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 인정 욕구란, 실제 타인의 인정을 욕구하는 게 아니라, 결국 타인을 통해 자기가 자기를 인정하려는 수단일 뿐이라는 것. 이걸 눈치채는 것이 핵심입니다. 모든 건 내가 나를 인정하고픈 마음일 뿐입니다.
타인의 인정, 타인 인정의 욕구? 그런 건 실제론 없습니다. 그러므로 자기 인정이 필요하다면, 굳이 타인 인정을 한 바퀴 돌아서 올 필요 없이 내가 나를 인정해 버리면 됩니다. 본래 목적이 그것이니까요.
나아가 나의 인정 욕구도 하나의 환상입니다. 본래는 ‘자기 확인’ ‘자기 점검’ ‘자기 측정’이죠.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못 하는지에 관한 건조하고 객관적인 자기 확인, 자기 점검, 자기 측정입니다.
예로 개울을 건넌다고 합시다. 내가 이 개울을 건널 수 있는지 없는지 자기 점검을 합니다. 건널 수 있다고 확인되면 그 개울을 뛰어 건너면 됩니다. 확인이 안 되면 돌아가든지 좀 더 좁은 구간을 찾아 건너가면 됩니다. 혹은 더 연습해서 나중에 뛰어 건너도 됩니다.
자기 확인, 자기 측정, 자기 점검은 본래 이렇게 실용적인 목적으로 있는 것이며, 잘 쓰면 됩니다. 우리가 원하는 ‘자기 인정’은 이 자기 확인, 자기 측정, 자기 점검이 왜곡된 것입니다.
개울을 못 건널 것 같으면 괜히 움츠려 들고 우울해하고 자기 비하나 열등감에 빠지지만 그럴 이유 하나도 없습니다. 반대로 건널 수 있다고 해서 과도하게 우쭐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확인된 결과에 따라 적절한 대응 및 조치를 취하면 됩니다.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두 가지입니다.
- 자기 확인, 지기 측정, 자기 점검을 ‘자기 인정’으로 착각하지 않는 것, 본래 용도로 잘 쓰는 것. 자기 인정 같은 건 애초에 없습니다. 하나 더, 타인 인정도 다만 그런 착각된 자기 인정일 뿐임을 눈치채는 것.
- 타인 인정과 자기 인정 모두에서 자유로워지는 것. 그것들과 상관없이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 해야 할 것은 마음껏 자유롭게 하는 것.
원문: 필로 이경희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