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기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시나요? 추운 연말이 다가오면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이웃의 어려움을 떠올리고, 기부로 이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분들도 많을 텐데요! 이번 글에서는 ‘기부’와 관련된 데이터로 우리 사회 기부의 모습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낮아지는 기부 참여율, 그 이유는 무엇?
먼저 통계청 2017년 사회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난 1년간 기부를 한 사람은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통계청 2017년 사회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난 1년간 기부를 한 사람은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데이터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기부 참여율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2017년 5월을 기준으로 지난 1년간 기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26.7%입니다. 2011년 36.4% 이후 꾸준히 감소했는데, 2017년 데이터와 비교해보면 6년 만에 10% p 가량 줄어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기부를 하는 경로를 묻는 질문에는 현금 기부 경험이 있는 사람 중 과반수인 61%가 ‘모금단체’를 통해 기부했다고 응답했습니다. 그다음으로는 ‘종교단체’(20.9%)를 통해 하거나, ‘대상자에게 직접’(15.3%) 기부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기부 참여율이 낮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려운 경제 상황이 이어지면서, 자신의 소득 중 일부를 나누는 것에 대해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게 된 것은 아닐까요? 기부를 하지 않은 사람들은 그 이유로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57.3%)를 가장 많이 이야기했습니다.
그다음으로는 ‘기부에 관심이 없어서’(23.2%)라고 응답해, 경제적인 상황뿐만 아니라 기부 자체에 대한 사람들의 무관심도 낮은 기부 참여율에 영향을 미친 큰 요인 중 하나임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 기부를 한 사람들의 경우 41.1%의 응답자가 ‘형편이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어서’ 기부를 했다고 응답했습니다. 그 외 26.9%는 ‘기부 단체, 직장 등의 요청을 받아서’, 17.6%는 ‘개인적 신념 때문에’라고 답했습니다.
돈이 많아야 기부도 한다?
기부를 하지 않은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그 이유를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라고 응답한 사실을 데이터로 확인하였습니다. 그렇다면 돈이 많으면, 기부를 많이 할까요? 이 궁금증의 답을 찾아보기 위해 소득에 따른 기부금액 관련 데이터를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가구 소득별 현금 기부액 데이터를 확인해보았습니다. 소득이 높아질수록 기부 금액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100만 원 미만’의 소득의 가구는 지난 1년간 평균 17만 7천6백 원을 기부했습니다. 반면 ‘600만 원 이상’ 소득의 가구는 평균 57만 1천 원을 기부했습니다. 이 두 가구의 기부액을 비교해보면, 약 40만 원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소득 범위에 따른 각 가구의 기부액을 절대값으로 보지 않고, 소득 가운데 기부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기준으로 데이터를 살펴보면, 또 다른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앞서 살펴본 평균 기부액을 절대값으로 비교한 결과만으로 확정적인 판단을 내리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소득이 많은 사람일수록 원래 씀씀이가 커서 기부에 쓰는 돈도 상대적으로 많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절대값이 아닌 소득 중 몇 %를 기부하는지를 비교함으로써, 소득과 기부 금액의 관계를 좀 더 정확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016년 기빙코리아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데이터에 의하면, ‘8분위 이상’의 최고소득자의 경우 소득의 절반 이상인 51.51%를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전체 소득의 범위를 8개로 나눈 그룹 가운데, 가장 높은 기록입니다.
그다음으로 소득 대비 기부액 비율이 높은 그룹은 예상외로 최저 생계비 구간인 ‘1분위 이하’입니다. 이들의 경우 소득의 약 30%를 기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돈이 없다고 해서 무조건 기부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소득과 기부액에 관한 2개의 지표를 확인한 결과를 종합해보면, 기부 참여는 소득과 직접적인 관계를 보인다고 할 수 없으며, 소득 이외에도 기부를 하는 데에는 다른 요인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기부, 돈 보다 중요한 건 문화?
‘현금기부 참여 – 세계기부지수(World Giving Index),’ 2017 (자료=자선지원재단(CAF)) ‘돈이 많다고 기부를 많이 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은 자선지원재단(CAF: Charities Aid Foundation)가 발표한 세계기부지수(World Giving Index)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매년 발표되는 ‘세계기부지수’는 139개국에서 평균 1천 명을 선정해 인터뷰한 후 낯선 사람을 도와준 비율, 기부 경험, 자원봉사 시간 등을 종합해 집계한 점수입니다. 우리나라의 통계청은 현금 및 물품 기부만을 ‘기부’로 개념 정의,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어, 세계기부지수 데이터 중에서도 ‘현금 기부’를 기준으로 데이터를 시각화해보았습니다.
위 버블차트를 통해 전 세계 중 미얀마가 현금 기부 지수 1위(100점 만점 중 91점)를 차지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자선지원재단(CAF)은 미얀마의 불교문화가 4년 연속 세계기부지수 1위를 이어갈 수 있던 배경이라고 해석하였는데요, 실제로 미얀마는 주로 스님에게 기부하고, 스님은 부처의 가르침을 다시 기부자에게 돌려주는 기부 문화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세계 최빈국이 기부 최강국…”가난해도 나눕니다,” YTN).
그 외 저소득 국가로 알려진 인도네시아(2위, 79점), 몰타(3위, 73점), 태국(5위, 68점) 등의 나라가 현금 기부 나라별 순위 중 상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 결과 역시 소득과 기부 참여 간의 유의미한 관계가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해줍니다.
우리나라의 데이터를 확인해보면, 대한민국은 41점으로 139개국 중 31위에 위치했습니다. 앞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국민 소득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금 기부 참여가 저조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기부도 한 번 해 본 사람이 한다?
2016년 기빙코리아가 진행한 ‘기부 의향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 결과 데이터에 따르면, 기부를 해 본 사람 중 약 80%가 앞으로도 기부를 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또 기부를 하지 않는 사람 중 80%도 기부할 의향이 없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를 통해 과거 기부 경험이 앞으로의 기부 참여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최근 전통적인 모금 형태의 기부 방식에서 나아가 ‘퍼네이션(Funation)’이라는 개념의 기부 문화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퍼네이션’은 재미(fun)와 기부(donation)의 합성어로 재미있는 방법으로 하는 기부를 뜻합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계단을 오르면 건강취약계층에게 10원이 기부되는 고속터미널역의 ‘기부하는 건강계단’이 있습니다. 이처럼 일상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소소한 기부에서부터 참여를 시도해보면서, 우리 사회 내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노력에 동참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원문: NEWS JELLY / 글: JooYeon Kim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