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액체 괴물 만들기 동영상이 화제입니다. 저렴한 가격에 만들기도 쉽고, 무엇보다 원하는 소재와 형태로 커스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요. 부드러운 촉감과 규칙적인 소리가 더해져 ASMR(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 영상으로도 주목받고 있죠. 마치 아무 생각 없이 에어캡을 하나씩 터뜨리는 행동처럼 묘한 중독성을 느끼게 합니다.
#액체괴물 #액괴
어린아이들의 장난감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른이’에게 더 반응이 좋습니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진주, 빨대, 글리터 등을 이용해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내는 게 유행처럼 번져가고 있죠.
붕사가 뭐길래
그러던 어느 날, 뉴스를 통해 액체 괴물을 만들던 아이가 손에 3도 화상을 입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그 이유로 지목된 것이 ‘붕사’입니다. 붕사에 대한 장시간 노출로 손에 화상을 입었다고 합니다. 덕분에 액체 괴물의 안전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었죠.
대체 붕사가 뭐길래, 액체 괴물을 괴물로 만들게 된 걸까요.
붕사는 화학식으로 ‘Na2B4O7 · 10H2O’이라 부르는 무색 광물입니다. 온천 침전물, 염호수 등에서 발결된다고 하는데요. 세제나 화장품을 만들거나 도자기의 유약을 만들 때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방염, 향균제 등을 만들 때 쓰고 있습니다. 산소 용접 시 용접 부위의 산화물을 제거하는 데에도 쓰입니다. 붕사는 황산 등과 화학 반응을 일으켜 붕산을 만드는 데도 쓰입니다.
액체 괴물용 붕사는 대부분 약국에서 구입하게 되는데요. 내복 용도가 아닌 살균 효과가 있어 외용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붕산? 붕소? 아닙니다 붕사입니다
단순히 화학 물질이라는 점이라는 이유만으로 위험한 걸까요. 넓게 보면 우리 손에 닿는 물건들 대부분이 화학 물질로 만들어지거나, 혼합물로 이루어진 게 대부분일 텐데요. 화학 물질은 천연 물질에 비해 위험하긴 하지만, 그 성분만 보고는 위험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문제는 화학 성분의 비율과 노출 시간입니다. 비율에 따라 붕산을 만들 수도 있는 붕사! 위험 요소를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다만 액체 괴물을 만들 때 붕사의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 만드는 사람에 따라 다르므로 정확한 비율을 들어 원인을 밝히는 데는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죠.
#액체괴물 안전
그렇다면 액체 괴물을 더 이상 만들지 말라는 말이냐고요? 그건 아닙니다. 만들어 가지고 놀되 위험 성분이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붕사 성분을 소량으로 사용하고 사용 시간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손에 화상을 입은 사람은 피부가 약하고 장시간 노출돼 있던 어린아이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말입니다.
붕사를 괴물로 만드는 건 어쩌면 위험성에 대해 전혀 인식하지 않고, 오랜 시간 놀이를 즐기는 우리일지도 모릅니다.
원문: 산업정보포털 i-DB / 필자: 정은주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