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말하는 ‘북유럽식 모델’에 대해 여러분도 대략적인 이미지는 갖고 있을 것이다. 이 글에서는 북유럽식 복지국가가 글로벌 경제체제에서 어떤 역할을 하며 어떻게 상호작용을 주고 받는지에 대한 최신 모델을 소개하고자 한다.
과도함을 무릅쓰고 단순화하자면, 경쟁과 리스크 감수(risk taking)를 강조하는 미국식 모델과 달리, 북유럽 모델은 주로 세금을 통한 소득의 재분배와 사회안전망의 강화를 통한 평등주의를 강조한다. 미국에 비해 북유럽 국가들은 소득의 불평등도 낮다.
미국은 더 부유한 대신 소득의 불평등이 더 심하며 더 혁신적인 경제를 가지고 있다. 반면 북유럽 국가들은 더 나은 사회 안전망과 정교한 복지 시스템 그리고 더 평등한 소득분포를 보여주는 경제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북유럽 국가(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들의 구매력 평가 기준 1인당 GDP는 미국보다 낮다. 노르웨이는 북해의 석유 자원을 통한 소득 비중이 높기 때문에 별도로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가별 혁신성을 다음과 같은 그래프로 비교할 수 있다:
연간 노동시간 비교:
소득 불균형 비교:
미국과 북유럽 국가들은 모두 성공적인 경제적 성과를 이루었다. 자연스럽게 다음과 같은 질문이 나온다.
“세계의 모든 나라가 (경제적 성과와 평등주의 그리고 사회안전망 등을 모두 갖춘) 북유럽식 자본주의 모델을 채택할 수는 없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해 최근 경제학자들은 ①기술의 전파, ②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한 인센티브 체계라는 두 가지 가정을 반영한 경제 모델을 만들어 보았다.
미국식 자본주의와 북유럽 모델은 글로벌 경제시스템에서 비대칭적인 균형상태를 이루고 있다. 다시 말해 북유럽 모델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바로 미국식 자본주의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식 경제는 기술적 혁신을 장려한다. 기술적 혁신을 장려하기 위한 인센티브를 주기 위한 보상체계는 이런 혁신에 성공한 사람과 성공하지 못한 사람 간 보상의 격차를 철저하게 벌려놔야 한다. 그래야 남이 이루어 놓은 성과에 무임승차하려는 행태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는 상대적으로 빈약한 사회안전망과 소득불균형의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대신 이 경제체계는 더 높은 소득을 가능하게 하며 글로벌 경제의 성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한편 북유럽 모델은 미국같은 나라에서 발생한 기술 혁신의 외부효과에 의존한다. 이를 통해 그들은 기술 혁신에 앞장선 나라들보다는 낮지만 장기적으로는 유사한 수준의 경제성장을 실현할 수 있다. 또한 혁신에 앞장 선 나라에서 볼 수 있는, 승자와 패자의 보상차이가 현격한 인센티브 및 보상체계를 완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더 나은 사회안전망과 평등한 소득 분배의 실현이 가능하다.
이렇게 두 가지 비대칭적 모델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같은 나라가 북유럽식 모델로 전환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미국과 같은 국가가 북유럽식 모델로 전환한다는 것은 앞서 언급했던 보상 체계를 바꾼다는 것이다. 이는 그 자신은 물론이고 글로벌 차원의 경제성장률을 하락시키게 된다. 이런 경제성장율의 하락은 미국과 같은 국가가 북유럽 모델로 전환하는데 가장 큰 장벽이 된다.
다시 말해 우리 모두가 북유럽식 모델을 채택할 수는 없다. 이것이 이 이론의 핵심이다.
물론 위의 설명은 순전히 수리적 모델로 유도된 것이며 실증 연구는 앞으로의 과제로 남아있다. 그리고 북유럽 경제학자들을 중심으로 ‘북유럽 경제가 과연 미국보다 덜 혁신적인가?’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이 이론은 우리에게 미국식 / 북유럽식 모델이 그 국가의 역사/정치-경제/문화적 펀더멘털이 아닌, 복잡하게 얽힌 글로벌 경제 구조에서 자생적으로 발현하여 상호 강화되는 형태로 그 균형을 유지할 수도 있다는 관점을 제공한다. 또한 미국식 / 북유럽식 모델 어느 한쪽을 이상적인 모델로 삼아 추종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둘 다 자신의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필요로 한다는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참고자료]
Acemoglu, Daron, James A Robinson and Thierry Verdier, (2012) “Can’t We All Be More Like Scandinavians? Asymmetric Growth and Institutions in an Interdependent World”, NBER Working Paper 18441,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Mika Maliranta, Niku Määttänen, Vesa Vihriälä,”Are the Nordic countries really less innovative than the US?“, VoxEU.or, 19 December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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