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XX 친구 ○○인데요. 집에 XX 있나요?
집 전화 예절이 그 사람의 가정교육을 판단하는 척도였던 때가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깝깝하지만 당시에는 집 전화를 돌려 쓰는 것에 대해 아무도 불편을 호소하지 않았다. 달리 대안이 없으니 불편하지도 않았던 것.
그 후 거실 전화기 옆에 컴퓨터가 놓이던 때가 있었다. 콤퓨타만 사주면 공부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아들의 말에 속아 넘어간 아버지는 거금을 들여 아들래미 방에 콤퓨타를 고이 모신다. 하지만 아뿔싸 밤마다 헐벗은 여인네들이 등장하는 것을 보고 경악한 아버지는 냉큼 이 요망한 물건을 거실로 옮긴다.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처음에는 망측해 보이기만 하던 배불뚝이 CRT 모니터와 자주 눈이 마주치고 눈인사가 어느덧 자연스러워지자 어르신들은 수첩에 작동법을 하나씩 적기 시작한다. 그 후 인터넷 맞고와 고스톱은 정보화 시대에 머뭇거리던 기성세대들을 디지털의 신세계로 첨벙 뛰어들게 만든다. ‘퍼스날 컴퓨터(Personal Computer)’라고 쓰고 ‘우리 집 컴퓨터’로 읽는 본격 디지털 라이프가 개막했다.
언제 그랬냐 싶지만 세상은 꽤 빠른 속도로 우리의 삶을 바꿔왔다. 새 정부 출범 이후부터 연초까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자율주행 자동차, 사물인터넷(IoT) 등 새로운 기술 이야기는 연일 신문지를 가득 메웠고 서점가에는 4차산업혁명 관련 책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왔다. 하루아침에 세상이 바뀌고 이러한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면 시류에 도태되어 제2의 코닥처럼 언제 망할지 모른다는 긴장감마저 산업계에 돌기 시작했다.
여기에 때마침 분 가상화폐 열풍은 ‘한국은행이 아닌 일반 사기업이 돈을 찍어낸다’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어느덧 농담이 아닌 현실로 자리매김하는 눈치다. 당장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매우 빠르고 사회 전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는 움직임 탓에 AI가 인간을 해치지는 않을까, 로봇이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아가지는 않을까 사람들의 막연한 ‘두려움’도 커지는 듯하다.
혹자는 실체가 모호한 “4차 산업혁명”이란 용어를 한국에서만 사용한다고 폄하하기도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정부는 상당한 액수의 R&D 예산과 정부 기구를 편성해 4차산업 관련 기술개발을 독려하는 상황이다. 소달구지 시대에서 증기기관차 시대로 넘어가는 정도의 획기적 변화가 생겼을 때나 쓰는 표현이 산업혁명인 거 같은데, 지금 개발되는 기술이 감히 “혁명”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의 변화인지 의아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IT 스타트업을 몇 년째 해오며 기술의 변화를 꽤 실감 나는 자리에서 보는 필자로서는 현재 논의되는 기술의 변화가 앞으로 우리 생활을 구석구석 크게 변화시킬 것이란 점에 대해 의심의 여지가 없다. 특히 필자는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부동산쟁이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이러한 기술 변화가 결국 부동산 월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민을 많이 한다.
기술의 발전은 필연적으로 사람들의 생활을 바꿀 것이고 그로 인해 산업과 사회가 바뀌면 결국 집, 사무실, 공장, 가게에는 큰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화폐로 떼돈을 벌고 주식으로 큰돈을 번 사람들, 일약 스타 반열에 오른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들의 상당수가 종국에는 부동산으로 몰리는 것처럼 부동산은 사회의 유·무형적 가치 창출이 최종적으로 과실을 맺는 단계에 걸쳐 있기도 하다.
일반 기업 주머니가 두둑해지면 그 돈의 상당액은 흘러 흘러 가계로 흘러가고 그 돈이 다시 부동산으로 모인다. 부동산 시장의 변화는 많은 사람의 이해관계와 밀접히 맞물려 있고 많은 사람의 관심이 집중되곤 한다. 하지만 사람들의 관심 대비 관련 내용이 정리된 게 많지 않다 보니 작년 여름부터 ‘4차 산업혁명과 부동산 시장의 변화’에 대해 국내외 세미나나 기업체에 불려가 강연했다.
