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estion
대리 3년 차입니다. 얼마 전 사무실에서 옆 팀 대리와 심하게 말다툼을 벌인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좀 심한 말이 오고 가나 싶었는데 나중에는 저희도 모르는 사이에 서로 고함을 지르고 있더라고요. 욕을 주고받는 상황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분위기는 많이 험악했습니다.
문제는 그 일 이후로 동료들이 저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약간 피한다고나 할까요? 저를 성격이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어떻게 했어야 했나요? 상대편이 나를 공격하는데 가만히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잖아요.
Answer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예기치 않게 동료들과 마찰을 빚을 때가 있습니다. 이때 처신을 잘해야 합니다. 자칫 잘못하면 이상한 사람으로 몰릴 수 있죠. 그동안 힘들게 쌓아놨던 좋은 이미지가 한순간에 망가질 수도 있습니다.
“그 친구 좋은 사람일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완전 쌈닭이네.”
그래도 쌈닭은 그나마 괜찮은 편에 속하죠. ‘개차반’, ‘또라이’, ‘양아치’ 등 훨씬 더 심한 말도 들을 수 있습니다.
사내에서 동료와 언쟁이 붙을 경우 반드시 명심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언쟁의 ‘진정한 승패’는 사내 여론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주먹다짐의 경우 그냥 얼굴 상태만 봐도 누가 이겼는지 쉽게 알 수 있죠. 하지만 언쟁에서는 주먹다짐과는 달리 서로 외상이 아닌 내상을 가하기 때문에 겉모습만으로는 승자와 패자를 판가름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한쪽에서 “죄송합니다. 제가 틀린 것 같습니다”라고 스스로 잘못을 시인할 경우에는 승패가 명확해지죠. 하지만 이것은 단지 피상적인 결과에 불과합니다.
진정한 승패는 언쟁 이후 내 평판이 어떻게 변했는지에 따라 결정됩니다. 내 평판이 더 좋아진다면 내가 이긴 것이고, 더 나빠지면 진 것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둘 다 승자가 되는 ‘윈-윈 시추에이션’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언쟁 후 두 명의 평판이 다 좋아지는 경우죠.
평판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앞으로의 내 회사 생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평판이 좋아지면 다른 부서의 협조를 받기도 쉬워지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 고과나 승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평판이 나빠지면 사람들이 나를 이상한 사람 취급할 수도 있고, 최악의 경우 상종 못 할 사람으로 사내 왕따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평판은 일차적으로 언쟁을 지켜본 사람들에 의해 형성됩니다.
결국 진정한 승패의 결과는 언쟁을 지켜본 회사 동료들의 판단에 의해 결정됩니다. 아무리 내가 우렁찬 목소리와 창의적인 욕설로 당장의 싸움에서 상대편을 압도했다손 치더라도, 여론에서 밀리면 나는 진 겁니다. 군사학적으로는 ‘전투에서 이기고 전쟁에서는 진’ 꼴이죠. 따라서 언쟁에 임할 때에는 내가 다른 사람의 눈에 어떻게 비칠지를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합니다.
‘언쟁의 내용’보다는 ‘언쟁에 임하는 자세’가 훨씬 더 중요하다
그러면 동료들은 무엇을 갖고 판정을 내릴까요? 누구의 주장이 더 정당한지, 누구의 논리가 더 합당한지, 누구의 발언이 회사의 가치관에 더 일치하는지 등이 중요한 결정 요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이러한 ‘언쟁의 내용’보다는 ‘언쟁에 임하는 자세’가 판정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일단 말다툼이 벌어지면 사람들은 누가 옳고 그른가에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사실 제3자는 신경 써서 관찰하지 않는 이상 누가 옳고 그른지를 파악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죠. 그들에게 보이는 것은 ‘내용’이 아닌 ‘태도’입니다. 그들은 그러한 상황에서 누가 적절하게 대처했고 누가 비이성적으로 행동했는지를 눈여겨볼 것입니다.
따라서 당장의 말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자세는 절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청중들이 있는 만큼 최대한 품격을 지켜야죠.
