 얘기지 정말 하겠다는 진정성이 지금 정치권에 없구나, 너무나 절절하게 느꼈어요.
리: 등록금 인상률 자체는 많이 줄었죠?
우인철: 제가 자세하게는 못 봤는데 절대 액수가 너무 높아요. 저 때만 해도 460만 원이었는데 지금은 500만 원… 도저히 낼 수가 없는 수준이죠. 이걸 우리나라만 봐서는 안 되고, 다른 나라랑 비교를 해야 해요. 프랑스는 미씨옹 로칼이라고 청년 종합 상담센터가 있어요. 이게 직원이 2만 명이에요. 전국에 분소가 2,000개 있고. 프랑스 청년 150만 명을 상담하면서 맞춤형으로 이 사람은 주거 지원, 이 사람은 일자리, 이 사람은 주거, 이렇게 엄청난 자원을 투자해서 청년을 키워내거나 지탱하지 않으면 사회에 미래가 없다는 관점을 가지고 접근하거든요. 독일 같은 경우는 일자리 문제를 위해서 사회적 타협을 하는데, 60대 이상 기성세대가 노동 시간하고 임금을 절반으로 줄여요. 그럼 국가에서 30% 정도 임금을 매칭해줘요. 임금이 좀 줄어들었지만 근로시간이 절반으로 주니까 그런 사회적 합의를 해주고. 기업은 돈이 절반 남으니까 이걸로 청년들을 고용해요. 이런 식으로 일자리를 만들어가는데, 우리 사회는 아직 갈 길이 멀죠. 기성 정치인들에게 이 정도의 민간과 정부와 시민들의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기 위한 정치력을 기대할 수 없고, 문제 인식도 그 정도가 아닌 거죠.
리: 몇 가지 이야기할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일단 절박함이 아직 대중에게 느껴지지 않는 것 같아요. 다 죽게 생겼다 이놈들아~ 이런 거.
우인철: 어떻게 생각하세요? 아직 절박하지 않다고 보세요?
리: 저는 우리 사회는 대부분의 연령대가 다 절박하기 때문에, 딱히 청년층이 두드러지기 힘들다고 봐요. 물론 세대별로 따지자면 20대는 앞으로 더 힘들어질 거다, 이지 지금이 최악이다는 아직 아니거든요. 나이 든 세대가 봤을 때, 얘네가 10대 때 너무 혜택을 보고 자라서 우는 소리 한다, 이렇게 볼 수 있거든요.
우인철: 그 문제는 수치로 이야기하면 될 것 같아요. RIR이라고 소득대비 주거비 비율이 있는데, 30%가 넘어가면 상태가 정말 힘든 거예요. 한국 평균이 18% 정도 되는데, 20대 청년층은 주거비로 소득의 30% 이상 쓰는 층이 37%에요.
리: 저도 한 30% 될 것 같은데(…)
우인철: 저도 그래요(…) 37%, 주거비용으로 나가는 돈이 이렇게 크다, 다른 세대와 비교했을 때 20% 정도 차이가 나는 거죠.
리: 그런 게 있지 않을까요, 처음엔 소득이 낮지만 소득이 계속 올라가잖아요. 30대 되면 좀 그래도 나아지고…
우인철: 그런가요? 과연 소득이 올라갈까요? 문제는 사람들이 좋은 일자리까지 바라지도 않는 거예요. 지금은 좋은 일자리가 있고, 최저임금 근처에 있는 일자리가 다수가 있어요. 그 중간층이 아예 비었고. 이것도 문제인 것 같아요. 최저임금 받는 사람들은 좋은 일자리까지 기대하지도 못하는데, 지금은 한 달에 200만 원 정도 주고 일도 너무 혹사하지 않는 일자리 정도도 없는 거죠. 다수의 청년들이 150~200만 원 정도 받는데, 중위소득이 165만 원이거든요? 여기서 월세로 40~50 나가고. 관리비를 추가 월세로 받잖아요. 관리한 만큼 받는 게 아니라. 요새 5만 원정도 내면 조금 받는 거거든요? 관리비로 10만 원 나간다고 보면, 나머지 돈으로 어떻게 삶을 사는 거죠.
리: 지방 이슈도 좀 큰 것 같은데요. 서울에 사냐, 수도권에 사냐, 영호남에 사냐. 주거비용과 물가의 차이가 크잖아요. 쳥년들도 어느 지역에서 사느냐에 따라 차이가 클 것 같은데요.
