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역사상 수많은 생물들이 등장했다가 사라졌습니다. 특히 지금부터 매우 오래전인 고생대에는 지금은 생각하기 어려운 온갖 괴상한 생물체들의 천국이었습니다. 이 중에는 우리에게 꽤 유명한 삼엽충이나 아노말로카리스 같은 생물체도 존재하지만, 사실 우리가 이름 한번 들어보지 못한 생물체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지질학자 밥 가니스 (Bob Ganis)와 그의 동료들은 펜실베니아의 오르도비스기 지층에서 작은 아이스크림 콘 (tiny ice-cream cone)처럼 생긴 생물체의 화석을 다수 발견했습니다. 수mm에 불과한 이 작은 생물체는 아마도 오르도비스기 바다 생태계에서 먹이 사슬의 기반을 형성한 플랑크톤 같은 생물체였을 것입니다.
오르도비스기의 바다에는 캄브리아기에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생물체들이 진화했는데,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단단한 갑옷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은 보기 힘든 독특한 껍데기를 지닌 앵무 조개의 조상 그룹들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단단한 갑옷을 지닌 생물이 더 쉽게 화석화되는 생기는 편향도 있었을 것입니다. 당시도 지금 생태계와 마찬가지로 단단한 껍데기가 반드시 생존에 유리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고 부드러운 몸을 지닌 생물체가 사실 더 많았을 것입니다.
이 미니 아이스크림 콘 생물체 역시 부드러운 몸을 지닌 생물체로 보존 상태가 좋은 지층속에서 4억 5천만년 동안 그 형태를 유지해왔습니다. 물론 그다지 주목받지 않을 것 같은 외형의 생물체이긴 하지만, 지금과 마찬가지로 이런 작고 풍부한 생물체들이 생태계를 지탱하는 기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을 이해하는 것은 당시 생태계를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할 것입니다.
아무튼 아이스크림 생물체라고 하니 현존 생물 하나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소 혐오스런 외형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원문: 고든의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