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자연과학에 대한 것을 국가발전 혹은 경제발전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자연과학의 발전은 경제발전의 원인이라기보다는 결과에 가깝다고나 할까. (기술과 결부돼서 이야기되곤 하고, 현대사회에서 과학과 기술의 경계를 무 자르듯 나누기 힘든 면이 있긴 하지만, 과학 != 기술)
즉, 국가가 융성하고 경제가 발전한 그 부수적인 요인으로 자연과학이 발전하는 것이지 그 역의 효과는 생각만큼 크지 않다.
경제대국은 과학대국이 아니다
예를 들자면, 천조국의 위엄 어쩌구하여 현대 자연과학의 명실상부한 종주국인 미쿡의 경우에도 세계적인 경제대국으로 대두한 것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이지만, 과학의 종주국이 된 것은 2차 대전이 끝난 한참 이후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 주된 요인으로는…
1. 히틀러의 유대인 탄압에 의한 유대인 과학자 미쿡 러시크리
2. 2차대전 이후의 과학연구에 대한 쇼우미더머니.
그 이전의 미쿡의 이미지는 잘 봐줘야 지금의 듕국 정도? 어디까지나 과학의 종주국은 유럽,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독일이었다. 미쿡은 ‘돈만 많은 서양짱깨ㅋ’ 정도의 인식이었다.
지금이야 전 세계에서 학위를 따고 나서 박사 후 연수과정 (Post-Doc 닭집차리기위한포닭) 을 미쿡으로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허나 1950년, 심지어 1960년대 말까지만 해도 꼭 그렇지는 않았다. DNA의 짐 왓쓴도 인디애나 대학에서 23세(!)에 학위를 딴 이후에 영국으로 포닭닥을 하면서 거기서 박사과정 학생이었는 크릭과 의기투합하여 DNA 모델을 만든 것을 봐도, 그 당시에는 일단 미쿡에서 학위를 땄으면 유럽에서 포닥경력을 쌓아서 학력세탁(?)을 해야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 1960년대 말까지 이런 풍조는 이어져서 최근에 리보솜 관련해서 노벨상을 득템하신 Tom Steitz라든가 RNA Polymerase 구조로 노벨상을 탄 은 페이크고 사실은 아빠빽 Roger Konberg 등도 하나같이 영국 캠브리지의 MRC-LMB에 포닥을 간 것을 자신의 과학적 커리어의 발판으로 삼고 있었다.
이런 것은 단지 하나의 예에 불과하지만 미쿡의 경우에도 과학의 발전이 경제발전을 이룩했다기보다는 오히려 과학의 발전은 경제 발전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 정도라는 게 내 이야기이다. 즉 ‘잘 먹고 잘살기 위해서 과학에 투자한다’ 가 아니라 ‘우리는 과학에 투자할 만큼 잘 먹고 잘산다 이건 자랑질 훗’ 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랄까.
잉여마인드의 기초과학은 때로 로또를 터뜨린다
그렇다면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 자연과학에 대한 투자와 발전이 당장의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하지 않는다면 과학 발전에 대한 투자를 할 필요는 없겠네? 장비를 정지합니다
그러나 자연과학에 대한 투자라는 것이 경제발전에 바로 가시적인 효과를 내기는 힘들지만, 우연하게 경제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사례는 종종 존재한다.
1960년대 말에 미국 보스턴의 우즈홀 해양연구소에서 해파리가 빛을 내는 것에 심취해서 해파리 잡던 일본 출신 덕후 영감님이 실험하다가 발견한 곁다리 단백질이 지금 현재 얼마나 많은 과학연구에 쓰이고 있으며, 신약개발 등의 도구로 사용되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자.
아니면 역시 60년대 말에 ‘옐로우스톤의 80도 넘는 온천에도 미생물이 있다능’ 해서 주변의 비웃음을 사던 어떤 미생물학자 1인이 발견한 미생물 유래 DNA 합성효소가 그 이후에 얼마나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했는지도 좋은 예이다.
가장 최근의 예라면 식물에 감염되는 병원성 세균이 식물에 주입하는 단백질 1종이 엉뚱하게 지놈 엔지니어링의 주 도구로 사용 되는 것 등을 볼 수 있다.
너무 특정분야 위주로 나온 예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IT분야 종사자라면, 1960년대 미쿡이 한참 천조국 위세 쩔고 경기 좋을 때 캘리포냐 어떤 복사기회사의 연구소 연구원들이 한 잉여짓 성의 플젝이 기반이 되어 이런 물건이 나오고 이게 계속 이어져 급기야는 이런 것의 근원이 되었다거나… 아님 어떤 전화회사 연구소에 다니던 덕후 아저씨가 하라는 일은 안하고 만든 컴퓨터 언어가 컴퓨터과학 발전에 미친 영향을 생각해 보면 될 것이다.
즉, 자연과학은 이렇게 처음에 기대한 것과는 엉뚱하게 ‘로또를 맞는 것처럼’ 차후에 경제적인 가치가 생성되는 경우가 종종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자연과학의 발전 그 자체가 직접적인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되기는 힘들고 어떻게 차후에 응용될지에 대해서는 더더욱 예측하기 힘들다. 즉, 무엇이 돈되는 기술이 될지의 여부는 개발 당시에는 예측불가능한 것이 보통이다.
어떻게 보면 경제 발전을 위한 매개체로써 기초과학에 투자하는 것은 그닥 현명한 방법은 아니다. 즉 기초과학 투자는 집 장만하고 평수를 늘리기 위한 20~30대의 재태크로 보기에는 너무나 시간이 오래 걸리고, 돌아오는 것이 확실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자연과학은 국민연금?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를 굳이 ‘재테크’에 비유하고 싶다면 기초과학은 ‘국민연금’과 비슷한 위치에 있는 것이 아닐까? 즉, 지금 내가 낸 국민연금을 수혜받는 것은 먼 미래가 될 수 있다. (고갈 크리는 일단 생각하지 말도록 하자 ㅋ)
그렇지만 이렇게 불입한 ‘연금’ 은 ‘노령기’에 최소한의 삶의 질을 보장하는 재원으로써 쓰일 수 있다. 가령 국가로써의 발전단계에 있어서 이미 노인의 위치에 있다고 보이는 유럽 국가(대표적인 예로 영국)들이 급격한 성장은 하지 못하지만, 아직도 그렇게 쉽게 몰락하지는 않는 이유 중의 하나라면 그동안 ‘불입’ 해둔 국민연금 격인 과학기술의 과실을 까먹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풋. 영국이 무신 과학기술여? ㅋㅋ” 하실지 모르겠지만 한가지 예를 들자면, Illumina사는 요즘 시끄러운 유전체 해독 플랫폼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영국에서 개발된 기술이며, 그 전 세대의 원조였던 Sanger Sequencing 역시 영국 기술이다. 만약 Oxford Nanopore의 나노포어 시퀀싱이 선전만큼의 성능을 보여준다면 영국은 3세대를 걸쳐서 DNA 시퀀싱 기술의 원조가 되는 셈이다.
뭐 국민연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자식을 위한 장기적금, 아니면 손자라도 좋다. 즉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는 자신 세대가 잘 먹고 잘살자고 하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 따라서 당연히 장기적인 안목이 요구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손자의 대학등록금 혹은 결혼자금으로 쓰일 돈이라고 생각한다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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