우인철: 맞아요. 주거 이슈도 있어요. 천안만 해도 500/35짜리가 있거든요. 거기는 일자리가 없으니까 그 지역을 떠나는 문제. 아르바이트만 놓고 보면 지역은 최저임금을 안 주는 일이 비일비재해요. 줄 수가 없다고 보기보다는, 우리 동네는 그렇게 주고 안 쓴다 그렇게 얘기해요. 최저임금 못 받는다는 사람이 더 많을 정도로. 이게 최저임금을 1만 원을 달성하겠다고 하는데, 못할 수도 있다고 했잖아요. 저는 무책임하다고 보는데. 편의점 사장이 영세하다고 하잖아요, 임금 문제를 편의점 사장님하고 편의점 알바 청년을 대립시키면서 돈을 주니 안 주니 하면 안 되는 거죠. 당연히 대기업, 중견기업, 소득을 분배하는 시스템 체계를 건드려야 최저임금 1만 원이 되는 건데, 이 구조는 건드리지도 않으면서 최저임금 조금 올렸더니 자영업자들이 힘들어한다고 하면서 후퇴하려고 하는 거죠. 건드릴 곳을 정작 건드리지 못하고 못 하겠다고 말하는 정치세력이 무책임한 거죠.
리: 건드릴 곳이라면 어떤?
우인철: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소득 분배를 건드려야죠. 부가 있는데, 더 많이 가져가고 있는 쪽을 건드려야 하는 거죠.
리: 최저임금보다는 소득 재분배의 이슈 같은데요?
우인철: 맞아요. 그런데 최저임금이 재분배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이 있어요. 산업구조, 소득 재분배의 시스템하고 연결이 되어 있어요. 예를 들면 편의점 프랜차이즈 운영하시는 분들이 본사에서 뜯어가는 게 너무 많으니까 인건비를 낼 수 없는 거죠. 이런 조정들이 윗단계에서부터 조정이 되어야, 아래에서의 싸움이 안 일어나는데. 이 문제를 건드리지 않으면 당연히 영세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 올라서 힘들다는 얘기가 나오죠. 청년들은 청년대로 힘든 거고. 아래에서 싸우게 만든다는 거죠.
리: 지방에서 최저임금 못 받는다는 얘기하셨는데, 지방대를 나오면 지역에서 취업할 만한 곳이 없고. 편의점뿐 아니라 지방에 있는 중소기업들은 최저임금을 줄 여력이 없는 곳도 많거든요. 이런 지역의 문제는 어떻게 건드릴 수 있을까요? 지금의 운동과 정치가 굉장히 서울 중심적이거든요.
우인철: 서울시장에 출마했으니까 서울시 정책을 주로 이야기해야겠지만, 지방 문제까지 일반론적으로 좀 이야기하자면… 지금까지 청년 정책은 주로 취창업 문제로 이야기되었어요. 일자리를 몇 개 더 만들겠다, 창업을 몇 개 더 시키겠다. 그런데 청년들의 삶은 취창업 뿐이 아니라 더 많은 문제가 있잖아요. 주거 문제, 교육 문제도 있을 거고. 다양한 청년들의 문제가 있는데 정치가 취창업 위주의 정책을 넘어서 청년들의 기본적인 삶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주거비, 기본소득, 문화와 교육의 문제. 교통비, 통신비 이런 문제들을 정책으로 이야기하고 있는데, 삶 전반에 대해서 보장을 하는 정책이 되어야 청년들이 당장 취업이 안 되더라도 안정감을 가지고 살 수 있는 건데, 이런 문제는 다 비워놓고 실제로 일자리를 만들 수도 없으면서 취·창업 정책에 돈을 다 쏟아붓고 있는 상황인 거죠.
국가와 사회의 책임을 묻는다
리: 청년을 지원해야 한다고 한다면, 몇 살까지 보장해야할까요?
우인철: 청년의 연령에 대해 논란이 있을 수 있는데, 청년만 보장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건 아니고요. 저희는 청년들이 더욱 사회에 대한 책임감과 권한을 가지고 참여해야 한다고 말하는 거예요. 아까 말했듯이 낮은 최저임금, 장시간 노동, 높은 주거비가 우리 사회에서 가장 낮은 계층과 문제가 겹친다고 봐요. 계층적으로 가장 어려운 사람들과, 다수의 청년들이 겪고 있는 현실이 겹친다고 보니까 이야기를 하는 거지 청년만 먼저 해야 한다고 하는 건 아니에요.
리: 그럼 계급적인 이야기가 되는 것 같은데, 저소득층의 삶을 보장하라고 말하는 건가요? 왜 이렇게 물어보냐면, 대학교 들어간 후 청년의, 일종의 휴지기와 저소득층의 상황은 좀 다르잖아요. 대학은 선택의 문제일 수도 있는 거고.
