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만병의 근원이다.
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사람들은 모두 회사에 들어가려 애쓰지만, 정작 들어간 이후에는 온갖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당장 그만두고 싶어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빠집니다. 그래서 좀 더 좋은 회사를 찾아보지만, 찾을 수 없습니다. 왜?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많은 리더들이 그런 류의 회사를 만들고 싶어도 만들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세상에 ‘좋은 회사’는 없습니다. 안타깝게도 나쁜 회사와 더 나쁜 회사만 있습니다. 오늘은 바로 좋은 회사(조금 좋은 회사ㆍ아주 조금 좋은 회사) vs 나쁜 회사 그리고 더 나쁜 회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세상에 좋은 회사는 없다
- 주변에서 ‘좋은 회사’라고 불리는 회사에 다니는 사람을 보거나 만난 적이 있습니까?
- 있다면 그들의 기준에서 ‘좋은 회사’란 어떤 회사이고, 그들도 그렇게 느끼고 생각하고 있습니까?
-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과 같은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할까요?
- ‘좋은 회사’에 다니거나, 혹은 다닌다고 생각하신 적이 있으십니까?
- 만약 없다면, 왜 없다고 생각하나요? 혹은 있었다면 왜 지금은 아닌가요?
위 다섯 가지 질문에 스스로가 긍정적 답변이 가능하다면 지금 이 글을 읽을 필요가 없다. 나름 만족스러운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며, 당장 회사를 그만둘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른바 ‘천생연분’을 운 좋게 만난 것과 같다.
굳이 더 좋은 배우자(회사)를 찾는 노력을 할 이유가 당장은 없다. 오히려 좋은 회사를 만든 리더에게 감사하고,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 앞으로 더 큰 일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노력이 우선이다.
…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기쁠까.
안타깝게도 우리에게 (절대적 의미의) 좋은 회사는 없다. 자신의 목표, 성향, 성격, 능력, 지향점 등 모든 구석이 마음에 드는 회사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찾는다. 더 좋은 회사가 나타나리라고 생각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내 포기한다. 하나둘씩 조건을 줄여가고, 남는 것은 당장 눈에 보이는 연봉과 복리후생, 회사의 네임벨류, 크기 등뿐이다. 이른바 겉모습에 집중한다. 그래서 속는다.
우리의 오해는 Good Company의 ‘Good’으로부터 시작한다. 각자 생각하는 Good의 가치 차이 때문에, 결국 좋은 회사는 언제나 상대적으로만 존재한다. 그래서 찾는다고 해도, 막상 직접 경험하면 기대 수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마치 외모만 보고 연애를 시작했다가 낭패를 겪는 경우와 비슷하다. 아무리 높은 연봉을 받는 직장이라도, 자신의 직장에 불만이 없는 직장인은 없다.
반면에 나쁜 회사 또는 더 나쁜 회사는 대중적 기준(눈에 보이는 연봉 등 / 눈에 보이지 카더라식의 조직문화 등)으로 판단한다. 결국, Good vs Bad를 구분 하는 데 있어 일반화된 기준이 눈에 보이는 조건도 보이지 않는 조건도 없다. ‘절대적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세상에 존재하는 (절대적 의미의) 좋은 기업은 없다. 그게 현실이다.
나쁜 회사 vs 더 나쁜 회사 = 도긴개긴이다
나쁜 회사, 더 나쁜 회사를 구분하기 위한 ‘눈에 잘 띄는 지표’ 간의 단순 비교는 의미 없다. 어느 회사가 더 많은 연봉과 복지를 제공해주는가는 놓칠 수 없는 부분이지만, 그것이 회사 생활에 있어 전부는 아니다. 오히려 연차가 쌓일수록 금전적인 중요성보다는 다른 가치들의 중요도가 상승한다. 예를 들어, 조직 내 존재감, 오래도록 일할 수 있는 환경과 분위기, 일을 통해 삶의 의미 또는 행복을 찾을 수 있는가 등의 여부가 중요하게 된다.