학창 시절에 맞짱 뜰 때에도 서로 막무가내로 싸우지는 않았습니다. 사전에 문서로 정해놓지는 않았지만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행위에 대한 ‘암묵적 규칙’이란 게 있었죠. 손가락으로 눈 찌르기, 손톱으로 얼굴 할퀴기, 이빨로 깨물어 뜯기 등은 ‘비신사적인 행위’ 정도가 아니라 ‘아주 치사하고 비열한 반칙’으로 간주되었습니다. 이러한 규칙을 어기고 비열한 수단을 사용했다면, 설사 그가 맞짱에서 이겼다손 치더라도, 학급 동료로부터 ‘위너’로는 인정받지 못하는 게 당시 관행이었습니다.
하물며 사내 언쟁은 이보다 더 엄격하면 엄격하지 덜 하지는 않겠죠. 때로는 치사하게 이기는 것보다는 품위 있게 져주는 게 당장은 손해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왜? 동료들에게는 그게 훨씬 더 대인배스러운 풍모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죠. 비록 전투에서는 졌을지 모르나 그 결과 나에 대한 호의적인 여론이 형성된다면 전쟁의 승자는 다름 아닌 내가 되겠죠.
그렇다면 사내에서 직장 동료와 언쟁이 붙을 경우 어떤 자세로 임하는 게 바람직할까요? 지금부터 이에 대한 제 ‘51% 정답’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사내 언쟁에 임하는 자세
- 흥분하지 말고 침착한 태도를 유지한다
- 변명하지 말고 상대편 이야기를 들어준다
- 내가 잘못한 점이 밝혀지면 바로 사과해라
- 나를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로 포지셔닝해라
- 단, 밀리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
말싸움에서는 일단 흥분하면 집니다. 주먹다짐을 할 경우에는 흥분상태가 되면, 비록 자기 통제력은 상실할지 모르나, 갑자기 없던 힘과 용기가 용솟음치면서 어느 정도는 싸움에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힘으로 싸우는 주먹다짐과는 달리 두뇌로 싸우는 언쟁에서는 흥분하는 게 하등 도움이 안 되죠. 자기 통제력을 상실하게 되면서 갑자기 없던 힘과 용기가 솟아나는 것까지는 똑같지만, 이를 육체적 행동으로 분출할 수 없게 되면서 결국 생각지도 않았던 험한 욕설과 심한 발언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주먹다짐에서는 시원한 주먹 한 방으로 상대방에게는 고통을 주면서 관중들에게는 통쾌함을 선사할 수 있을지 모르나, 언쟁에서는 험한 욕설로 상대방은 물론 함께 듣고 있는 회사 동료 모두에게 불쾌감을 안겨줄 수 있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심한 말을…’ 무슨 일이 있어도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냉정을 유지하십시오.
장황하게 변명하는 것도 금물입니다. 일단 듣는 사람 모두를 답답하고 짜증 나게 만듭니다. 더 나아가 ‘뭔가 켕기는 데가 있나?’ 하는 의심마저 불러일으킬 수 있죠.
변명하거나 따지지 말고 침착하게 상대편 이야기를 들어주십시오. 아니, 최소한 들어주는 척이라도 하십시오. 그러고 나서 최대한 쉽고 간단하게 나의 입장을 설명하십시오. 그러면 청중들은 내가 주도권을 쥐고 이성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내 실수나 잘못이 드러날 경우 바로 사과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말 한마디는, 경우에 따라서는 온갖 욕설과 비난을 쏟아붓기 위해 일발 장전한 상대편을 한순간에 무장해제시키는 놀라운 효과가 있습니다.
전해 들은 이야기
오 과장이 차를 몰고 가는데 마을버스가 갑자기 옆에서 붙더니 사이드미러를 치고 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성격이 불같은 오 과장은 머리 꼭대기까지 화가 난 나머지 차로 마을버스 앞을 가로막아 못 가게 한 뒤 버스에 올라타서 기사님을 향해 소리 질렀습니다.
“아니, 남의 차를 치고 그렇게 가면 어떡해요? 적어도 미안하다는 말은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러자 버스 기사님께서는 고개를 숙이며 “죄송합니다”라고 바로 사과했습니다. 순간 오 과장은 머쓱해져서 한 마디도 못 하고 그냥 버스에서 내렸답니다.
이처럼 진정성 있어 보이는 사과 한마디는 전쟁의 양상을 한순간에 뒤집을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청중들은 쿨하게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고 그 사람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될지도 모르죠.
