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을 읽고 나니 대충 블록체인이 뭔지는 알겠지만, 여전히 깜깜하다. 그래서 궁금한 거부터 치고 넘어가 보자. 요즘 비트코인과 더불어서 유명한 녀석이 있다. 바로 이더리움. 얘는 비트코인이랑은 다르다는데, 뭐가 다르고, 어떻게 다른 걸까. 검색을 해보면 또 이따구로 나온다.
이더리움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 계약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분산 컴퓨팅 플랫폼이다. 이더리움이 제공하는 이더는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사이버 공간에서 암호화된 가상화폐의 일종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의 화폐 단위는 ETH로 표시한다.
응???? … 그래서 다시 덕후 기질을 발휘하여 조사를 해보았습니다.
비트코인 기술을 일단 살펴보자. 비트코인은 앞서 설명한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currency. 디지털 화폐다. 내가 니꼴라스에게 100원을 주었다는 기록이 겁내 많은 컴퓨터들에게 블록으로 분산되어 저장된 것이다. 그래서 해킹을 할 수도 없고, 믿을 수 있고, 투명하고 등등 장점이 있다.
이더리움 기술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었으니! 블록에 기록을 저장하고 더 나아가서 ‘스마트 콘트랙 smart contract’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비트코인과 달리 이건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블록체인’이다. 비트코인은 가상화폐이지만, 이더리움은 이더라는 가상화폐 중심의 새로운 생태계를 만드는 플랫폼이다. 이더리움 기술을 토대로 앱 (dApp)을 만들 수 있다.
근데 스마트 콘트랙이 뭐냐. smart contract.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자판기다. 자판기에 500원 넣으면 콜라가 나온다. 이것은 스마트 콘트랙이다. 내가 상점 아줌마와 이야기할 필요 없이 (no middle man) 500원을 넣으면 콜라가 나온다는 미리 결정된 조건 및 계약에 따라 동의된 사항이 자동으로 이행되는 것 말이다. 반대의 개념은? 아줌마와 이야기를 해야 콜라를 산다거나, 자판기가 고장 나서 그냥 콜라가 나오면, 그건 스마트 콘트랙이 아니겠지.
그래서 블록체인 + 스마트 콘트랙 = 이더리움 플랫폼. 비트코인은 ‘코인’이지만, 이더리움은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다. 이제 스마트 콘트랙을 기반으로 생태계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 비트코인은 단순히 거래기록을 추적하지만, 이더리움은 해당 화폐를 가지고 투자하고, 사용하고, 저장할 수 있다. 비트코인은 결제 기술이라면, 이더리움은 실생활에 적용될 수 있는 기술인 것이다.
휴. 여전히 그래도 뭔 말인지 모르겠으니까, 이더리움 플랫폼의 시나리오를 그려보자.
‘이더’는 ‘이더리움’의 화폐로 이더리움이 돌아가게 한다. 사람들이 비트코인 채굴하듯이 이더를 채굴한다. 혹은 거래소에서 산다. 그리고 이더리움에서는 앞서 말한 ‘자판기’와 같은 ‘스마트 콘트랙’이 돌아간다.
이제 니꼴라스에게 단순히 돈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비트코인처럼), 니꼴라스의 음악을 사고 싶다. 스마트 콘트랙을 읽어보니, 내가 0.8개의 이더를 보내면 (혹은 10달러 어치의 이더) 음악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 그래서 이더를 사서 니꼴라스에게 주자마자, 자동으로 결제가 성사되어 해당 음원을 다운로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음악을 이더리움 기술을 통해서 사고팔 수 있게 만들어주는 앱들이 dApp이다. 그리고 바로 이 dApp을 만들어낼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측면에서 이더리움은 확연하게 비트코인과 차별화된다.
방금 예시로 든 이더리움 기반 음악 플랫폼은 실제로 존재한다. 이름은 UJO라고 하고, RAC라는 그래미 상도 수상한 유명한 가수의 앨범을 이더로 팔고 있다.
이와 같은 스마트 콘트랙을 이용한 거래를 하는데 전혀 비용이 없는 건 아니다. gas fee라는 수수료가 존재한다. 그러나 기존 유사한 플랫폼을 이용하는데 과금되는 수수료 20%에 비교하면 gas fee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리고 이 gas fee는 기존의 시스템처럼 중앙 독점 체제인 한 기관에게 보내지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 컨트 랙을 채굴한, 이더리움에서 활동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배분된다.
마치며
개인적으로는 바로 이 dAPP들에 큰 관심을 갖게 되면서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공부하게 되었으니. 기존의 centralized 중앙 독점체제의 웹 2.0에서 떠나 (예를 들면 페이스북. 우버 등등), decentralized 된, 분산화된 웹 3.0이 보였기 때문이다! 정말 재미있는 앱들이 많은데. 그건 다음 시간에.
원문 : Lynn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