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10분만 대화해봐도 자존감이 낮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사람 말에서 ‘사족’이 쉴 새 없이 나오고 있다면, 자존감이 낮다고 볼 수 있죠. 우리는 생각이 명확하지 않고 자신감이 없을 때 말이 길어집니다.
가령 “이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라는 말에 짧고 명확하게 답을 낼 수 있다면 자존감이 높고 길고 장황하고 사족을 붙인다면 자존감이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생각 자체가 뛰어나거나 사실인 것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객관적으로 그 발언이 틀렸다고 해도 남의 시선을 신경 쓰기보다 자신의 의견을 소신 있게 밝히는 것이죠.
반면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객관적으로 팩트라고 해도 자신감을 갖고 이야기하지 못합니다. 자신의 생각과 발언에 대해서 미리 걱정부터 하기 때문이죠. 문제는 이러한 불안이 본인이 가장 싫어하는 상대방의 바로 그 반응을 일으키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이를 ‘자기실현적 예언’이라고 합니다. 다음 단계를 한 번 보시죠.
“이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내 생각: ‘내가 말하는 게 맞을까? 틀릴지도 몰라… 내가 이상하게 말하면 어쩌지, 이상하게 판단하지 않을까?’
- 내 행동: “이건…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요… 듣지 않으셔도 상관없어요… 저는 이런 게 아닐까 생각을 개인적으로 해보았어요…”
- 상대방 생각: ‘저 사람이 말하는 게 맞을까? 저렇게 자신 없게 이야기하는데? 요지가 뭐지?’ -> ‘자신감 없는 사람이구나…’
- 상대의 행동: 표정은 좋지 않고, 나의 의견 무시 및 중요하게 여기지 않음
- 내 생각: ‘내가 또 잘못했나 보다…’ ‘다음엔 아예 이야기를 안 해야지…’
- (무한 반복)
다음은 깔끔하게 끝나는 단계입니다.
“이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내 행동: “이건 이렇게 생각합니다.”
- 상대방 생각: 아 그렇구나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군
- 상대방 행동: 동의 혹은 반론, 토론 진행, 의견은 꼭 다루어짐
- 내 생각: ‘내 의견이 다루어졌구나, 다음에는 이렇게 이야기해 보자’
후자가 훨씬 깔끔하고 자신감 있어 보입니다. 사실 이 과정이 후자처럼 말끔해지려면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준비가 필요합니다. 그것과 동시에 사족이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도 파악하고 줄여나가야 합니다. 물론 처음부터 사족을 없애기는 힘듭니다. 너무 익숙해졌고 습관처럼 붙었기 때문이죠.
초반에는 ‘솔직하게 이야기하기’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사족이 아니라 필요한 말을 하는 거죠. “조금 긴장되지만 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정도가 좋습니다. 상대에게 내 상태를 알리고 양해를 구하는 것입니다. 나의 상태에 대한 정보를 주고 내 의견이 잘못되었을지 모른다는 불안을 내비치지 않는 것이죠.
어떤 상황이건 간에 틀린 의견은 없습니다. 내 의견을 상대가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상대방의 의견에 보충하거나 강화할 수도 있겠지요. 오늘부터 시작하세요. 자존감은 높아지고 난 후에 많은 것이 한꺼번에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자존감을 높이는 행위를 하면서 높아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