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금대출, 국가장학금, 재정지원사업 제한
지난 9월 교육부는 ‘1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 2차연도 이행점검결과‘에서 부실대학으로 선정한 총 12개 대학들에 이와 같은 조처를 내렸다. 평가 기준을 두고 교육부와 해당 대학 간의 갑론을박이 한창인 가운데 정작 학자금 대출과 국가 장학금 제한이라는 경제적 부담을 입게 될 학생들은 뒷전이 되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정보 공시사이트 ‘대학알리미’를 통해 학자금 대출 및 국가장학금이 제한되는 학생들의 숫자를 파악해본 결과 1만 1,887명에 달했다. 2018 수시 및 정시를 통해 들어오는 예비 신입생들까지 더하면 1만 2,000명을 뛰어넘을 거라 생각된다. 등록금 1,000만 원 시대인 요즘, 학자금 대출과 국가장학금 혜택은 밤낮없이 학비 마련으로 인해 학업에 집중 못 하는 학생들에게 가뭄 속 단비와 같이 중요하다.
과연 부실대학들은 예비신입생과 재학생들에게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를 제대로 알리고 이로 인해 예비신입생 및 재학생들이 받는 학자금대출, 국가장학금 제한에 어떤 대처를 했을까? 또한 교육부는 대학들이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를 예비 신입생과 재학생들에게 알릴 것을 독려하고 의무화했을까?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알아본 내용을 살펴보자.
대학구조개혁 평가란?
2015년 박근혜 정부 당시 도입된 대학구조개혁 평가는 교육부 주도 아래 교육의 질 제고 및 입학자원 급감 대비를 위해 시작되었다. 평가 기준을 살펴보면 일반대학에는 단계평가, 전문대학은 단일 평가를 통해 5개의 등급(A~D)으로 구분했는데 하위그룹(D, E)으로 지정된 대학들이 학자금대출, 국가장학금,정부재정지원사업이 제한되었다.
이러한 기준을 토대로 교육부는 2015년 8월 31일 4년제 대학교 32개교, 전문대 34개교 등 총 66개교가 하위 그룹에 포함된 최종 결과를 발표하였다. 당시 평가 이후 교육부는 각 학교들에게 컨설팅 이행 여부에 따라 정부재정지원제한을 해제해주기로 하고 1년마다 이행점검 결과를 시행했다.
이번 2017년 9월에는 2차 이행점검 결과가 발표되었는데 4년제 대학 중 폐교 판정을 받은 대구외대와 한중대를 비롯해 서남대, 신경대, 한려대, 경주대, 서울한영대, 청주대 등 8개교, 전문대 중 광양보건대, 대구미래대, 영남외대, 웅지세무대 등 4개교까지 총 12개교가 정부재정지원제한으로 지목되었다. 이들 대학은 2년간 이행점검에서도 전면제한 조치를 받아 2015년 이후에 입학한 대학생들이 국가장학금과 학자금대출을 지원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정보공개청구 1
먼저 15년~17년 대학구조개혁 평가결과 및 이행 점검 결과를 알렸다고 답변한 곳은 단 1곳이다. ‘2015년 대학구조개혁평가를 시작으로 1, 2차 이행점검 결과에 대한 각 학교들의 공지 여부’에 관한 내용부터 살펴보면 총 12개의 대학 중 1개 대학(서울한영대)을 제외한 나머지 대학들은 학생들에게 공지하지 않았다.
이들 대학은 공통으로 “이미 언론 보도가 되었고 교육부에서도 이를 알려야 한다는 지침이 따로 내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굳이 공지할 필요가 없다.”라고 답했다. 공지한 대학도 학교 웹사이트 팝업창이나 공지사항란에만 올려놓았을 뿐이라서 과연 신입생들과 재학생들 모두에게 이것이 정확하게 전달이 되었을지는 의문이다.
