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MBC 뉴스데스크는 시민들을 상대로 개헌에 대해 묻는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무술년 최대 화두 ‘개헌’…시민의 생각은?」이라는 제목의 뉴스에서는 ‘주○○’이라는 학생이 등장합니다. 뉴스를 본 많은 시청자가 주 씨를 일반 학생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주 씨는 12월 28일까지도 《엠빅뉴스》에서 인턴기자로 근무했습니다.
주 씨는 지난 12월 7일 「“최승호 사장님, 왜 우린 사원증 목걸이가 달라요?”」라는 제목의 《엠빅뉴스》에도 나옵니다. 인턴기자가 최승호 신임사장을 인터뷰하는 당시 영상을 보면 주 씨가 인턴 기자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엠빅뉴스》 마지막에 나오는 자막에도 ‘구성 주○○’이라고 표기돼 있습니다.
언론 관계자의 시민 인터뷰는 여론 조작이다
뉴스가 보도된 시점은 주 씨가 인턴기자를 그만둔 이후였습니다. 그러나 기사를 작성했던 남형석 기자와 함께 일했던 MBC 인턴기자 출신을 마치 일반 학생처럼 인터뷰하고 뉴스로 보도하는 것은 여론 조작에 가깝습니다.
지난 8월 31일 MBC 김세의 기자는 「자동차 리콜 사상 최대, 하자 많은 이유는?」이라는 뉴스에서 개인적 친분이 있는 극우 성향 만화가 윤서인 씨를 등장시켰습니다. 김 기자는 2015년 윤 씨의 부인도 인터뷰하고 뉴스로 보도했습니다.
친분이 있는 사람을 인터뷰이로 선정해 뉴스로 보도하는 행위는 신중히 다뤄야 할 문제입니다. 당시에도 ‘전파의 사적 농단’이라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비슷한 사례를 놓고 ‘MBC가 정상화 되기 전에 벌어진 일은 잘못된 것이고 정상화 이후에 벌어진 일은 괜찮다’고 지나가는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시민 인터뷰이가 인턴기자였다면 그 영상은 내보내지 말았어야 합니다.
의욕이 넘쳤나? MBC의 연이은 실수
2017년 12월 26일 MBC 뉴스데스크는 제천 화재현장의 CCTV 화면을 보도하면서 “10분 넘게 무전 교신만 하면서 건물 주변을 돌아다녔다”고 표현하며 현장 지휘 소방관이 적극적으로 구조하지 않았다는 식으로 보도했습니다. 이후 전·현직 소방관들의 지적이 나오자 12월 29일 「제천 소방관 반론 “현장에서 뛰어다니면 안 된다”」라는 제목으로 당시 소방관의 이야기를 보도했습니다.
자신들이 보도한 뉴스에 대한 반론을 보도했으니 괜찮았을까요? 아닙니다. 정정 보도’를 했어야 마땅했습니다. 그러나 MBC는 ‘정정’이라는 말 대신에 ‘반론’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사과하는 MBC, 희망은 있다
연이은 MBC의 실수로 정상화 되기 전과 무엇이 다르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뚜렷한 차이가 있습니다. 바로 오보를 사과했다는 점입니다. 12월 31일 MBC 뉴스데스크는 「잘못된 보도 바로잡고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CCTV 영상 보도와 현장 지휘관의 반론을 보도하면서 ‘정정 보도를 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라며 사과 방송을 했습니다.
언론이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오보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시청자에게 설명하는 과정이 꼭 포함돼야 합니다. 기자와 뉴스를 마지막까지 검증해야 할 의무가 있는 데스크의 책임도 물어야 합니다.
지금 MBC는 과거의 영광은 사라지고 오로지 오욕의 역사로 얼룩져 있습니다. 사장이 바뀌었다고 금방 개선되거나 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럴수록 더욱 철저하게 저널리즘 원칙에 따른 뉴스를 보도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원칙을 지키지 않는다면, 시민들은 과거와 똑같은 언론으로 MBC를 외면할 것입니다.
원문: 아이엠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