우인철: 사실 저소득층 문제가 더 급하다고 볼 수 있죠. 그런데 저소득층 문제는 지금 부족하지만, 최소한의 기초생활 보장이 있으니까. 청년의 문제는 우리 사회를 키우고, 앞선 세대를 부양해야 하는 넓은 층위의 세대적 문제잖아요. 여기에 대해 사회적 자원을 투여해야 한다는 이야기지, 저희가 청년의 문제만 가지고 보장해야 한다고 하는 건 아니고요. 저희 당에서 합의된 건 아니지만, 사회임금이라는 게 있어요. 사람 개개인의 임금이라는 게 시장임금과 사회임금, 쉽게 말해서 기업에서 임금으로 주는 돈과 국가가 정책으로 보장하는 돈 이렇게 나뉘거든요. 100만 원 중에 사회임금이 40%라면 나라가 40만 원을 해주는 거죠. OECD 평균이 40%에요. 우리나라가 13%거든요. 다른 나라는 100만 원 중 40%를 국가가 깔아주니까 훨씬 안정적인 삶이 가능해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13%만 떨어지고 87%는 개인이 나가서 벌어와야 하니까 그만큼 안정성이 떨어지는 거예요. 국가에서 보장하는 영역이 너무 좁잖아요.
리: 근데 노동자보다 사용자가 더 좋아할지도 모르겠는데요? 와 국가가 내니까 월급 조금 줘도 된다고 하는(…)
우인철: 그러면 안 되죠(…) 그걸 방지하기 위한 제도를 또 마련해야 할 텐데 사실 이중고인 것 같아요. 노동시장도 양극화되어 있잖아요. 정규직, 비정규직 양극화되었고. 국가가 보장해야 하는 영역도 양극화되었고. 다른 나라는 일자리가 양극화되었다고 해도 국가에서 40%를 보장해주니까 삶이 좀 견딜 만한 건데 우리는 노동도 문제고 국가 보장도 13%, 너무 낮은 거예요. OECD 평균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는 거예요. 사회임금이 올라가면 삶이 좀 나아지겠죠.
리: 공적부조를 강화하자는 거죠?
우인철: 그렇죠. 사회 양극화에 대한 국가 정책. 증세도 해야 한다고 보고, 부동산 같은 자산을 보유한 것에 대한 세금을 더 많이 걷어야 한다고 봐요. 그걸 통해서 분배를 더 잘해야 한다.
리: 이야기가 좀 꼬이는 점이 있는 것 같은데, 주거 지원 같은 경우 청년 외에 어떤 계층에 주거 지원을 해야 한다는 거죠? 청년에게 주거 지원이라면 굉장히 심플한데, 청년 외의 다른 문제를 이야기한다고 하면 굉장히 여러 요소들이 끼어드는 거잖아요.
우인철: 공공임대주택이 있잖아요. 소득이 적은 사람들을 위한 장기임대주택을 더 늘려야죠. 주택 바우처도 있는데, 저소득층에게 월세를 지원하는 정책은 청년 주거 정책하고 다르지 않게 지원이 가능해요. 공공임대주택의 비율이 적지는 않지만, 서울만 놓고 보면 박원순 표 청년 임대 주택이라는 건 2,500호밖에 안된다는 거예요. 청년들은 당장 굶어 죽지 않지 않냐는 인식이 있기에 정책의 대상이 되지 못한 거죠. 정책의 대상이라면 저소득층. 청년들은 당장은 괜찮지 않냐, 이런 인식이 있던 거죠. 그래서 청년들에 대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거예요.
리: 서울시가 지금 땅이 굉장히 좁잖아요. 그럼 경기도에 청년 임대 주택을 집중하는 게 좋지 않나, 같은 예산이라면 그게 훨씬 더 낫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잖아요. 공공임대주택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고. 출퇴근 시간이 왕복 3시간 뭐 이렇게 될 수는 있지만, 서울에 짓더라도 왕복 1시간은 기본이니까 같은 예산이면 경기도에 짓는 게 더 수량을 늘릴 수 있지 않겠냐는 거죠.
우인철: 공공 임대 주택 짓는 걸 서울 주민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잖아요. 가장 큰 문제는 서울시가 소유한 시유지가 별로 없어요. 그래서 저희가 검토하는 정책은 지금 동주민센터가 424개가 있어요. 그리고 구청이 25개가 있는데 부지가 넓어요. 여기서 리모델링이 필요한 곳부터 해서 지금 3종 주거지구 같은 곳은 지금 높이 못 쌓게 되어있는데, 변경 권한이 서울시에게 있으니까 이런 곳에 청년 임대 아파트를 짓는 거죠. 1, 2층은 행정 용도로 쓰고. 이렇게 확보를 해 나가야 한다고 봐요. 경기도 이야기하셨는데, 안 그래도 영등포에서 어떤 아주머니가 저한테 여기가 얼마나 좋은 땅인데 왜 여기다 임대 아파트를 짓냐고, 멀리 가서 지으라고 하시는 거예요(웃음). 우리나라에서 아빠들이 자기 자식하고 보내는 시간이 하루에 6분이래요. 스웨덴은 300분이래요. 우리나라가 이 지표가 꼴찌에요. 일터와 사는 곳이 멀어지면, 내 삶에서 아이와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없어지는 거예요.