① 청구내용
교육부에서 진행된 “2015년 대학구조개혁평가”를 시작으로 1,2차 이행점검결과 발표에 대한 관련 정보를 대학이 교내 학생 및 신입생들에게 공지한 날짜(년,월) / 공지한 문서 원문 / 공지방법(온라인에 게재되어있는 경우 접속 링크 정보 포함)
② 공개내용
정보공개청구 2
다음으로 부실대학이 받게 되는 제한들(학자금 대출/국가장학금/정부재정지원사업)에 관해 학교 차원에서 학생들이 피해받지 않도록 어떤 대처를 했는지 살펴보면 서남대, 영남외대 2곳 학교를 제외하곤 나름의 대처를 했다.
다만 대부분 대학이 국가장학금에 관련된 사안에만 집중되어 있어 낮은 이자로 대학등록금과 학생 개인의 생활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학자금 대출에 대한 대응방안이 없다는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① 청구내용
교육부에서 진행된 “2015년 대학구조개혁평가”와 이어진 1, 2차 이행점검 이후 제한된 것들(학자금대출/국가장학금/국가지원금 제한)에 대한 학교차원의 실제 대응방안을 볼 수 있는 보고서 및 문서 원문(온라인에 게재되어있는 경우 접속 링크 정보 포함)
② 공개내용
정보공개청구 3
하지만 예비신입생과 재학생들에게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를 제대로 공지하지 않고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책임을 전적으로 대학들의 책임으로 넘기기에는 무리가 있다.
아래 청구결과를 보면 교육부가 부실대학들에게 2015년 대학구조개혁 평가 후 이어진 1, 2차 이행점검 결과에 대해 각 대학이 관련된 사실(국가장학금/학자금 대출/지원제한)을 학생들에게 공지할 것을 요청한 지침 및 내규 공문을 별도로 내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야 하는 교육부에서 별다른 지침이 내려오지 않으니 대학들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건 당연하다.
① 청구내용
교육부가 2015년 대학구조개혁평가 후 이어진 1,2차 이행점검결과에 대해 각 대학이 관련 사실(국가장학금/학자금 대출/지원제한대학)을 학생들에게 공지할 것을 요청한 지침 및 내규 공문(온라인에 게재되어있는 경우 접속 링크 정보 포함)
② 공개내용
귀하께서 요청하신 ‘2015 대학구조개혁 평가 후 이어진 1,2차 이행점검 결과에 대하여 학생들에게 공지할 것을 요청한 지침 및 공문은 존재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정보부존재’ 처리하오니,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교육부 홈페이지 보도자료 게시판 ‘17.9.8.자 [참고자료] 2018년 재정지원 가능 대학 발표 보도자료에 아래 명단이 포함되어 있으니 참고 바랍니다.
- 2018년 정부재정지원 가능 대학 명단
- 2018학년도 신입생 국가장학금 Ⅰ,Ⅱ유형 지원 가능 대학 명단
- 2018학년도 학자금 대출 제한 대학 명단
교육부 주도 아래 모든 사실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명확한 대처방안 마련해야
대학구조개혁 평가를 두고 교육부와 대학들의 무책임으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학생들이다. 교육부와 대학의 존재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본질이 되는 것은 학생들이 아무 걱정 없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교육부와 대학 간의 엇박자 행보를 멈추고 교육부 주도 아래 부실대학들이 대학구조개혁 평가결과를 예비신입생 및 재학생들이 알 수 있도록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또한 부실대학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이 학자금대출과 국가장학금 혜택을 받지 못해 학업에 집중하지 못 하는 일이 없도록 명확한 대처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원문: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참고 웹페이지와 기사
- 대학평가본부
- 「수능 이틀 앞으로…’2018 부실대학’ 리스트 재조명」, 《조선비즈》
- 「‘부실’ 전문대 12곳, 학자금대출-국가장학금 제한 ‘쉬쉬’」, 《뉴데일리》
- 「정부 대학구조개혁 평가 결과 4년제 32개·전문대 34개 ‘낙제’」, 《허핑턴포스트》
- 「‘경영비리·부실’ 9개 대학 재정 지원 전면 제한」, 《세계일보》
- 「‘안도·곤혹·쉬쉬’…대학 구조개혁 평가 결과에 희비 교차」, 《연합뉴스》
- 「한눈에 보는 교육부 대학재정지원사업」, 《한국대학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