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2억 5,200만 년 전, 페름기 말에는 지구 역사상 가장 큰 대멸종이 일어나 대다수 생물이 사라졌습니다. 살아남은 소수 생존자가 트라이아스기에 빠르게 적응 방산해 생태계를 재구성했는데, 이전 생태계와 판이한 생물이 진화해 이 시기를 고생대와 중생대의 경계로 삼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는 부분이 많지만 시베리아 트랩 가설이 가장 큰 지지를 받습니다. 지금의 시베리아 지역에서 대규모 화산 분출이 있었고 이때 나온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가 지구 기후를 크게 변화시켰다는 가설입니다. 이 가설은 당시 실제로 지구 기온이 매우 높았다는 증거가 있어 지지를 받았습니다.
브리스톨 대학의 마시모 베르나르디(Massimo Bernardi) 박사와 마이크 벤톤(Mike Benton) 교수는 대멸종 직후인 2억 5,000만 년 전에 나온 화석 기록과 데이터를 최대한 수집해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실제 화석 기록도 당시 세상이 매우 뜨거웠다는 가설을 지지함을 발견했습니다.
대멸종 직후 살아남은 10종류의 파충류의 분포를 비교한 결과 이들의 분포가 적어도 10-15도 정도 위도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적도 부근에 살던 생물체가 그보다 위도가 좀 더 높은 지역으로 이동했다는 이야기로 적도 지역에는 생물체가 거의 살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와 같은 일이 지금도 목격된다는 것입니다. 작물 재배의 북방한계가 올라가거나 혹은 온대 지역에서 아열대성 생물이 발견되는 등 더 고위도 지역으로 생물체가 이동하는 현상이 현재 목격됩니다. 물론 지구 기온이 상승하기 때문이죠.
다만 지금 지구 기온은 산업 시대 이후 섭씨 1도 정도 상승했을 뿐입니다. 페름기 말 대멸종 직후에는 이전보다 기온이 10-15도나 상승하면서 대규모 이동이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극적인 온실효과로 당시 생태계가 파국을 맞이했다는 점은 지금의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원문: 고든의 블로그
참고
- 「Tetrapod distribution and temperature rise during the Permian-Triassic mass extinction」,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 「Life on land and tropical overheating 250 million years ago」, Phy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