리: 어차피 청년 주택은 1인 주거 아닌가요?
우인철: 그것도 마찬가지죠. 경기도로 나가면 차 없으면 출퇴근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져요. 근데 1인 주거 청년들이 차가 있겠어요? 1시간 반씩 통근하면 사람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시간적 여유가 안 되는 거예요.
리: 에이, 기혼자들도 경기도 아파트 살면서 한 시간 반 씩 출근하는데. 서울에 생각보다 아파트가 별로 없어요.
우인철: 서울에 살던 청년들이 계속 경기도 외곽으로 밀려나요. 청년들이 서울을 떠나는 이유의 60%가 주거비거든요. 싼 곳으로 밀려나는 거죠.
리: 그건 청년뿐 아니라 다 밀려나는 거 아니에요?
우인철: 서울에 집을 소유한 가구가 몇백만 가구 이상이에요. 생각보다 서울에 자가를 소유하는 비율이 다수에요. 그래서 정책 입안자가 집 소유자들의 이해관계에 반하는 정책을 함부로 펴기 어렵다고 저에게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서울에 집이 없는 사람보다 집을 가진 사람의 숫자가 더 많다는 거예요. 집이 적지만은 않아요. 그런데 청년들이 가진 집은 서울에 별로 없는 거고. 그나마 돈이 조금 있는 친구들은 외곽으로 밀려나서 통근을 1시간 반씩 하는 거죠.
리: 실제적으로 모든 청년에게 집을 줄 수는 없는 거잖아요. 몇 호 정도를 기준으로 생각하고 있는 거예요?
우인철: 유럽은 도시의 30% 정도가 공공임대주택이라고 하더라고요. 한국이 유독 적은 건데, 일단은 424개 동주민센터를 다 청년 임대 주택으로 짓는다고 환산하면 개당 500명 잡고 20만 명, 이렇게 이야기를 했는데요. 2022년까지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공공임대주택을 14만 5,000호 공급하겠다는 게 지금 박원순 시장 정책이에요.
리: 그게 되나요? 박 시장이 좀 막 지르는 게 있는 것 같은데…
우인철: 14만 5,000호가 공약인데, 저희는 더 해야 한다고 보는 거죠. 청년과 신혼부부들, 숫자로 고민한다기보다는 적어도 소득 대비 주거비 지출을 평균 수치인 20% 이하까지는 떨어뜨려야 한다고 봐요. 임대 주택 정책은 아까 말한 424개 해서 20만 호 정도인 거고 이것만으로 부족해요. 주거 정책은 좀 더 복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여기에 이제 세입자를 위한 상담센터도 필요하다고 보고요. 표준 관리비 제도, 관리비를 10만 원으로 쓰고 있는데 사실 빌라나 아파트에서 자기들이 관리비 운영하는 곳에서는 그렇게까지 안 나오거든요.
리: 관리비는 그냥 없애서 월세랑 통합하면 안 되나요? 이게 사실 집주인이 붙이기 나름이잖아요.
우인철: 그래서 소극적으로 이야기하면 계약서에 관리비가 뭐가 얼마인지 정확히 명시하자는 게 소극적인 거고, 조금 더 적극적으로는 표준관리비를 도출해서 그 평균치로 받자, 그게 적극적인 방식이겠죠. 또 주거 바우처라고 해서, 소득 대비 주거비 지출이 높은 청년들을 위해서 월세 지원을 해주자는 거죠. 공급 위주의 정책만으로 주거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고, 복합적 정책이 동시에 구사되어야 한다고 봐요.
리: 학자금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세요?
우인철: 학자금 문제는 대학교들이 장사하는 거죠.
