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13일 지방 선거가 개최된다. 선거 시즌이 다가오면 ‘종이, 목재업’의 평균 주가 수익률이 오름세를 보이는 것처럼 ‘선거 특수’를 누리는 제지 업계와 인쇄소가 있다.
이번 선거는 지역구에 따라 최대 8명의 후보를 선출해야 하는 만큼 지난 대선에 비해 더 많은 선거 용지가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투표용지 무게를 최대 900t, 종이 수로는 3억 장으로 추산했다. 여기에 벽보, 리플릿, 명함 등 선거 관련 용지를 더하면 1만 8500t, 금액으로 환산하면 160억 원에서 최대 185억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 많은 종이는 어디에서 왔을까. 이 종이는 어디서 만드는 걸까. 투표용지 업계의 라이벌전부터 투표용지에 숨겨진 과학, 인쇄소의 동정까지 살펴봤다.
제지 업계 영원한 라이벌전, 한솔제지 vs. 무림
여기에서도 만났다. 이제까지 여느 투표처럼 이번에도 투표용지는 국내 제지 업계의 TOP 2인 한솔제지와 무림이 맡아 제작한다. 한솔제지는 국내 제지 업계 1위로 1965년 삼성그룹의 고(故) 이병철 회장이 인수한 새한제지를 전신으로 한다. 인쇄용지와 특수지, 감열지 등에 특화돼 있다.
무림은 한솔제지에 이은 업계 2위 기업으로 1956년 설립한 청구제지가 모태가 됐다. 그중 선거 용지를 담당하게 된 무림SP는 디지털지와 라벨지 등 특수 시장에 집중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투표용지 경쟁에서 두 기업은 각각 친환경을 특장점으로 내세우는 것도 비슷하다. 한솔제지가 최소 30% 이상 재생 용지를 섞어 만들었다는 점을 강조하면, 무림은 ‘네오스타 아트’, ‘네오스타 스노우 화이트’ 등 선거에 특화된 친환경 아트지를 부각한다.
이들이 업체 선정 이후에도 열띤 경쟁을 펼치는 이유가 있다. 투표용지 업체로 선정된다고 해서 끝이 아니기 때문. 선거용지는 전국 인쇄소가 선관위의 입찰에 참여, 물량을 따낸 뒤 용지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정해진다. 따라서 인쇄소의 선택을 어느 쪽이 더 많이 받느냐에 따라 진정한 승부가 결정된다.
투표용지의 기본
투표용지는 일반 종이와는 완전히 다르다. 이 모든 요소는 무효표 방지를 위해서다. 한솔제지와 무림의 두 제품 역시 이러한 품질을 갖췄다.
- 잉크 번짐이 없어야 한다.
- 정전기로 인한 기계 오작동을 줄여야 한다.
- 이물질 없이 깨끗해야 한다.
- 일정 수준 이상의 내구성과 강도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디지털 시대의 선거 홍보물
투표용지의 주인 만큼 ‘선거 특수’를 누구보다 기다리는 건 전국 인쇄소와 현수막 업체들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열기가 이전만 못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허용되는 홍보물이 제한돼 제작하는 것이 한정될 수밖에 없다는 것.
또한 웹이나 SNS를 통한 홍보가 활발해지면서 선거 사무소 내에서도 종이 선거 홍보물 니즈가 줄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2012년 총선 때부터 SNS 선거 운동이 가능해지면서 나타난 결과다. 선거 관련 용지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문: 산업정보포털 i-DB / 필자: 정은주([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