위 표를 보면, ‘남·여 연령별 이직 사유’에서도 연봉은 가장 높은 순위가 아니다. 전체에 있어서는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는 다른 요건들과 함께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하는 만큼이라도 받을 수 있는 비즈니스적 성과, 맡은 일의 가치 향상에 대한 유의미한 연관성이 타 조건에 비해 중요하게 느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명확한 비전과 방향 제시, 그에 합당한 연봉 책정과 적절한 보상이 합리적 또는 업계 평균 이상의 수준이라면 회사에 오래 남아있을 이유가 된다.
반대로, 단순 연봉 때문이라면, 이직에 큰 문제가 없다. 돈을 많이 주는 곳으로 옮기면 그만이다. 하지만 그런데도 쉽게 옮기지 못한다. 왜? 진짜 문제는 조직의 비전과 개인 비전의 충돌, 적성 및 재능과 직무와의 높은 부적합도, 동료와의 마찰 등이기 때문이다. 현 조직에서 겪는 문제가 다른 조직에 가면 해결된다는 보장을 누구도 할 수 없다. 그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이다.
이는 정보를 내ㆍ외부에 가감 없이 공개하는 기업을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다. 오히려 철저히 미흡한 부분을 감추거나 노출하지 않는 것으로 구직 및 이직자들 그리고 고객의 눈을 가리기 바쁘다. 어느 기업이든 비밀과 불합리함은 늘 존재하고, 또한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이며, 불문율처럼 말하지 않는 것이 문화로 남아있는 회사들도 있다. 그렇지만,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회사 속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좋지 못한 이야기는 만들어지고 안팎으로 퍼져 나간다.
그 과정 속에서 정보들은 여러 사람을 거치며 왜곡되고, 결국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린다. 이른바 ‘카더라 통신’으로 변한다. 예를 들어 직장인 커뮤니티 관련 서비스 혹은 회사 관련 현직자의 평가가 담겨있는 서비스 같은 곳에서 얻은 일부 정보가 마치 전체 회사 상황을 대변하는 듯한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또는 ‘여기도 X아이가 있어요’라고 외치면 메아리처럼 퍼져, 사방에서 나타나기도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나쁜 회사라도 갈 수 있을까?
나쁜 회사와 더 나쁜 회사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조금 덜 나쁜 회사에 다니기 위해, 무엇을 알고 구분해야 하며, 또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회사를 바라보는 여러 기준 중에 Bad – Worse – Worst에 대한 자신의 기준 및 사회적 기준에 대한 충분한 탐색 및 확인 과정이 있어야 하며, 이러한 과정 속에서 우선순위를 선별해야 한다. 최소한 보장받아야 하는 조건과 그에 대한 수준을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덜 나쁜 회사로 갈 수 있다. 이는 연차가 쌓일수록 내 기준에 의한 선택이 되어야 오래도록 직장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추천하는 방법은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키워드 중심으로 나열하고, 그에 대한 구체적인 조건과 기준을 기입하되, 현실 가능한 부분의 최저 및 최고 수준을 구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수평적 문화라고 할 때, 조직 구조(실제 조직의 수직성 평가), 결제 방식(합리적으로 일하는 문화), 회의 문화(실제 업무 현장의 수평적 분위기) 등을 확인하기 위한 관점과 수준을 정리하는 것이다.
즉, 현재 다니는 회사가 나랑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전부 나쁘게 보기보다는, 충분히 모두가 납득할 만한 이유를 제시할 수 있어야 조금이라도 나은 회사를 찾고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만의 기준을 발견할 수 있기도 하다. 이는 특정 조건에만 국한된 줏대 없는 시각과 선택이 독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과정이다. 또한, 이를 남보다 쉽고 빠르게 발견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만으로도 직장 생명의 연장 차원에서 좋다. 이른바 나은 수준의 회사로 이직하는 눈과 타이밍을 갖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나쁜 회사 vs 더 나쁜 회사 판별 기준
우리 회사는 얼마나 나쁜 회사일까?