리: 요새 장사가 잘 안 되잖아요(웃음)
우인철: 잘 안 되나요? 대학들 정보공개 하라고 해도 정보공개도 잘 안 하잖아요. 청년들이 학자금 빚으로 시작하잖아요. 학교 졸업하고 내가 원하지 않더라도 바로 취업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학교 졸업하자마자 상환을 해야 하잖아요. 집에 여유가 있어서 졸업하고 유예기간이 6개월, 1년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지만, 원하지 않는 회사를 일단 들어가서 돈을 벌어서 갚아야 하는 경우가 대다수거든요. 사회의 첫걸음을 빚으로 시작하는 사회가 좋은 사회는 아니니까. 해결책으로는 서울시 정책의 초점은 공공 기숙사 쪽으로 맞추긴 했는데, 우리미래 차원에서는 국공립대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보고 있어요. 이미 사실 사립대에 국가 재정이 엄청 지원되는 상황이에요. 조건으로 봐서는 국공립대에 편입되는 게 더 유리할 수 있는 거죠. 통째로 인수한다는 개념보다는, 위기에 빠진 사립대들을 지원하면서 공영화하는 거죠. 국공립대 비율을 30% 이상 높여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일단 법적으로 사립대 학비를 강제로 깎게 만들 수 있는 구조는 아니라서 방법은 국공립대 비율을 높이는 것. 사립대의 경우는 시민운동의 영역일 수 있는데, 돈을 어디에 쓰느냐, 이걸 정확하게 공개하라고 해야 한다고 봐요.
우인철을 만든 세 가지: 청년당, 청년허브, 우리미래
리: 어릴 때는 어디에서 사셨어요?
우인철: 저는 전주.
리: 초중고 다 전주에서 나오신 거예요?
우인철: 초등학교는 전주 옆에 진안이라는 곳에서 나왔고요. 전학을 많이 다녔어요. 여수, 순천, 전주… 이렇게. 부모님이 전근을 다니셔서요. 선생님이셔서요.
리: 안정적인 연금이 보장되어 있군요(…)
우인철: 제가 부양을 하진 않아도 돼요.
리: 그 정도면 부양을 받아야 될 것 같은데요 지금 상황을 보니까(…) 대학은 한양대 나오셨죠? 전공은 뭐예요?
우인철: 분자생물학과요.
리: 괜찮은 과 했네요?
우인철: 당시엔 나름 유망하다고 했는데, 황우석 사태가 나서 과방에 막 종이가 날라다니고(웃음)
리: 왜 취업은 안 하셨어요? 한양대 분자생물학 정도면 석박사를 가든 취업을 하든 못할 건 아닌 거 같은데.
우인철: 취업은 했어요. 서울시 청년 일자리 허브라고, 지금 청년허브라고 하는 데서 2년 반 일했어요.
리: 거기에서 일했다면 이전에 이미 활동을 했다는 거네요.
우인철: 저는 이과잖아요? 군대 갔다 오고 3학년 마치고 1년 정도 휴학을 했을 때 수유너머라는 인문학 공부하는 곳에서 1년 정도 공부를 했어요. 철학책 읽고, 글 지도도 해주시고 너무 재밌는 거예요. 그런 공부를 해본 적이 없었어요. 거기 사는 사람들 삶의 모습도 충격적이었어요. 한 달에 60만 원 정도 벌고, 나머지 시간은 하고 싶은 공부하고. 책 읽으려고 하고. 밥도 같이 지어 먹고. 이런 공부 하면서 재미있고 해서, 4학년 복학했는데, 이 공부로 석박사를 가는 건 재미가 없다, 생각했고요. 취업은 어떻게 할지 고민은 있었지만 인문학 공부를 더 하고 싶었어요. 졸업하면 수유너머 같은 곳에서 인문학 공부를 더 하고 싶어서 4학년 때 취업 준비를 안 했어요. 대신 학원 강사를 하면서 졸업 이후의 생활비를 벌었죠. 그러다가 2012년에 청년당을 만나서 활동을 한 거예요. 그리고 2013년에 취업을 했어요.
리: 2012년에 청년당은 어떻게 만난 거죠?
우인철: 그때 청춘학교라고, 청년들 모여서 세미나 하는 모임이 있었어요. 같이 책도 읽고 사회문제 토론도 하고 액션도 하고. 대학교 4학년 때 게시판 보고 거기 가서 그 친구들하고 활동을 했어요. 총선 국면이 되니까, 우리 뭐할까 하다가 투표 독려를 하자, 모의국회를 하자, 후보자 인터뷰를 하자 이런 아이디어가 나왔는데 그중 하나가 우리가 직접 총선에 출마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온 거예요. 그래서 같이하게 된 거죠. 그래서 제가 출마했죠.
리: 왜 본인이 출마하게 된 거예요? 다른 사람들은 다 안 한다고 했어요?
