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개미(Argentine ant)는 본래 남미의 파라냐 강(Paraná River)에 살던 지역 개미였지만, 인간과 함께 전 세계 여섯 대륙으로 퍼져 이제는 지구를 정복한 외래종이 되고 있습니다. 이 개미는 콜로니당 여러 마리의 여왕개미를 지닌 데다 영구적인 개미굴을 짓는 대신 떠돌아다니는 특징 때문에 박멸이 어려운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래도 이 개미가 방랑 생활을 즐기기만 하면 지금처럼 유명해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이 개미는 매우 공격적인 것으로 유명하며 다른 개미 군락을 공격할 뿐 아니라 먹이와 다른 자원을 빼앗아 파괴적인 외래 침입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캘리포니아대학 리버사이드(University of California, Riverside, UCR)의 자연농업과학대학의 보조협동조합 조교 및 곤충학과 조교수인 최동환이 이끈 연구팀은 아르헨티나 개미의 다른 성공 비결을 하나 더 발견했는데, 그것은 복부(gaster)에서 방출하는 화학 물질입니다.
배를 구부려서 분비하는 이 물질 (사진)은 적을 공격할 때 사용하는데, 사실 그 자체로는 강력한 독은 아닙니다. 돌리코다이알(dolichodial), 이리도미르메신(iridomyrmecin)이라는 두 가지 화학물의 혼합물로 상대방에게 자극과 더불어 방향 감각 상실을 일으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 물질이 다른 아르헨티나 개미를 끌어들여 집단 공격을 유발한다는 점입니다. 즉 화학 물질을 이용해서 합동 공격을 하는 셈입니다. 물량 앞에서는 장사 없기 때문에 더 큰 토착 개미도 이들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됩니다.
연구팀은 아르헨티나 개미의 습성을 연구하는 것이 이 개미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사람을 공격하는 개미는 아니지만, 대신 토착 개미와 다른 곤충을 공격해 생태계를 교란해서 농작물에 피해를 주기 때문입니다. 이 물질을 무력화하거나 반대로 이를 사용해서 혼란을 유발해서 다른 곤충에 피해 없이 이 개미만 구제하는 방법이 개발될지 궁금합니다.
원문: 고든의 블로그
참고
- Kevin F. Welzel et al, Verification of Argentine ant defensive compounds and their behavioral effects on heterospecific competitors and conspecific nestmates, Scientific Reports (2018). DOI: 10.1038/s41598-018-19435-6
- 「For global invasion, Argentine ants use chemical weapons」, phy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