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주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자존감 보호의 방법을 전달해드리고자 합니다. 이 이야기는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 칭찬을 바라보는 이중적 태도에서 다루었던 ‘이중적 태도’로부터 시작합니다.
앞의 글을 요약하면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칭찬에 관해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는데, 자신에 대해서는 가혹하고 높은 기준이 있어 칭찬을 거의 하지 않고 남에 대해서는 관대한 기준을 가지고 사소한 부분도 칭찬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이중적인 태도가 발생하는 이유는 상대의 가치는 높게 평가하며 소중하게 생각하고, 상대적으로 나의 가치는 평가절하하고 소중하게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지 못하는 이유는 각자 다 다르지만 어렸을 적의 부모님의 양육 태도, 과거에 겪었던 몇 가지 (부정적) 주요한 사건, 현재 겪는 사람과 상황적 요인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뿌리 깊게 그리고 오랫동안 자신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라면 필수적으로 이 요인을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다만 오늘은 깊은 수준까지 이야기하지는 않을 것이고, 일상생활에서 나의 자존감을 보호하는 방법에 집중하겠습니다.
1. 당신은 소중한 친구에게 무슨 말을 해주는가?
제가 상담할 때 주로 쓰는 방법은 위에서 말한 이중적 태도를 인지시키고 모순을 깨닫게 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예시를 보시죠.
멘탈경험디자이너: 그 일을 잘 해내지 못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내담자: 스스로가 부족한 사람처럼 보이고, 왜 이것밖에 하지 못했나 하는 자괴감도 들어요.
멘탈경험디자이너: 그 일을 잘 해내지 못해서 괴로워하는 나에게 또다시 상처 주는 말을 하는 거네요?
내담자: 네… 그런 것 같아요.
멘탈경험디자이너: 그렇다면 그 문제를 나의 소중한 친구가 겪는다고 해 봅시다. 같은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힘들어서 내담자분을 찾아왔다고 해보죠. 그 소중한 친구에게 무슨 말을 해주고 싶나요? 혹시 똑같이 말해주실 건가요? “네가 이 일을 하지 못하다니, 넌 부족한 사람이구나” “넌 왜 그것밖에 하지 못했니”라고요?
내담자: 아니요! 그렇게 하지 않을 거예요. 네가 그 일을 하지 못해도 괜찮다고… 네가 한 것도 열심히 한 거라고… 할 거예요.
멘탈경험디자이너: 그 말을 왜 나에게 해주진 못할까요? 친구에게 하는 그 말이 아무런 소용도 없고 필요도 없는데 하시는 건 아닐 텐데 말이죠. 이제라도 나에게 소중한 친구에게 해주는 말들을 해주어야 합니다.
때때로 소중한 친구라면서도 가혹한 말을 해주는 분도 계시긴 했습니다. 저런 위로는 도움이 안 되니, 객관적으로 말을 해줘야 한다고 말이죠. 그러나 저 상황에서 친구에게 객관적인 말을 가혹하게 해줘도 도움이 되는 경우는 일부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그 말이 소중한 친구가 원한 답도 아니었을 것이고요.
친구가 자신의 힘든 이야기를 꺼낸 것은 공감을 받고 싶어서고, 위로와 응원을 통해 현재의 감정을 추스르고 힘을 얻기 위해서이지, 문제의 잘잘못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아닙니다.
2. 자존감이 낮아질 때 나에게 해줄 말을 찾는 간단한 방법
자존감이 낮아질 때 나에게 해줄 말을 찾는 법은 간단합니다.
나의 소중한 친구에게 지금 내가 겪는 일이 생긴다면 나는 무슨 말과 행동을 할까?
를 떠올리는 것입니다.
여기 자기의 능력을 불신하는 내 친구가 있습니다. 늘 뭔가를 해도 만족하지 못하고, 스스로를 부족하다고 여기지요. 그런데 객관적으로 그 친구를 보면 아이러니합니다. 능력이 어느 정도 있기에 사람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실제로 몇 가지 성과를 이룬 것도 직접 보았지요.