우인철: 뭘 몰라서?(웃음) 다른 후보자도 있었어요. 지역구 3명, 비례 4명이 나갔는데 비례 후보가 다 30대 후반이었어요. 저 말고 20대 후보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아침에 청년당 하는 사람들이 20명 정도 모여서, 창당은 했는데 이제 후보자가 필요하다. 이런 얘기를 같이한 거죠. 근데 출마가 돈이 많이 들잖아요. 기탁금만 1,500만 원 정도 들고. 그리고 정치인으로 나선다는 게 힘든 일이고. 그 전날까지만 해도 제가 출마하겠다는 생각이 없었는데 누군가는 출마해야 하지 않냐, 20대가 좀 나가야 하지 않겠냐 이런 얘기가 나와서 제가 손을 들고 하겠다고 한 거예요. 그래서 출마를 하게 되면서 1,500만 원을 빌렸는데 졸업하는 시점이었으니까 사회 생활하면 1,500 정도는 1년이면 벌 수 있지 않느냐 하는 잘못된 생각을 했던 거죠(웃음). 그렇게 빌려서 했는데 그걸 갚는데 2년 정도 걸린 거예요. 미리 세상 물정을 알았더라면 출마를 안 했을지도 모르죠.
리: 출마한 것에 대해서 지금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우인철: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때 출마를 하지 않았으면 우리미래로 이어지지 않을지도 모르는 거고. 출마를 해본다는 게, 주변에 출마했는지 엄청나게 말을 해야 해요. 주변에 빚을 쌓는 거죠. 내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무엇을 하겠다고 하면서 출마를 했기 때문에, 이걸 주어 담아야 하는 거예요. 한번 굴러가기 시작하면 그런 인식을 머리에 계속 가지게 되는 것 같아요. 청년당 할 때도 사회가 청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 이런 문제 의식이 있잖아요. 정치가 변해야 사회 구조가 해결될 수 있다는 인식이 더 많이 생긴 것 같아요. 청년당을 했기 때문에 청년허브라는 일자리를 구하게 된 거고, 또 우리미래 창당까지 이어진 거고. 청년당을 안 했으면 계속 인문학 공부를 하고 있었겠죠.
리: 인생이 꼬였네요(…) 2012년 대선 때는 어떤 활동을 하셨죠?
우인철: 대선 때는 청년당 했던 친구들하고 투표 독려 활동도 하고. 안철수 후보 지지 유세도 했고. 캠프로 가지는 않았고, 지지 선언만. 그때는 안철수 후보가 정치를 바꿀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지금은요?) 노력을 하고 계시는 중이다(웃음).
리: 개인적으로 좀 친하세요?
우인철: 개인적으로는 말을 섞어본 적이 없어요. 대화를 개인적인 주제로 해본 적은 없고 인사 정도만.
리: 청춘 콘서트 그때 하지 않았어요?
우인철: 저는 프로그램으로만 참여를 했는데, 많은 사람에게 둘러싸여 있어서…
리: 서포터즈를 하셨으니까 대화할 일이 생기잖아요. 기획 같은 걸 하시지 않았어요?
우인철: 그런 서포터즈 까진 아니에요. 팻말을 들고 있거나…
리: 콘서트를 주최한 곳이 청년당 아니에요?
우인철: 아뇨 그건 다른 곳에서 주최한 거고, 청년당은 그냥 정당이고. 청년당을 만든 친구 일부가 청춘콘서트 서포터즈를 했던 분들이라 링크가 좀 생긴 건데, 안철수 후보가 청년당에 한 번이라도 와서 인사를 한다거나 격려를 한다거나 한 적은 없었어요. 저도 만난 적도 없고.
리: 별로 안 친했네요.
우인철: 그래도 그때는 청년들의 기대를 가지고 있던 거예요. 저도 그때는 정치 경험이 짧아서일 수도 있겠고… 당시에 기성 정치에 대한 희망이 낮아서 그랬던 것 같아요. 당시 안철수 현상이라는 것도 그런 기성정치에 대한 기대가 낮아서 개인으로 표출된 현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했던 건데, 중간에 그분이 빠지더라고요(웃음). 그래서 문재인 캠프 지지를 했어요. 캠프에 가서 선거 운동을 엄청 열심히 했어요. 박근혜가 안 되는 게 중요하다, 이런 생각이 있어서 선거운동에 캠프 수준으로 참여했죠.
리: 선거 끝나고 청년허브에서는 실제로 청년 정책을 경험한 거잖아요. 어떤 생각이 들었어요?