1. 개인의 희생을 필요에 따라 요구하는가 vs 개인의 희생을 당연시하는가
야근의 일반화. 우리는 야근을 강요받고 있고, 마치 길들여지는 것 같다. 물론, 부득이하게 일이 많은 시기나 상황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회사가 늘 성장하여 매번 최대 이익을 돌파하는 상황이 아닌 이상 365일 야근하는 조직은 흔하지 않다. 만약 조직에서 일시적으로 ‘요구 또는 부탁’을 한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함께 고생하여 좋은 결과를 얻으면 더욱 기쁘고 보람되며, 심지어 내 커리어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으레 야근이 필수적이며 무조건적으로 희생을 요구하고, 그것이 문화화되어 있다면 매우 위험하다고 볼 수 있다. 조직이 개인에 대한 배려는 철저히 무시되고 조직에 의해 일방적으로 희생되는 존재라고 한다면, 누구도 생각지도 못한 퍼포먼스를 만들어낸다고 한들 인정도 이해도 받기 어렵다. 심지어 여기에 업계 평균 이하의 낮은 연봉에, 비전도, 희망도 보이지 않는다면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문화는 몇몇 제도 변경만으로는 바뀌기 어렵다. 꼭 DNA와 유사하다. 빨리 탈출하자
2. 조직이 누구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는가: 직원 vs 고객 vs 주주 vs 이해관계자 vs 리더 vs 기타
대부분 비즈니스는 누군가를 ‘목표(Target)’로 하고 있으며, 이들의 만족과 가치 증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전통적 마케팅으로부터 나와 마케팅 4.0에서도 유효한 개념이 STP인 것으로 보면, 비즈니스의 목적성이 존재 그리고 그 존재를 있게 만드는 누군가에게 달린 것은 확실하다.
이처럼 기업은 이해관계자들에게 비즈니스 성격 및 상황에 따라 우선순위의 변화를 통해 자신의 생명 연장을 도모한다. 그러나 만들어진 우선순위가 일정한 기준 없이 상황ㆍ환경ㆍ사례마다 다르게 설정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예를 들어, 우리 비즈니스 핵심 타깃은 ‘이해관계자(파트너)’인데, 정작 우리의 마케팅 및 비즈니스 활동은 한 다리 건너 최종 고객을 향하고 있다면, 또는 중간의 커뮤니케이터 역할을 하는 직원 등에 대한 대우가 미비하다면 과연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이렇게 비즈니스상 목표에 혼동이 있다면, 비전의 당위성이 불충분하다는 것이고, 결국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비전을 빠르게 정립하든지, 나름의 마케팅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 둘 다 없다면, 탈출이 답이다.
3. 뚜렷한 철학을 기반으로 한 경영 원칙, 그에 따르는 방법상의 적절한 유연성을 가지고 있는가
기업은 절대 물러서지 말아야 할 자신만의 ‘원칙’과 실행 단계 사이에서의 방법적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 고수해야 할 가치는 변화하지 않지만, 시장 및 고객 상황에 따라서 변해야 한다. 물론 그 과정도 투명하고 공정해야만 직원 및 파트너 등 이해관계자들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 만약,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이라면, 또는 의사결정자에 따라 각각 다른 판단을 한다면 가장 큰 혼란을 겪는 것은 직원들이다.
이렇게 되면 리더에 대한 직원의 신뢰도 또한 하락할 수밖에 없다. 어쩌면 갈팡질팡 결정하는 것이 우리의 원칙이라고 인식하여, 유연성의 범위가 상상도 못 할 정도로 넓어져 고객 및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날 수도 있다. 과연 그러한 기업이 오래도록 고객 또는 직원으로부터 신뢰를 얻고, 높은 로열티로 오래도록 사랑받는 기업이 될 수 있을까.
