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의 잡지코너에 가보면 여성잡지가 가득 있습니다. 여성중앙, 여성조선, 주부생활, 리빙센스, 우먼센스…
잡지는 주로 주부들이 흥미를 느낄 것 같은 정보와 이야기가 실려있습니다. 연예인 인터뷰, 자식교육에 대한 이야기, 자녀들과 같이 가면 좋을 것 같은 전시회 정보라던가. 가족들과 함께할 여행지 정보, 친구들과 갈 수 있는 맛집… 가끔은 침대 위 이야기들도 있죠.
그런데 아직 게임에 대한 이야기는 없어요. 왜 여성지에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넣어야 하는지 이야기해 볼까요? 시간이 지난 뉴스이긴 하지만, ‘어린이 도박 도를 넘어섰다’ 란 뉴스가 있었습니다. TCG(카드게임)인 유희왕에 대한 이야기였죠.
저 뉴스를 본 부모님들은 자식들이 가지고 있는 유희왕 카드들이 어떻게 보일까요? 아마 뉴스를 보고 아이들의 카드를 태워버린 부모님이 나올 수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게임에 대한 무지가 가져온 비극이죠.
게임을 부모에게서 배운다면
예전에는 자식들이 완벽히 부모님 통제에 있었겠죠. 적어도 부모님들이 자식이 뭐 하고 노는지는 알 수 있었습니다. 자식들은 부모님이 사주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고, 적어도 그 장난감들이 어떤 것인지 대충은 파악하고 사 줄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 자식들이 가지고 노는 유희왕을 이해하는 부모님들이 얼마나 될까요? 한때 인기를 끌었던 매직더 게더링이라는 TCG를 가지고 놀던 부모님들이면, 아이들이 카드를 가지고 노는 걸 보면서 피식 웃고는 놔둘지도 모르죠. 하지만 모르는 부모님도 많을 겁니다. 그래서 게임을 하는 아이와 부모의 사이가 멀어질지도 모르죠.
여성지의 게임 칼럼은 게임을 하는 아이와 부모님 사이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님은 자식과 같이 어울려서 게임을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게임을 부모님에게 배우는 거죠. 그 결과는 어떨까요?
적어도 부모님이랑 같이 게임하는 애들이 게임하면서 욕을 한다든가 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게임이나 인터넷을 부모님한테 배운다는 것은 가장 이상적인 경로라고 봅니다. 예절과 자제하는 방법을 함께 배우는 거죠. 프랑스에서는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자식에게 와인을 가르쳐준다고 하잖아요. 게임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하지만 사실 게임이나 인터넷은 변화속도가 빠르고 어른들이 좀 따라가기 힘든 면도 있습니다. 그래서 여성지에 들어가는 게임 칼럼을 통해 자식이 어떤 게임을 하고 노는지, 아니면 온라인게임에는 어떤 문제가 있을 수 있는지… 그런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어떤 게임을 사주는 게 좋을까 같은 정보도 제공할 수 있고, 아이들과의 공통화제도 만들 수 있죠.
여성의 시간 때우기를 위한 게임 칼럼
여자라고 게임과 멀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저희 어머니도 NDS로 스도쿠를 하십니다. 다만 아쉬운 건 노안이 오셔서 NDS로 스도쿠를 하는데 돋보기를 쓰고 하신다는 것 정도. 하지만 제가 어렸을 때의 재믹스는 저보다도 어머니가 더 많이 하셨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지금은 캔디크러시사가와 윈드러너를 주로 합니다. 시간이 남으신 어머니에게는 게임은 훌륭한 시간 때우기였죠.
물론 이건 좀 특별한 경우죠. 최근 카톡 게임을 통해 30대 이상 여성들도 게임을 많이 접하게 됐지만, 여전히 게임은 주로 남자들이 즐깁니다. 이는 게임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여기에 대해서 여성잡지 게임 칼럼이 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여성들이 하는 게임은 가벼운 캐주얼 게임이 많은데, 이를 칼럼을 통해 소개하면 어떨까요?
게임칼럼이 주부를 포함한 여성들에게 좋은 정보가 되지 않을까요? 부모님이 게임에 익숙해지고, 아이들이 어떤 게임을 하는지 알게 되고, 부모님과 아이들이 같이 게임을 하면 게임에 대한 인식도 넓어지고 시장도 커지지 않을까요? 게임업계에서는 로비를 해서라도 여성지에 게임이야기를 넣어야 할 판입니다.
혹시 여성지 편집장인데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넣고 싶지만 써줄 사람이 없다. 라면 여기에라도 리플을 달아주시면, 적절한 사람을 연결해드릴테니 제발 좀 실어주세요. 정 ‘엄마도 쉽게 하는 메이플 스토리 만렙 만들기’ 같은 게 필요하면 공략도 해드리겠습니다. 아들이 LOL을 하면서 어떤 역할로 친구들과 게임을 하고 있는지, 한 판 더 한다고 하고 정말 한 판만 하는지 두 판만 하는지 알고 싶다면 그것도 알려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