그때 내용을 중심으로 몇 차례에 나눠 당시 자료들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몇 달 전부터 끄적거린 글이라 벌써 구식이 된 것들도 있지만 서울 부동산 포럼, ULI 같이 국내외에서 권위 있는 기관, 국내 최대 회계법인, top 로펌 등에서 나름 괜찮은 평가를 받았던 내용이기도 하고, 많은 고수님의 참여와 건전한 의견교환을 통해 더 보완되고 서로 윈윈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산업혁명
일단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 또는 그 실체가 무엇이냐 알아보기 위해 친절한 위키피디아 내용을 그대로 갖고 와 간단히 복습하며 1~4차 산업혁명을 간략하게 살펴보자.
1차 산업혁명 (18~19세기, 유럽)
증기기관차의 발명과 방직기의 사용으로 산업화가 시작되었고 시골에서 농사짓던 사람들이 도시로 몰려들었다. 갑작스런 도시화의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2차 산업혁명 (1870~1914, 1차 세계대전 직전)
기존 섬유산업의 성장은 이어지고 철과 전기를 사용한 대량생산이 새로운 산업을 낳는다. 전화, 전등, 축음기, 그리고 내연기관이 발명되면서 정보가 저장, 전달, 분배되기 시작하고 교통통신의 발전으로 도시와 도시, 국가와 국가가 연결되고 본격적인 교류가 시작된다.
3차 산업혁명(디지털 혁명)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변화로 아날로그 전자장비와 기계장치가 점차 디지털 기술로 변화하는 시기다. 개인용 컴퓨터(PC), 인터넷, 그리고 IT기술이 어우러져 온라인 세계가 만들어진다. 부가가치의 축이 기존의 기계, 설비, 화학, 중공업 제조에서 온·오프라인 서비스, 3차 산업으로 이동한다. 전 세계가 온라인으로 연결되어 하나가 되고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서 인류는 더욱 자유로워진다.
4차 산업혁명(Industry 4.0)
디지털 혁명을 기반으로 새로운 기술들이 사회 전반의 기술들과 서로 결합하기 시작한다. 로봇, 인공지능, 나노기술, 양자컴퓨팅, 바이오기술, IoT, 3D 프린팅, 자율주행 자동차 등이 흔히들 거론되는 대표적인 분야다.
4차 산업혁명이란 단어를 만든 다보스포럼의 클라우스 슈밥 교수는 ‘4차 혁명은 기존 3번에 걸친 산업혁명의 연장선이 아닌 근본적으로 다른 변화’라고 설명한다. 기술의 진보뿐 아니라 폭발적인 양적 팽창으로 수십억의 사람들이 온라인을 통해 연결되고, 자원관리 및 비즈니스의 효율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즉 새로운 기술이 기존의 기술을 대체할 뿐 아니라 기존 산업과 기술이 종횡 간에 융합된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현재 진행되는 전방위적인 사회적 흐름과 변화이지 어느 날 갑자기 땡 시작된 혁명은 아니다. 어디까지가 3차 혁명이고 어디서부터가 4차인지 그 구분은 모르겠지만, 바람이 어디로 부는지 정도로 먼저 살펴보면 좋겠다. 필자는 IT 전문가가 아니어서 내용이 빈약하거나 잘못된 내용이 있을 수 있으니 양해 부탁드리고 답글 부탁드린다.
인터넷 혁명
필자가 처음 인터넷을 접한 것은 1996~1997년 천리안과 하이텔 전화 접속을 통해서다. 이 새로운 기술의 출현으로 인류는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세상을 맞이했다. 철도가 세상을 뒤집고 TV가 세상을 바꿔놓은 것 이상으로 인터넷이 세상을 바꿀 것이란 것은 당시에도 누구나 알 수 있었다.
돈 냄새를 맡은 투자자들은 대번에 인터넷 회사에 달려가 투자했다. 닷컴버블이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20대의 젊은 개발자들도 사업계획서 하나만으로 수십, 수백억 원 투자를 유치한 뒤 투자금을 흥청망청 탕진해버려 문제가 됐다. 한국에서도 넘쳐나는 투자금으로 테헤란로의 밤거리는 유흥의 네온사인 불빛으로 흥건했다. 당시 경험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회사 이름에 ‘넷’이나 ‘컴’이라는 단어만 갖다 붙여도 수십억 투자가 몰려왔다고 한다.
닷컴 신화는 이내 맥없이 무너졌다. 듣보잡 신생 회사들은 말할 것 없고 야후, 알타비스타 등 당시 주요 인터넷 기업조차도 돈만 잡아먹고 실적은 보잘 것 없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는 걸 알아챈 투자자들은 하나씩 인터넷 사업에서 손을 떼기 시작했다. IT 시대의 워런 버핏에 비견되는 손정의 씨도 당시에 소프트뱅크 주식이 100분의 1로 떨어지며 파산 직전까지 내몰리는 아주 힘든 시간을 보낼 정도였으니.