우인철: 그때 제가 한 사업이 청년 혁신 일자리 사업. 청년들 일자리를 사회적 기업이나 기업들에 들어가고, 서울시가 임금을 매칭하는 그런 사업이었고요. 그리고, 청년 정책 네트워크 사업도 담당할 때가 있었고. 이런 류의 사업을 참여했는데, 거기 왔던 청년들하고 이야기하면 내가 한 번도 우리 사회로부터 보호받고 있다, 지지받고 있다 이런 느낌을 경험해본 적이 없었는데 청년허브에서 여러 사업으로 나에게 기회를 주는 걸 처음 경험해봤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이야기 들으면서, 저만 하더라도 대학생때 그런 지원을 받아본 적이 없고. 이런 기관이 생긴 것도 2012년 13년의 일이니까. 청년들은 그동안 자기가 알아서 살아갔던 건데, 청년 문제는 더 심각해졌고. 청년들의 어려움이 있는 거잖아요. 주거비, 교통비 문제. 돈을 아끼려고 지하철 정액권을 사요. 원래 한번 찍으면 1200원인데, 5만 원이면 60번을 탈 수 있으니까 훨씬 싼 거죠. 근데 이게 버스랑 환승이 안 되거든요. 그만큼 버는 돈이 적으니 어려운 거죠. 밥을 먹으러 분식집에 가도, 돈이 좀 있으면 돈까스 먹고, 없으면 김밥 먹는 거고. 저만 해도 지금도, 참치김밥 먹을지 그냥 김밥 먹을지 고민이 되거든요. 제가 너무 가난한가요?(웃음)
리: 그 정도까지는(…)
우인철: 그래도 20대까지는 그런 고민을 많이 해요. 직장에 가서 정기적인 수입이 생기기 전에는. 요즘은 이런 고민이 30대까지 올라왔어요. 그런 부분에서 청년 문제가 심각하다고 점점 체감이 심해지는 시기에 청년들을 만나는 곳에서 일을 했던 거죠.
리: 어떻게 보면 청년당보다 더 청년 문제를 깊게 생각하는 계기였겠네요.
우인철: 그렇죠, 청년 사업을 하는 곳이었으니까. 그런데 그 사업은 교육, 일자리 사업이니까 정치랑 딱 연결되어 있는 건 아니잖아요. 정당을 만들고, 권한을 가지고 의정활동을 하는 거랑, 이런 류의 기관에서 일하는 건 성격이 다르긴 해요. 문턱도 있어요. 청년 사업을 같이하면서도 정치를 해보자고 하면, 문턱이 높더라고요.
리: 2014년에는 별일 없었어요? 지방선거 있었는데.
우인철: 그때는 우리미래도 없었고. 당을 새로 만든다는 게 쉽지가 않아서요. 청년당이 해산될 때 친구들이 다 흩어졌어요. 다른 당도 가고, 취업도 하고, 대학원도 하고. 그래도 우리가 강제로 해산을 당하지만, 언젠가 다시 정치적 목소리를 같이 내야 하지 않겠냐고 했어요. 박근혜 정부, 촛불 집회 있을 때 청년 연구소 같은 것도 하다가, 정권이 바뀌려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다시 정치적으로 모이게 된 거죠. 저처럼 청년당 했던 사람들이 우리미래에 일부가 있어요. 그리고 또 다른 사람들이 결합해서 우리미래를 창당한 거죠. 청년들의 목소리를 내자는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광화문에서 당원 가입을 많이 받았거든요.
리: 지금 당원이 몇 명이에요?
우인철: 한 8,000명 정도. 돈 내는 당원은 1,100명 정도에요. 당을 만들려면 다섯 개 시도당에서 천 명씩, 5,000명을 모아야 해요. 돈을 안 내더라도 그래도 응원을 한다는 분들도 라이트하게 당원에 가입하시는 거고. 저희에게 다 소중한 당원들이고. 우리미래는 전신이라고 할 게 없잖아요. 보통 거슬러 올라가면 다 계보가 있잖아요? 새누리당, 한나라당, 민주당도 열린우리당, 이렇게 있는데 저희는 위에라고 해봤자 일부가 청년당으로 끝이니까. 어찌 보면 유산이 없는 당이고요. 어떻게 보면 정치라는 게 계보가 있는 소수의 것이었는데, 거기서 문제를 해결을 못 하니까 우리도 목소리를 내서 바꿔보자라고 해서 튀어나온 애들인 거죠. 우리미래는 학생운동을 했던 사람도 거의 없어요. 저도 동아리 활동을 했지 학생회를 하지 않았거든요. 그런 구성을 봤을 때 이전에 정치를 해보려고 생각하지 않았던 청년들이 모여서 당을 만든 거거든요. 창당하면서 부족한 점을 많이 느끼기도 했고, 고민을 많이 하다 보니 1년 사이에 정치의식, 사회의식이 다들 급성장했죠.
리: 예전에 강연재 변호사도 청년당을 하지 않았나요? 그 사람처럼 기성 정치계로 나가보자는 생각은 안 했나요?
우인철: 주변에서는 그런 말씀도 하시는데, 기성 정당에서는 청년들을 들러리용으로 쓰지 실질적인 권한을 준다거나 하는 일은 없는 것 같고. 기성 정당 들어가서 청년 정치인 1명이 국회의원이 되는 건 큰 변화를 일으키지 못하는 것 같아요. 거긴 보통 줄 서서 되는 거잖아요, 픽업되는. 아예 청년들이 정당을 만들고, 적더라도 국민들의 정치를 받아서 목소리를 내는 게 훨씬 정치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봐요.
