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한국일보와 한국지방자치학회가 16개 광역자치단체와 226개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8년도 전국 지방자치단체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번 평가는 ▲행정서비스 평가 50% ▲재정역량 평가 30% ▲주민 대상 설문조사(주민평가) 15% ▲제14회 대한민국지방자치경영대전 결과 5%를 기준으로 했습니다. 평가 결과, 서울시가 종합 1위를 차지했고, 2위는 울산시, 3위 광주시, 4위는 인천시였습니다.
올해 지자체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은 ‘행정서비스’였습니다. 지난해까지는 재정 역량 평가 비율이 45%였지만 이번에는 30%로 줄어들었고, 행정서비스가 50%로 확대됐습니다.
자치역량과 행정서비스 역량에 대한 주민들의 체감 정도, 단체장의 청렴 수준 및 지방자치가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정도를 평가하는 주민 대상 설문조사에서 서울시는 압도적으로 1위를 했습니다. 주민 만족도가 다른 시도와 비교해 월등히 높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서울시민은 생활밀착형 정책을 더 좋아했다
서울시민의 만족도가 높은 정책을 보면 거창하거나 대규모 토목 사업 등이 아니었습니다. 소소하지만 시민들의 삶과 밀접한 생활밀착형 정책이었습니다.
2017년 서울시민이 뽑은 서울시 정책 1위는 서울 공공자전거 ‘따릉이’였습니다. 2위는 학교 화장실을 꾸며주는 ‘꾸미고 꿈꾸는 학교화장실, 함께꿈’이였고, 3위는 41년간 통제됐던 마포 석유비축기지를 친환경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마포 문화비축기지’였습니다.
언론이 <서울형 미세먼지 10대 대책>을 의미 없다고 평가하지만, 실제 시민들은 5위로 꼽을 만큼 중요한 뉴스였습니다. 특히 ‘따릉이’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미세먼지 대책에 참여하는 결과를 끌어냈습니다.
시민들은 지자체가 시유지 등을 통해 대규모 토목 사업을 벌이기보다 ‘문화시설’ 등 시민 친화적 공간으로 바꾸길 원했습니다. 또한,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추진’이나 ‘역세권 2030 청년주택’ 등을 보면 공공시설의 혜택을 시민이 직접 받는 시대임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내 전담 공무원이 있다?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가만히 앉아서는 주민들의 삶을 지켜줄 수 없다는 위기감이 조성됐습니다.
서울시는 “복지 사각지대에서 고통받는 시민 단 한 명도 놓치지 않겠다는 목표로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시민을 먼저 발굴하고 지원하는 복지행정을 완전히 시스템화할 것”이라며 복지의 패러다임을 주민이 찾아오는 복지에서 찾아가는 복지로 바뀌었습니다.
2015년부터 시작된 ‘찾동:찾아가는동주민센터’는 이제 서울시민 누구에게나 ‘전담 공무원’을 배치할 정도가 됐습니다. 서울시 복지포털에서 집주소를 입력하면 ▲우리동네 주무관 ▲복지플래너 ▲방문간호사 등 자신에게 맞는 복지 혜택과 지원책을 상담받을 수 있는 공무원 연락처가 나옵니다.
서울시는 <찾동>서비스를 위해 지난 3년간(2015년~2017년) 총 2452명의 인력을 확충했습니다. 과거에는 복지 전담 공무원 1인당 복지대상자(기초생활수급권자와 차상위계층) 수가 289명이었지만, 이제는 126명으로 절반 이상 줄었습니다.
지방자치의 시작과 끝은 ‘주민자치
지방자치단체 평가가 좋았다고 무조건 지자체가 완벽하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지방자치의 시작과 끝에는 ‘주민 자치’라는 중요한 요소가 포함돼 있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서울시민들의 참여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어 긍정적입니다.
지난해 서대문구는 북가좌초등학교 사거리에 설치된 육교를 철거하고 교차로 내 대각선 횡단보도를 설치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의 참여와 의견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지난 3년간(2014~2016년) 북가좌초등학교 사거리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건수는 총 14건이었습니다. 학부모와 녹색어머니회 등은 매월 1~2회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계속 발생한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습니다. 특히 육교는 이용률이 낮고, 유모차, 휠체어 등 교통약자 이용에 불편이 크다는 민원도 제기됐습니다.
서대문구는 2017년 3월부터 7월까지 주민들의 의견과 회의를 거쳐 대각선 횡단보도 설치를 확정했습니다. 이후 서대문구는 횡단보도 설치 설명회를 개최하며 보완 대책 등의 주민 의견을 수렴했습니다.
과거 서울시는 주민 편의가 아닌 전시성 행정이나 대규모 사업에만 힘을 쏟았습니다. 이제는 점차 시민 눈높이에 맞는 정책으로 바뀌었습니다. 공무원 중심에서 시민 중심으로 바뀐 셈입니다.
시민 우선 행정서비스를 하다 보면 인력의 부족으로 과부하가 걸릴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사업을 포기해야 할까요? 인력을 더 채용하고, 인건비를 확충하면 됩니다. 예산이 부족하다고요? ‘예산 낭비 신고 최고 1억 원 포상’ 등 낭비되는 예산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합니다.
서울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지자체 평가 1위를 했습니다. 그러나 내년에도 1위를 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지자체장이 누구냐에 따라 흔들리는 허약한 지방자치 시스템 때문입니다.
풀뿌리 민주주의는 ‘지방 자치’로 완성됩니다. 주민 자치 서울시는 이제 시작에 불과할 뿐입니다. 더 많은 시민들의 참여와 감시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원문: The 아이엠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