그 친구가 나에게 와서 자신이 준비하던 것이 잘 풀리지 않았고 자괴감이 든다고 합니다. 그때 나는 무슨 이야기를 해주고 싶을까요? 소중한 친구가 내게 괴로움을 토로하면 일단 그 마음에 공감해주고 싶을 것 같습니다.
네가 열심히 준비하던 게 잘 풀리지 않아서 많이 실망했겠다. 허무하기도 하고, 열심히 노력했을 텐데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아쉽겠다.
공감한 뒤에 이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너무 자책하지 않아도 돼. 너는 지금까지 많은 사람에게 인정도 받았고, 성과도 이루었어! 이번 일을 잘 못 했다고 해서 그 평가가 사라지지는 않을 거야. 이번 경험을 계기로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자.
아마 여러분도 저와 비슷한 말을 해주시리라 생각합니다. 그 친구가 이 일로 너무 상심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여러 근거를 알려주고 싶을 것입니다. 그렇게 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그 친구가 슬픔에서 벗어나 행복해졌으면 하기 때문이지요. 여러분 중 일부는 저 친구처럼 자신의 능력을 불신하고 만족하지 못하는 분도 계시리라 봅니다. 이제 저 말을 나에게 건네주시기 바랍니다.
많은 사람이 자기 자신을 스스로 위로하거나 조언을 건넬 수 있다는 사실을 자체를 모릅니다. 알아도 도움이 안 될 거라는 생각 때문에 하지 않기도 하죠. 그래서 늘 남의 인정, 남의 평가, 위로를 찾아 헤맵니다. 그러나 그 문제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나’입니다. 내게 가장 필요한 말을 떠올릴 사람도 바로 ‘나’죠. 가장 먼저 사려 깊은 말을 해줘야 할 대상도 ‘나’입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나도 행복해지길 바라잖아요?
3. 말에 들어가야 할 두 가지 핵심 요소
자존감을 보호하고 높이기 위한 말은 다음의 두 가지 요소가 들어가야 합니다.
- 감정을 이해해줄 것: 우는 아이에게 문제 해결 방법을 알려준다고 해서 아이가 울음을 그치고 문제 해결하러 곧바로 떠나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그 아이를 달래주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봐 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의 귀가 열리고 마음이 열립니다. 성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는 눈물로 그 감정을 확실히 표현하지만 어른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죠. 그렇다고 감정이 없는 동물은 아니며 아이와 똑같은 감정의 메커니즘을 가집니다. 감정을 해소하지 못하면 방향은 보이지 않습니다.
- 방향 제시: 공감이 제일 중요하고, 다음으로는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해주어야 합니다. 위 예시에서는 지금까지 이룬 여러 성과를 근거로 현재의 사건 때문에 자신을 평가 절하하지 말 것, 이번 경험을 실패로 프레이밍하지 말고 발전할 부분을 찾으라는 구체적인 행동도 제시하죠. 공감과 위로의 말로 귀를 열게 한 후에는 이 문제를 해결할, 혹은 문제를 다르게 볼 구체적인 행동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이 두 가지가 포함된 말을 소중한 나에게도 해주세요. 자존감이 높다는 것은 이렇게 힘들고 어려울 때 나를 소중하게 여기고 소중한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을 해주는 것입니다. 내 마음속의 슬픔을 스스로 위로해주고, 조언을 받아들여 삶을 변화시키는 과정이 자존감을 높이는 행위입니다. 센스 있는 분이라면 즐겁고 행복한 일에도 나에게 어떤 말을 해줄지 아시겠지요?
요약
- 우리는 우리의 소중한 친구에게 공감과 위로의 말을 건넨다.
- 나에게 무슨 말이 필요한지 궁금하다면, 이 일을 소중한 친구가 겪는다고 생각해보자.
- 이 말에는 공감과 위로가 선행되어야 하고 그다음에 방향 제시가 있어야 한다.
- 즐겁고 행복할 때도 소중한 친구에게 하듯이 나에게 말을 건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