리: 이번에 서울시장 말고는 몇 명이나 출마를 했나요?
우인철: 9명이 출마를 했고, 3명은 비례. 그리고 6명이 기초. 서울 도봉구 구의원, 인천 서구 구의원, 부산 남구 구의원, 청주 시의원, 경기 수원 영통구에서 수원시의원. 구의원 시의원으로 5명 나오고. 제가 시장 나오고.
리: 이제 다들 지역에서 짱박혀서 활동하는 건가요(…)
우인철: 난리 났죠 지금(웃음). 아마 전국에서 명함을 제일 많이 돌린 후보가 저희들일 거예요. 제일 건강하고(웃음), 2월 2일 시작하자마자 명함을 바로 돌리기 시작했거든요. 다른 후보들이 명함을 돌리기 시작하는 건 보통 4월 초순인데. 두 달 전부터 동네에서 명함을 막(웃음).
리: 한 명이라도 당선이 될까요?
우인철: 모르죠, 구도로는 힘든 게 있는데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리: 포스터는 누가 만들었어요?
우인철: 저희 중앙당 당직자를 하다가 최근엔 취업한 저희 디자이너.
리: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만들었어요?
우인철: 얼굴을 크게 하자(웃음). 사실 메시지가 중요한데, 원래 메시지를 기호 부분에 걸려고 했어요. 이 말을 하려고 출마했으니까. 저희가 보기엔 아직 청년의 삶이 너무 버거운데… 청년이 그냥 살아가고만 있는 거예요. 너무 힘들고. 저희는 공감학교라는 프로그램을 해요. 주 1회씩 10주 정도 자기 이야기도 하고, 세상 이야기도 하는데, 당원 아닌 청년들이 와요. 그래서 사는 얘기를 나눠보면 다 비슷해요. 어렵고, 만만치 않고. 그런 게 여전한데, 바뀔 거라는 희망이 안 보이니까. 분노라도 해야 바뀔 텐데, 그 분노도 애매한 분노랄까. 잘 드러나지 않는. 체념에 가까운 분노. 옛날에는 최루탄 터지고 이러면 나가서 돌을 던졌잖아요. 지금은 돌을 던지는 분노는 아니고, 힘들고. 우울증이나 공황장애는 늘어가고. 겉으로 옷은 화려하게 입을 수는 있지만 속으로는 우울한 사람이 너무 늘어나고. 그런 게 보이는 거예요. 공감학교에 나오는 친구는 그래도 나와서 좋다, 이런 얘기도 하는데 사실 여기에 나오는 거 자체가 그나마 건강하니까 나올 수 있는 거고. 사실 이런 자리도 못 나오는 청년들이 훨씬 많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래서 청년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잘 지내고 있냐, 청년 문제에 대해서는 사회가 해결해야 하는 거 아니냐 이런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어요.
리: 정치를 언제까지 계속하실 생각이에요? 어떤 일이 있으면 정치를 그만해도 될 것 같다는.
우인철: 반드시 정치해야 한다는 것보다도, 출마했던 상황들을 보면 제 의지로 결정해서 정치를 했다기보다는 주어진 조건이 있고, 놓여진 관계에서 책임감이 커지면서 정치를 하게 된 것도 있어요. 우리미래가 2020년에 원내 진입하는 게 중요하거든요. 당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지금 벌어놓은 걸 다 까먹어서 생활비를 다시 벌어야 하는 입장에 있고, 그래서 파트타임 일하면서 우리미래를 하려고 해요. 최소한 총선 때까지는 그렇게 살 거고. 결혼하고 아이 가지면 둘 중 하나는 번갈아가면서 육아를 하고 돈을 벌겠죠? 그러면서도 우리미래를 할 것 같아요. 언제까지 할 거냐고 물어보면, 그만둘 계획은 없어요. 그럴 이유가 생기지 않은 이상 죽을 때까지 한다(웃음). 저희가 농담으로 하는 얘기는 지금 국회에 계신 분들 평균 연령이 55세니까, 그래도 20~30년 지나면 다 은퇴를 하겠지. 20년 꾸준히 공들이면 지금하고 다른 조건이 되지 않겠냐, 우리에게 있는 건 시간이라고(웃음). 그런데 얼마나 중심성이 유지될지, 방향성이 유지될지는 봐야 할 것 같아요.
데이터 시각화로 알아보는 ‘서울시’
“해당 기사에 사용된 데이터 시각화는 뉴스젤리의 시각화 솔루션 DAISY를 이용하여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