인터넷 사업은 돈이 안 된다는 생각을 뒤집은 것은 검색엔진의 후발주자로 98년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가 설립한 ‘구글’이었다. 구글은 2000년 AdWords라는 검색 광고를 시작하면서 2003년부터 연간 1조 원이 넘는 괄목할만한 수익을 벌어들이며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 이듬해에는 3조가 넘는 수익을 벌어 IT 사업이 실제로는 노다지라는 것을 증명했고, 그 후 성공적인 온라인 서비스 기업들이 대거 쏟아져 나오며 IT”기술”을 접목한 사업들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인정받기 시작한다.
이를 통해 살펴볼 수 있는 것은 새로운 기술이 일반에 소개된 이후 상업성을 확보(fully commercialized)하는 데까지 6~7년이 걸린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러한 과정이 지나고 나서야 ‘아 그게 인터넷 혁명이었구나’ 깨닫는다. 앞으로 넘어져도 돈을 벌고 뒤로 넘어져도 돈을 버는 구글의 비즈니스를 보고 개탄하는 동안, 구글은 순식간에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기업(2017년 시가총액 기준)으로 성장했다.
구글은 200개가 넘는 기업들을 인수합병했다. 자율주행차부터 헬스케어까지 한국 재벌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도 비교도 안 될 만큼 뜬금없는 사업이 너무 많다 보니 회사 이름을 아예 알파벳으로 바꿔 사업영역마다 A부터 Z까지 이름을 붙여 24색 색연필 수집하듯 사업 방향을 가다듬는 중이다.
모바일 혁명
그런데 20여 년 후 이와 비슷한 중량감의, 아니 어쩌면 더 폭발적인 변화가 진행된다. 모바일 혁명이다. 이러한 폭탄의 뇌관 역할을 했던 사건을 꼽으라면… 애플의 아이폰이 아닐까. 아이폰은 우리 손에 들려져 있던 100g짜리 전자기기의 본질을 한 번에 뒤엎었다. 마치 농경이 시작되며 신석기 시대가 열린 것과 같은 사회문화의 변화가 생긴다.
스마트폰이 전 세계인의 손에 하나씩 들리면서 나타난 가장 큰 변화 중의 하나는 더 이상 감질나게 왔다 갔다 컴퓨터 앞에 앉을 때만 잠깐 온라인에 접속하는 것이 아니라 잘 때든 화장실 갈 때든 언제든 24시간 내내 온라인에 접속한다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은 컴퓨터의 핵심 기능을 개인화 기기로 옮겨왔고 우리의 더듬이를 온라인에 철썩 갖다 붙여 버렸다. 더 이상 우리 집 컴퓨터가 아닌 “내” 컴퓨터, “내” 단말기의 시대가 열리면서 매번 로그인할 필요도 없이 그때그때 원하는 정보를 바로바로 얻고, 손가락만 까딱하면 온라인의 모든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
음식 사진을 디카로 찍어 집에 가서 USB 케이블로 컴퓨터에 다운을 받아 파일 이름을 붙이고, 적당히 뽀샵질을 해서 싸이월드에 올리던 시대는 사요나라. 바로 찍어 손가락만 몇 번 비비면 인스타그램을 통해 친구들이 몰려와 하트를 뿅뿅 날려주는 시대가 열렸다. ‘좋아요’와 댓글이 실시간으로 달리는 SNS에는 사진과 콘텐츠가 끊임없이 업로드되고 우리 손에서 스마트폰은 잠시도 떨어지지 않는다.
모바일 세상이 열리면서 사람들은 훨씬 자주 온라인에 접속했고,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처럼 모바일을 통해 할 수 있는 일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눈을 뜨면 자연스레 제일 먼저 스마트폰부터 찾고 어디서든 거북목을 하고 손가락을 까딱하기 시작한다. 핸드폰 배터리 닳는 게 산소탱크의 산소 줄어드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많다. 실제로 온라인에서 차단된 우리는 과연 몇 분이나 견딜 수 있을지 궁금할 정도다.
그뿐 아니라 건당 몇십 원씩 내는 문자 메시지의 허용 문자 수에 맞춰 메시지를 함축해 하나의 단문 메시지에 하고 싶은 말을 모두 집어넣는 지혜를 짜내던 인류는 갑작스레 글자 수에서 해방되었고 그 비싸던 국제 전화도 공짜가 되어버렸다. 어느덧 통신의 과금 단위는 ‘분(minute)’이 아니라 ‘바이트(byte)’가 되었고 더이상 정보는 음성이 아닌 디지털로 생산-전달-소비되기 시작했다.