또한 스스로를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로 포지셔닝함으로써 여론의 동정을 등에 업으십시오. 권리를 빼앗으려는 자보다는 권리를 지키기 위해 방어하는 자가 정당성을 확보하기 쉽고, 따라서 유리한 여론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단, 밀리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됩니다. 회사는 세렝게티와 같아서 약한 모습을 보이면 바로 ‘하이에나’의 먹잇감이 될 수 있습니다. 비록 피해자이지만 자신의 권리는 방어할 힘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아 어쩌란 말이냐
그럼 이제부터는 사내 언쟁 과정에서 흔히 벌어질 수 있는 몇 가지 상황 별 대처방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각 상황별 대처 방법
상황 1. 상대방 직급이 나보다 낮은 경우
만약 나보다 직급이 낮은 사람이 직급에 개의치 않고 ‘다이다이’ 언쟁에 임하면 직급이 높은 나는 조금 당황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직급이 낮은 상대방이 어느 정도는 직급의 힘에 눌려 나를 존중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그렇지 않은 예상 밖의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죠. 이런 일이 흔치는 않지만 가끔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직급이 높은 나로서는 매우 난처한 상황이죠. 이겨봤자 본전도 건지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중학생이 초딩이랑 싸워서 이겼다고 좋은 소리 들을 리 만무하잖아요. 잘못하면 초딩 하나 간수 못 하는 바보 소리 들을 수 있죠. 직급이 아래인 상대방과 말다툼을 벌인 그 자체만으로도 나의 위신에는 손상이 갈 수 있습니다.
이때 같이 소리를 지르면서 싸우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그렇다고 직급을 내세우면서 상대방을 윽박지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고요. 이 경우 논리와 정당성에서 밀리니까 직급으로 누르는 듯항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아예 처음부터 언쟁 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보통 이런 언쟁은 직급이 높으신 분이 먼저 공격을 하면 직급이 낮은 상대방이 참지 못해 대들면서 시작되죠. 직급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방을 심하게 공격하면 이처럼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 직급만 믿고 함부로 공격하는 행동은 자제하십시오.
하지만 때로는 직급이 낮은 상대방이 먼저 예의 없이 행동하거나 싸움을 걸어와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가장 좋은 대응방안은 그냥 여유 있게 받아주면서 대응하지 않는 것입니다. 초등학생이 울고불고 죽기 살기로 달려들어도 “허허, 귀엽네” 하며 웃어넘기는 아저씨처럼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세요. 상대방이 아무리 언성을 높여도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고 ‘나는 너랑 싸울 군번이 아니라네’라는 태도로 응대하십시오. 물론 이게 쉽지는 않습니다. 웬만큼 참을성이 없으면 시행하기 어렵죠.
직급이 높은 사람은 자기보다 직급이 낮은 사람과 싸우는 것만으로도 자기 위신을 격하시킬 수 있습니다. 여유를 갖고 웃으며 받아주십시오. ‘무서워서 피하는 게 아니라 가치가 없어서 피한다’는 인상을 주십시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풀어야 하는 이슈가 있다면 나중에 상대편의 상사랑 푸십시오.
상황 2. 상대방 직급이 나보다 높은 경우
앞의 경우와는 정반대 상황이죠. 이 경우 내 위신이 손상될 것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잘못 처신하면 그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상대편이 아무리 무례하게 행동해도, 말도 안 되는 논리로 억지를 피워도, 소리를 지르고 윽박질러도 직급이 낮은 나로서는 최대한 예의를 지켜야 합니다. 직급이 높은 분이 아무리 무시할만한 행동을 해도, 그분을 무시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됩니다. 사람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직급을 무시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러한 행동은 조직의 위계질서를 무너뜨리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직급이 낮은 내가 위아래 따지지 않고 막무가내로 대드는 행동은 더더욱 금물이죠. 최악의 경우 조직에서 왕따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HBO 미드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는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We salute the rank, not the man.
직역하면 “우리가 경례를 할 때에는 직급을 보고 하는 것이지 사람을 보고 하는 게 아니다”입니다. 의역하면 ‘직급이 높은 사람에 대해서는, 설사 그 사람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직급에 대한 예의는 갖춰야 된다’가 되겠습니다.
논리나 명분에서는 밀리지 않도록 할 말은 다 하되 상대방의 직급은 최대한 존중해주십시오. 존칭과 경어는 항상 사용하십시오. 언성도 높이지 마십시오. 속으로 무시하는 것은 상관이 없지만 겉으로 무시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됩니다.
