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업무가 끝나가는 오후 5시 반, 째깍악어 사무실에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울먹거리며 다급한 목소리로 한 엄마가 당일 돌봄 서비스를 요청했습니다.
“저 좀 도와주세요. 지금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데려와야 해요.”
“앱을 다운로드해 어머니가 직접 신청하셔야 하는데… 그런데 어머니 어디 아프세요? 목소리가 안 좋으세요.”
“몹시 아파요. 병원에 가야 하는데 제가 안 가면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하원 시키지 않아요.”
“저희 직원을 보내드려도 될까요? 어머니 연락처가 휴대폰에 찍혔으니까 다시 연락드릴게요.”
인터뷰 도중 발생한 돌발 상황입니다. 김희정 째깍악어 대표는 부리나케 어린이집에 직원을 보냈고 아이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 사이 엄마는 병원 치료를 받을 수 있었지요.
아이를 기르다 보면 참 난감한 상황에 처할 때가 있습니다. 아파도 아이 때문에 병원을 제때 못 가거나 급한 용무를 볼 수 없을 때가 있지요. 직장을 다니는 엄마는 말할 것도 없고 전업주부일지라도 보육에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할 때가 있습니다.
째깍악어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해주는 플랫폼입니다. 만 3세 이상의 아이를 잠시 맡아주길 원하는 부모와 아르바이트를 원하는 대학생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입니다. 돌봄 교사들은 ‘등·하원 도우미’ ‘가정 방문 교육’ ‘놀이 시터’ ‘영어 시터’ ‘학습 도우미’ 등 다양한 보육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서비스 신청에서 종료까지 클릭 한 방으로 해결
돌봄 서비스를 신청하고 종료에 이르기까지 모든 절차는 플랫폼 안에서 이뤄집니다. 째깍악어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해 회원 가입 후 원하는 날짜와 시간 등을 입력하면 선생님들의 프로필이 뜹니다. 이 중 자신의 아이에게 적합한 선생님을 선택해 신청하기를 누릅니다. 해당 선생님에게는 알람이 가고 서비스 제공자가 수락 버튼을 누르면 예약이 끝납니다.
째깍악어는 노쇼(No show)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해 선생님들로부터 5,000원의 보증금을 받고 서비스가 이뤄지면 돌려주는 제도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고객이 자신에게 맞는 선생님이 없다면 지원자를 찾는 구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업계 최초로 당일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째깍악어는 일하는 엄마들이 자신의 경험에 비춰 ‘이것만은 꼭’ 필요하다는 서비스를 모아 만들었습니다.
깐깐한 회원 가입, 돌봄 선생님 전원 범죄 이력 조회
이용절차는 편리하지만 개인 정보 보호와 선생님의 자격 요건은 엄격합니다.
“요즘처럼 간편 로그인이 대세인 때 회원가입 절차가 왜 이렇게 복잡할까 불평하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워낙 개인 정보가 많고 선생님도 누군가에겐 소중한 자녀이기 때문에 보호 차원에서 불편하지만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째깍악어에서는 돌봄 선생님들을 ‘악어’라고 부릅니다. 악어가 되기 위해선 3단계의 깐깐한 과정을 통과해야 합니다. 먼저 성범죄와 아동학대 등 범죄 이력 조회에 동의해야 합니다. 3시간에 걸친 교육을 받고 인·적성검사와 동영상 프로필 제작 그리고 면접을 통과해야 비로소 악어가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철저한 검증을 거쳐 현재 악어로 활동하는 대학생 선생님은 400여 명입니다.
“아이 돌봄이란 게 내 자식도 힘들잖아요. 아이를 기본적으로 좋아해야 하고 인성도 정말 중요합니다. 속이려고 맘먹으면 어쩔 수 없지만 제가 할 수 있는 한 모든 안전장치를 걸어놨습니다. 범죄 이력 조회라든가 동영상 프로필 제작이 그 예입니다. 동영상 프로필을 통해 비언어적인 태도를 검증할 수 있고, 방문서비스를 하는데 요즘 프로필 사진과 실물이 너무 다른 경우들도 많아서요. (웃음) ”
12월 1일 현재 부모님 회원 수는 5,155명, 연결한 돌봄 건수는 2731건입니다.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된 상황이 웹사이트에 등재됩니다.
아이 성격에 따라 선생님을 매칭하는 맞춤형 보육
째깍악어의 인기 비결은 한 땀 한 땀 수놓듯 세밀한 서비스에서 비롯됩니다. 째깍악어는 인재개발 및 교육 전문 기업에 의뢰해 자체 개발한 인·적성검사를 통해 선생님의 성향을 크게 7가지로 분류했습니다. 부모님들은 프로필에 적시된 성향을 보고 자신의 아이와 궁합이 잘 맞을 것 같은 선생님을 고를 수 있습니다.
돌봄이 끝나면 선생님은 의무적으로 돌봄 노트를 작성해야 합니다. 부모님도 후기를 올리는데 적극적인 후기를 독려하기 위해 한 건당 1,000원의 적립금을 부여합니다. 이렇게 촘촘히 모여진 정보들이 훗날 빅데이터 자료로 활용돼 서비스가 날로 정교해질 것이란 전망입니다.
365일 고객센터가 열려있어 언제라도 돌봄 관련 긴급 상담이 가능한 것도 장점입니다. 그뿐 아니라 만약의 경우를 대비한 배상책임보험에 가입돼있습니다.
“아이 돌봄은 한 번 사고가 나면 크게 날 수 있잖아요. 기존에 없던 서비스라 보험사들이 가입을 꺼려해 시간이 좀 오래 걸렸습니다. 영업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해 대인·대물 2억 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
업계 최초 임팩트 투자 유치
째깍악어의 남다른 서비스는 신뢰와 사업성을 동시에 인정받았습니다. 업계 최초로 임팩트 투자를 유치했고 h-온드림 오디션에 입상해 혁신성을 재확인했습니다.
“남들은 피칭하고 설득의 과정을 거쳐 투자자의 마음을 움직이지만 저희는 투자자가 먼저 찾아오셨어요.
그분도 엄마세요. 엄마이기 때문에 저희의 가치를 알아본 것 같아요.”
전·현직 유치원 및 어린이집 교사도 나섰다
째깍악어는 11월부터 국가공인 자격증을 보유한 전·현직 유치원과 어린이집 교사들이 부모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찾아가는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습니다. 준비과정을 거쳐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한다는 계획입니다.
지난 9월에는 서울 성동구청과 아이 돌봄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여기저기 흩어진 육아 정보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성동구 육아 꿀팁 지도를 만들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각 구별로 이런 지도가 만들어지면 좋겠어요. 인터넷에 아이 돌봄을 검색하면 무수히 많은 정보가 쏟아져 도리어 어디에 맡겨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째깍악어란 이름은 동화 피터 팬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시계를 삼켜 뱃속에서 째깍 소리가 나는 악어는 피터 팬과 아이들을 괴롭히는 후크 선장이 제일 무서워하는 캐릭터죠.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서 아이를 괴롭히는 후크 선장은 무엇일지 김 대표에게 물었습니다.
“아이 키우기 어려운 상황, 환경들 같아요. 말하자면 믿을 수 없고 위험하고 불편한 상황이 아닐까요?”
그 외침에 화답하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는 것. 그것이 바로 째깍악어의 존재 이유인 듯싶습니다.
원문: 이로운넷 / 필자: 백선기 / 사진: 이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