온라인의 무한 자유가 퍼져가면서 기존의 오프라인에 묶여 있던 사업들도 하나씩 족쇄를 풀었다. 오프라인 투 온라인(Offline to Online, O2O)은 기존 오프라인의 거대한 산업이 온라인의 영역으로 넘어오는 것을 의미한다. O2O 사업은 이미 형성되어 있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오프라인 시장에 빨대를 꽂아 알맹이만 쏙 뽑아 먹는 발칙함을 드러냈다.
귀에 따갑게 들은 대표적 사례겠지만 우버는 순식간에 전 세계 200개 국가들의 택시 산업을 뒤집어엎을 무시무시한 존재로 몸값이 수십조 원으로 치솟았다. 호텔을 직접 짓지 않고 가정집을 빌려주는 에어비앤비는 힐튼호텔 그룹의 몸값보다 더 비싸졌다. 아무리 그래도 객실 하나 없는 회사가 이런 평가를 받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
포춘 지에 따르면 에어비앤비는 작년에 1,000억 이익을 냈고 올해에는 5000억, 2020년에는 3조 이상 수익을 낼 것이라 평가받는다. 기술이 소개되고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상업화에 성공하기까지 6~7년이 걸린다는 가설이 맞다면 아이폰이 나온 이후 모바일 비즈니스가 상업성을 갖춰가는 시점은 2013~2014년, 이들 회사가 돈을 벌기 시작한 시점과 얼추 맞아 떨어진다. 우버는 1년 적자가 3조씩 나지만 이는 수익성이 없어서라기보다는 초기 투자를 너무 많이 하는 것이라고 봐야 할 듯.
앞으로의 변화 방향
집채만 한 애니악(초기 컴퓨터)을 최신의 기술로 책상 위에 놓을 만큼 작게 만든 하이테크의 산물 콤퓨타는 286, 486, 펜티엄을 거쳐 오늘날의 PC로 진화했다. 전원과 랜선에 묶인 컴퓨터는 묵직한 모니터만큼이나 늘 책상 한자리를 차지하던 붙박이 같은 존재였다. 노트북이 나오면서 많이 가벼워지고 저렴해졌지만 갖고 다닐 ‘수’ 있는 물건과 갖고 다니’는’ 물건은 엄연히 다른 것.
죽고 사는 중대한 일을 다루는 사람 아닌 다음에야 굳이 그걸 들고 다니는 데는 시간이 꽤 걸렸다. 밤에 술 먹다가 급한 업무가 생기면 사무실로 들어와야 했지만 이메일은 실시간 의사소통 수단이 아님을 나도 알고 상대방도 알았었기에 서로 불편하지 않았다. 집 전화도 불편하지 않았다.
지금은 당연하지만 미래에는 당연하지 않은 것들이 하나씩 늘어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러한 변화가 흐르는 강물처럼 한쪽으로만 흐르다 보면 세상의 변화는 시간과의 싸움일 뿐 공상과학 영화의 그 모습대로 그렇게 흘러갈 것 같다.
4차 산업혁명이 초래하는 초연결 시대, 이것저것 연결되고 데이터가 쌓이고 분석되고 예측되면 인공지능이 마치 극성 부모가 애들을 쫓아다니는 것처럼 ‘니가 원하는 건 이거지? 저거 하고 싶지? 여기 좋은 게 있으니 이렇게 해’라고 얘기해줄 텐데 지금 기준에서는 마치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처럼 소름이 돋는다. ‘인공지능이 왜 필요해? 내일은 내가 알아서 하면 되는데…’ 거부감이 팍 느껴진다.
인공지능의 무서운 점은 학습을 통해 끊임없이 진화한다는 것이고 종국에는 ‘물아일체(100% 싱크)’ ‘종심소욕불유구(!)’처럼 인공지능의 떠드는 내용들이 나의 뜻을 거스르지 않는 경지(?)에 도달해 AI의 도움이 없으면 ‘불편’해지거나 ‘불안’해질지 모른다. 지금은 내비게이션 없이 운전대를 잡는 게 겁이 나지만 그때에는 자율주행 없이 차를 타는 것 자체가 겁이 날지 모른다.
서서히 일어나는 변화는 우리를 방심하게 만들고 지속적 변화는 우리의 촉을 무뎌지게 만든다. 본격적인 상업화의 길을 걷는 4차 산업 기술들은 이제 곧 팝콘 터지듯 터져 나와 순식간에 퍼져나갈 것으로 보여진다. 위기를 기회로 삼는다면,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쓰고 보니 조금 멀리 가버리긴 했지만, 다음에는 앞으로 우리의 실질적인 행동과 삶, 문화와 공간에 영향을 미칠 기술의 변화를 몇 가지 살펴보고자 한다. To be continued.
원문: 남성태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