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빙(Coliving)? 코워킹의 확장판. 혹은 ‘셰어하우스’ ‘룸메이트’를 다르게 표현한 단어 되시겠다. 위리브(WeLive), 올드오크(OldOak) 같은 코리빙 하우스들이 각각 뉴욕, 런던에 생기면서 하루가 다르게 주목받고 있는 비즈니스기도 하다. 그리고 우리의 ‘오래된 미래’기도 하다. 왜?
- 같이 살면 저렴하니까
- 외로우니까
이케아(IKEA)의 R&D팀 스페이스10(Space10)은 코리빙 하우스를 시작하기 전에 멋진 리서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름은 ‘원 셰어드 하우스 2030(One Shared House 2030)’이다. 그들의 조사에 따르면 2030년까지 17억 인구가 추가적으로(!) 도시에 몰려 살 것이며 이는 전체 인구의 70%에 해당한다. 따라서 코리빙은 예측되는 미래인 셈이다. 이전에는 집, 자동차, 사무실 등을 소유했지만 다가오는 2030년에 이르면 자동차, 사무실뿐 아니라 집 역시 공유하는 형태가 보편적인 트렌드가 될 것이라 전망한다.
원 셰어드 하우스 2030 웹사이트에서 이 알록달록 화려한 리서치에 참여해보자. 아. 무엇을 조사하냐고? 실제로 사람들이 원하는 ‘코리빙의 형태’가 어디까지인지를 조사하는 거다. 예를 들면 거실·부엌은 공유할 수 있는데 화장실도 공유하고 싶은지, 코리빙을 하면 적절한 커뮤니티 숫자가 몇 명인지 등.
조사에 참여하면 현재까지 참여한 사람들의 조사 결과를 볼 수 있는데 꽤 흥미롭다. 현재까지 누적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4-10명이 적정 수준의 커뮤니티 규모라고 생각하며 화장실은 공유하고 싶지 않다고 한다. 바나나 우유 기프티콘을 주는 것도 아닌데 나도 모르게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해버렸다. 게다가 이렇게 홍보하고 있네? 아아. 무서운 사람들.
같이 살면 훨씬 저렴하다는 것에 대해서 다들 동의할 것이다. 그리고 점점 더 대도시는 거대해지고, 주거비용은 끝을 모르고 올라가며, 더 올라갈 것이다(우울). 그게 코리빙을 하는 이유는 아니지 않을까? 그러면 다들 캡슐 호텔이나 고시원에 살면 되니까. 실제로 그러하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 어찌 보면 코리빙 하우스를 운영하는 (나의) 이유는 바로 ‘외로움‘이었다. 사실 ‘외로움’이라는 이유가 본인 혹은 소수에게만 해당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랫글을 읽고 놀랐다. 오, 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구나!
올드오크라는 거대한 코리빙 하우스를 운영하는 회사 콜렉티브(Collective)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런던에서 가장 큰 사회 문제점 중 하나가 ‘우울증’이며 특히 젊은 세대 18-34세 사이에서 이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고 한다. 필자가 느낀 바도 같다.
가디언에 기고된 글 「외로움: 젊은이들을 가장 많이 다치게 하는 조용한 전염병(Loneliness: a silent plague that is hurting young people most)」에서는 이를 에피데믹(epidemic)이라고 표현하며 사회 문제점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여기서 코리빙 하우스의 존재의의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외로우니까 같이 산다고 저절로 커뮤니티가 되는 걸까? 저절로 외로움이 해소되나? 문제는 아니라는 거다. 어떻게 아느냐고? 내가 해봤거든.
시즌 1. 2016년 11월부터 2017년 4월까지, 약 6개월간 코리빙하우스를 운영하면서 깨달은 것은 “커뮤니티 하우스가 마음먹고 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니더라”였다. 운영자의 감정노동이 들 뿐 아니라 경제적 이득은 0이다. 마이너스가 안 되면 다행이다. 그렇다면 감정적으로 보상을 받으면 참~ 좋겠는데 이도 쉽지는 않다.
여러 사례조사를 하면서 알게 되었다. 전 세계 코리빙 사례조사를 참고하자면 커뮤니티 하우스를 운영할 땐 아래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 초반부터 코리빙 멤버 모집을 명확하게
- 왜! 모여 사는지? 목표 중심(purpose-driven)의 코리빙이어야 한다.
시즌 1을 통해서 이를 알게 되었다면 이제 시즌 2(2017년 12월 1일 ~ 약 3개월)는 이를 실제로 실행해보고 그 결과를 아는 시간이 될 것이다. 궁금하지 않은가? 나도 그렇다!
돈벌이는 고사하고 육체적·감정적 노동이 수반되는 코리빙을 왜 하느냐 묻는다면, 내가 너무 필요해서.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필요한 것 같아서 한다. 결론은 항상 돌아 돌아 ‘사람’이다.
원문: Lynn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