상황 3. 상대가 내 말을 무시하고 자신의 주장만 되풀이할 경우
상대가 내 말은 듣지도 않고 자기 입장만 되풀이한다는 것은 감정이 격앙돼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이때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상대가 진정될 때까지 기다려줘야 합니다. 까딱 잘못하면 심한 말다툼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상대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일단 대화를 중단하는 것이 상책입니다. 상대편의 말을 끝까지 경청한 후 그의 주장을 요점만 간단하게 정리해서 내가 제대로 이해했는지 여부를 확인한 다음 이렇게 응수하십시오.
“예, 무슨 말씀인지 잘 알겠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제가 한번 알아보고 고민해본 다음에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러고 나서 상대방이 어느 정도 마음의 안정을 되찾은 뒤에 다시 대화를 재개하십시오.
상황 4. 상대가 언성을 높여 큰 소리로 얘기하는 경우
예전 제 팀장님 중 한 분은 항상 작고 차분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느릿느릿 말씀하셨습니다. 듣고 있으면 답답하다 못해 졸음이 올 정도였죠. 그런데 그 팀장님을 오랫동안 지켜보면서 깨달은 재미있는 사실 한 가지는 다른 사람들이 팀장님께는 화를 쉽게 못 낸다는 것입니다. 너무 화가 난 나머지 팀장님에게 소리를 지르다가도 팀장님이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대응을 하면 화를 내시던 분도 점점 목소리가 작아지면서 결국은 팀장님과 비슷한 톤으로 목소리를 낮추게 되더라고요.
상대방이 언성을 높이거나 소리를 지를 경우에는 이처럼 작고 차분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응대하는 게 좋습니다. 이 경우 상대방은 자신의 목소리가 너무 높다는 것을 인지하고 낮출 것입니다.
만약 상대방이 목소리를 낮추지 않더라도 나는 계속해서 낮은 톤으로 부드럽게 응대하는 게 좋습니다. 아니, 오히려 더 낮은 목소리로 얘기함으로써 상대방의 목소리가 지나치게 크다는 것을 주변에 알릴 필요가 있죠. 이렇게 되면 주변 동료들이 나를 동정하고 내 편을 들어줄 가능성이 더 높아집니다.
상황 5. 상대방이 ‘또라이’처럼 행동하는 경우
학교 다닐 때에는 일부러 또라이처럼 행동하는 애들도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한 번 또라이라고 알려지면 웬만해서는 걔를 건드리지 않기 때문이죠. 물론 또라이 취급받는 것도 그닥 좋은 경험은 아니겠지만 ‘만만이’로 알려져서 애들한테 괴롭힘당하는 것보다는 나을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직장에서도 또라이처럼 행동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꼰대 상사한테 만만하게 보여서 두고두고 시달림 당하느니 화끈하게 한 번 또라이 모습 보여주는 게 더 좋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정말 심한 꼰대를 만났을 때 얘기이고, 정상인과 언쟁이 붙을 경우에는 그냥 정상 범위 내에서 행동하십시오.
또라이처럼 행동하면 아무도 안 건드립니다. 그런데 직장에서는 아무도 안 건드린다는 얘기는 바꿔 얘기하면 아무도 상종을 안 한다는 얘기이고, 아무도 상종을 안 할 경우 협업이 어려워집니다. 또라이 행동은 꼰대를 만났을 경우에나 쓸 수 있는 ‘최후의 수단’입니다.
한편 상대방이 또라이처럼 행동한다면? 이럴 때에는 그냥 피하는 게 상책입니다. 또라이랑 싸우기 위해서는 나 또한 또라이처럼 싸워야 하는데 이러다가 잘못하면 함께 또라이로 엮입니다. “걔네들 둘 다 또라이더라…” 소리 듣겠죠.
마치며
이상 사내에서 직장 동료와 언쟁이 붙을 경우 취해야 할 자세, 그리고 그러한 과정에서 흔히 벌어질 수 있는 몇 가지 상황 별 대처방법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저 또한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지 막상 실행에는 젬병입니다.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책상을 뒤엎은 적도 있고… 의자를 뽀갠 적도 있고…
그런데 그것도 다 위세가 등등할 때의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그냥 삭입니다. 눈물이…
Key Takeaways
- 사내 언쟁에서 승패의 결과는 사내 여론에 의해 결정된다.
- 따라서 내가 다른 사람의 눈에 어떻게 비칠지를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
- 많은 경우 ‘언쟁의 내용’보다는 ‘언쟁에 임하는 자세’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올바른 자세로 언쟁에 임해라.
원문: 찰리 브라운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