원칙과 유연성은 의사결정의 범주이다. 이를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변덕이 심하다면, 탈출이 답이다
4. 내부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가
부서 또는 팀 간의 과도한 경쟁은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는 조직들이 많다. 심지어 내부 보상 및 인센티브제를 체계화시켜 경쟁을 부추기는 기업들도 있다. 이는 절대적인 상대 평가로 직원들의 순위를 가르고, 또 하나의 위화감으로 남게 된다. 결국 우리가 바라는 ‘조직의 목표 달성’은 늘 신기루 같은 존재이고, 옆 팀 혹은 내 옆자리 동료의 인센티브 올랐다는 이야기만 들린다.
우리는 승리하지 않았는데, 우리 안의 누군가는 승리했다는 것이 과연 맞는 이야기일까? 단순히 연대 책임의 문제 혹은 누가 더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팀 및 개인 모두에게 동일하게 요구하는가, 그리고 그게 조직의 목표와 얼마나 연관되는가의 문제이다. 무조건적으로 내부 경쟁을 권장하는 것이 우리 조직의 목표 달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혀 모른 채, “다른 회사가 해서 우리도 해야 한다.”는 식이면 생각해 볼 문제이다.
제도상 부추기는 것도 모자라, 공식적 회의에서 비교 불가능한 팀을 비난 또는 두둔(칭찬)하면, 탈출이 답이다.
5. 상하 간 직ㆍ간접적 소통의 연결고리가 잘 작동하는가?
조직은 하나의 유기체(Org.)이기에 상/하/좌/우간의 활발한 소통이 필수다. 수많은 소통으로 새로운 가치가 발견되고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으며, 원하는 목표에 대한 구체화부터 목적 달성을 위한 여러 노력을 하는 것을 서로 확인 가능하다. 조직 안팎의 다양한 소통은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 기회를 살리기 위한 수많은 소통의 과정을 통해 성장하고, 진화하고, 혁신한다.
만약, 그러한 소통이 특정 부서 혹은 누군가에 의해 단절되고 철저히 무시된다면?! 조직은 절대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이른바 조직 내 맥 커터가 있는 것이다. 늘 조직 내 연결고리는 실시간에 가깝게 움직여야 한다. 특정 명령이 통하고 안 통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모두가 이야기할 수 있고,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하며, 모두가 문제를 해결하는데 발 벗고 나설 수 있도록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아닌, 문제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면, 그리고 그게 오래도록 지속된다면, 탈출이 답이다.
나쁜 남자, 그리고 나쁜 회사
만약, 위 다섯 가지 기준에 해당하는 현상이 조직 내에서 비일비재하다면, 옮겨야 한다. 그곳에는 나를 성장시켜줄 누군가도 없을뿐더러, 스스로 아무리 노력해도 어쩌지 못하는 커다란 벽이 존재한다는 말이다. 물론 당장 그만두는 것은 답이 아니다. 도망갈 때 가더라도, 어디로 갈지 충분히 파악한 후 움직여야 한다.
비즈니스와 연애는 유사하다. 실행에 있어 혼자 힘으로는 불가능하고, 오직 타인의 마음을 얻어 일정한 목적 달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불확실하고도 불완전한 사람의 주관 또는 이성이 늘 개입하여 판단 및 결정하는 영역이다. 그래서 ‘내 사람’을 구분하는 것이 제각각이듯, 좋은 회사 또는 나쁜 회사를 구분하는 것 또한 각자가 가진 기준이 전부 다르다.
그렇다면 무엇이 정답일까? 그건 알 수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살면서 한 번쯤은 나쁜 남자(여자)를 만나는 것처럼 언제나 한 번은 만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때 나만의 개인적ㆍ사회적 기준으로 좋은 회사 나쁜 회사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 수 있다. 이는 우리의 직장 생존과 직결되는 ‘지속성의 문제’이다.
나쁜 회사를 판별할 때, 눈에 보이는 여러 조건(연봉, 복리후생, 근무조건 등)은 제일 마지막에 다시 한번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이는 이직을 고려할 때만 해당한다. 오히려 눈에 보이지 않는 조건을 판별하기 위한 눈을 기르는 것에 노력을 쏟아야 한다. 이전 경험에 비춰볼 때, 앞으로 닥칠 특정 상황을 용납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문: Eden Kim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