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론이라는 것이 그렇다. 공부하면 할수록, 단어와 도표에 가려서 오히려 더 무슨 말인지 모르게 된다. 그래서 나는 코딩을 해도, 클론코딩을 선호하고, ‘일단 걍 해봐(learning by doing)’을 선호한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신박하게 생긴 실제 블록체인 기술 기반 비즈니스 케이스를 뜯어보면서 공부하도록 하겠음.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우버, 바로 라주즈(LaZooz)라고 한다.
일단 우버를 살펴봅시다. 우버는 전형적인 중앙집권형(centralized) 앱이다. 우버 회사에서 모든 우버 차량이 어디를 돌아댕기는지, 어떤 요청이 들어오는지 등 모든 데이터를 몽땅 다 보고 관리할 수 있다. 그래서 우버 운전기사들이 돈을 얼마 받아야 하는지 등도 결정하는 권한이 있다.
자, 여기 블록체인 기술 기반으로 등장한 라주즈가 있다. 이스라엘의 스타트업 회사다. 라주즈는 이더리움 플랫폼을 베이스로 깔고 만든 댑(dAPP)이다. 아. 댑이 뭐냐. 간단하게 설명하면 ‘이더리움 생태계를 기반으로 만든 스타트업’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우버는 우버 회사가 소유하고 관리한다. 라주즈는 라주즈 커뮤니티가 소유하고 관리한다. 어떻게? 주즈 토큰(Zooz Token)을 통해서!
이 토큰은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cryptocurrency)다. 그러나 비트코인처럼 엄청난 컴퓨팅 파워로 채굴해서 얻는 것이 아니다. 토큰은 실제로 운전기사들이 운전하면 얻을 수 있다. 각각 기사가 운전한 거리에 따라 토큰이 자동으로 주어진다. 움직이는 증명(Proof of Movement)인 셈이지. 껄껄.
그럼 운전기사가 아닌 나 같은 사람은 어떻게 토큰을 얻을 수 있을까? 크라우드 세일(Crowdsale) 혹은 이니셜 코인 오퍼링(Initial coin offering, ICO)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 일종의 주식회사 IPO 같은 것인데 라주즈를 만든 사람들이 그들의 주즈 토큰을 임의로 정한 가격에 파는 것이다. 당연히 이 토큰의 가치를 알아보고 먼저 구매한 사람은 이득을 얻겠지? 나중에 토큰이 비싸지면 말이다. 이제 시나리오를 그려보면 다음과 같다.
린은 강남역에서 신촌역까지 가고 싶다. 라주즈 앱을 켜서 카풀을 요청했다. 마침 지나가던 니꼴라스는 요청을 보고 린을 태워준다. 도착하는 순간 린이 이전에 크라우드 세일을 통해 구입한 주즈 토큰이 자동으로 린의 지갑에서 니꼴라스 지갑으로 이동하겠지!
니꼴라스는 이 토큰을 나중에 본인 집에 갈 때 사용할 수도 있다. 본인이 원하면 주즈 토큰을 이더로 바꾸고(이더리움 기반 앱이니까) 다시 이더리움을 거래소에서 원화로 바꿀 수도 있다!
위의 사례로 겁내 요즘 핫한 단어인 ‘댑’과 ‘ICO’를 설명했다. 이해가 뽝! 되지 않나? 라주즈처럼 이더리움 생태계를 기반 두고 만들어진 스타트업 및 앱을 댑이라고 한다. 그리고 라주즈가 기능하기 위해서 필요한 주즈 토큰처럼 코인을 공개적으로 판매하는 것을 ‘ICO’라고 하는 것이다. 저 ICO를 통해 몇몇 사람이 대박을 치면서 블록체인이 덩달아 유명해졌다.
이전에 우버가 중앙에서 통제·관리하여 기사들이 마치 우버에 고용된 자영업자 같았다면 라주즈 같은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댑을 통하면 정말 말 그대로 개인 간(peer to peer) 거래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너무 강력해져 버린 중개인(middle man)을 제거한, 진정한 의미의 공유경제가 가능하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이용자는 블록체인에 본인의 데이터를 매우 안전하게 저장하고, 타인과 거래할 수 있다. 그리고 더 이상 수수료 20%는 필요 없다. 블록체인은 진정한 의미의 공유경제 2.0을 가능하게 할까? 후후후.
원문: Lynn의 브런치
참고
- LaZooz
- Shawn Wilkinson, 「Blockchain is bringing the sharing economy to everyone」, VentureBeat
- Paul Minett, 「What the heck is a La’Zooz Token?」, LinkedIn
- Siraj Raval, ‘3 Dapps You HAVE to See’
- Ameer Rosic, ‘What is A Ethereum D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