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사 「ㅍㅍㅅㅅ의 통장은 어째서 연초부터 적자란 말인가」에서도 밝혔듯, 부가세와 원천세에 대한 계산을 뼈저린 경험 끝에 배울 수 있었다. 근데, 그러면 뭐하나. 계산은 잘했지만 문제가 있었다.
그걸 낼 돈이 없었다.
참고로 원천세의 경우 ‘월마다 계산 납부’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20인 이하인 사업장의 경우 6개월 치를 모아서 한꺼번에 내는 것도 가능하다. 작은 기업일수록 월 고정비를 줄여야 하는 법. 우리는 원천세를 한꺼번에 내기로 결심했고, 6개월이 지난 지금은 그 결정을 후회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부가세 납부까지 같이 겹친 것이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망했습니다.
여기서 잠깐. 세금 좀 내보신 분들은 아실 것이다. 납입이 도래한 시점에 신고/계산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납부할 금액이 모자란 지 어떻게 아냐고?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로는 ㅍㅍㅅㅅ의 통장이 대학생 새내기 용돈과 비슷한 수준의 잔고를 기록한다는 점.
두 번째는 ㅍㅍㅅㅅ의 세무기장을 일반 세무사가 아니라 자비스를 통해 진행하던 덕분이다.
모든 계좌와 카드 이용내역을 자비스에서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는 동시에, 17년도 결산 작업을 12월에 미리 진행했고, 부가세, 급여계산, 원천세 신고 등 세무처리까지 원격으로 도와주는 서비스 덕분에 ㅍㅍㅅㅅ는 멸망의 통보를 남들보다 조금 더 빠르게 알 수 있었다.
물론 우리가 일하지 않은 것은 아니기에 돈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면 뭐가 문제냐고? 혹시 흑자 부도라는 말을 아시는지 모르겠다. 많은 사업자 대표들을 미치게 만든다는 증상이 우리의 재무상황을 ‘흐림’으로 만들었고, 나는 매 시간 잔고를 체크하며 희망을 확인했다.
그러던 차, 자비스 사이트에서 고객센터 메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사람들이 자주 물어보는 내용들을 잘 정리했기 때문에 전화와 같은 부담 없이 간편하게 재무에 관련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였다. 용기를 내어 항목을 찾아보았다. 그리고 거기에 빛이 있었다.
“고객님, 세금은 신용카드로도 납부가 가능해요!”
실제로 월 매출의 몇 배가 되는 해당하는 미수 금액이 있었기에 신용카드로 일단 세금을 납부하고, 미수액을 부지런히 받아내면 충분히 소화가 가능하다는 것이 자비스의 현명한 판단이었다. 덕분에 멸망의 1월을 벗어났고, 미수금도 곧 수금이 되었고, 무려 카드 선결재라는 호화로운 방법으로 빚을 벗어났다는 훈훈한 이야기!
우리는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문제는 단순했다. 우리의 재무 상황을 똑바로 기록하지 못했고, 그 결과의 추세를 읽고 예측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것의 해결을 위해 업무 개선 워크샵과 같은 진부한 방식을 동원할 수도 있지만, ㅍㅍㅅㅅ는 스타트업 정신에 입각하여 즉시 할 수 있는 것부터 실행하기로 했다.
바로 부지런해지는 것이다. 세금계산서의 정보를 계속 업데이트하면서 매출과 매입을 기록하고, 쓴 돈은 데일리로 체크하며, 써야 할 돈은 미리 예상한다.
뭔 회사가 이런 기본적인 부분도 하지 않았냐고? 너무 옳은 말이지만, 부족한 인력 속에 일 쳐내기 바쁜 상황에서 당장 급하지 않은 것은 뒷전이 되기 마련이다. 특히 재무와 관련된 부분은 정말로 현실적인 위기가 오기 전까지 의외로 눈치채기 둔감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구분하는 가장 결정적인 부분이 재무와 같은 지원 업무의 유무인 것이다. 법인 이름만은 ㈜대기업인 ㅍㅍㅅㅅ는 이러한 문제를 대기업적인 수준으로 해결하기 위해 최대한 자동화 시키는 동시에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한다.
세금 역시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원천세는 6개월 납에서 월납으로 변경하고, 부가세도 바로바로 신고/제출 시기에 앞서 계산하고 있다. 있는데…
법인세 납부일 4/2, 부가세 신고·납부일 4/25. 또 다시 위기가 찾아온다…
추신
자비스 광고가 끝나갑니다. 광고주를 찾습니다. 새벽 4시에 전화하셔도 오후 4시와 같은 목소리로 받겠습니다. 살려만 주시면 충성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