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 성장하는 스타트업에는 밝은 미래가 있지만 연 5% 성장하는 스타트업에는 어두운 미래조차 없다. 스타트업 대표는 성장에 대한 압박을 안고 살아간다. 압박을 받기만 하면 속병 든다. 반격해야 한다. 오늘은 내가 성장 압박에 반격하는 방식에 대해서 정리해 보고자 한다.
- 선행 숙제하기
- 프로세스 도입 및 이행하기
로 나눌 수 있다.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억지로 할 수밖에 없는 규칙 및 프로세스를 만들어서 그냥 꾸역꾸역한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다.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한다. 그럼 조금씩 성장의 바퀴가 돌아간다.
1. 선행 숙제하기
맨바닥에서부터 성장하긴 힘들다. 성장을 위해서는 몇 가지 선행 숙제를 해야 한다. 숙제를 다 마치기 전까지는 조급해하지 말자. 차분하게 열심히 할수록 추후 더 빠른 성장 모멘텀을 얻을 수 있다. 기초는 언제나 탄탄하게!
첫 번째 숙제: 시장 충족 프로토타입 확인
시장 수요를 충족시키는 최소한의 프로토타입(Product/Market Fit, PMF)을 확보했다는 것은 제품이 시장에서 고객들에게 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뜻,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시장에서 우리 제품이 ‘Nice to have’보다는 ‘Must have’에 가깝다는 뜻이다.
제일 먼저 확인해야 하는 이유는 PMF 없이는 성장도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기발한 마케팅 아이디어와 엄청난 자본을 때려 넣는다고 해도 PMF 없는 성장은 금방 정체된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우리 제품이 PMF를 확보했는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구매 고객에게 우리 제품을 지금 당장 뺏어 간다면 어떤 감정이 드는지 물어보자. 50% 이상이 짜증 난다는 반응을 보이면 우리는 어느 정도 PMF를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삼분의일’을 예로 들어보자. 초기에 매우 까다로운 고관여 수면 소비자들을 베타테스터로 선정해서 매트리스를 무료로 나눠주고 1달 후에 구매 및 회수 여부를 고객이 정할 수 있게 했다. 1달 후 60%에 가까운 고객이 구매했다. 어느 정도 PMF를 확인했고, 마음 놓고 정식 출시를 할 수 있었다.
두 번째 숙제: 핵심 고객 파악
앞에서 제품을 빼앗아 갈 때 짜증 냈던 고객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야 한다. 짜증 낸 그 사람은 당신 제품의 핵심 고객이기 때문이다.
- 성별/나이/직업
- 우리 제품을 쓰는 이유
- 제일 싫어하는 브랜드
- 좋아하는 연예인
- 반응하는 메시지
- 생활패턴, 라이프 스타일 등등
고객을 직접 만나서 인터뷰를 하자. 핵심 고객에 대해서 알아낼 수 있는 정보는 최대한 쥐어짜 내자. “제품을 빼앗겼을 때 왜 짜증이 났나요?” 고객과 고객의 짜증 원인을 알면 우리가 채워줘야 할 결핍을 더 자세히 알 수 있다.
세 번째 숙제: 구매 여정을 정의하고 쪼개자
고객이 우리 제품을 발견하고, 가입하고, 결제하고, 배송받고, 주변에 추천하기까지 과정을 정의하고 쪼개고 또 쪼개자. 왜 쪼개냐고? 일련의 과정을 쪼개고 쪼갤수록 각 퍼넬(funnel)별 전환율을 올릴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 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삼분의일’에서는 AAARRR 퍼넬을 활용해서 각 과정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 외부에서 우리 브랜드 발견(Awareness)
- 고객 정보(lead) 획득(Acqusition)
- 오프라인/온라인 상담(Activation)
- 결제(Revenue)
- 100일 환불 기간 내에 남기, 타 제품군 구매로 확장(Retention)
- 추천을 통한 구매(Referral)
자, 이제 6개의 단계가 정의되었다. 단계별 전환율을 높일 행동 계획이 막 보이지 않는가?
2. 프로세스 도입·이행하기
PMF를 확인했고, 핵심 고객에 관해 소상히 알며, 핵심 고객의 구매 여정을 정의하고 완벽하게 쪼갰는가? 이제 본격적으로 성장엔진을 돌릴 수 있는 구체적인 프로세스에 대해서 알아보자. 구체적인 프로세스는 션 엘리스(Sean Ellis)가 쓴 『진화된 마케팅 그로스 해킹(Hacking growth)』에서 영감을 받았고 ‘삼분의일’ 팀에 맞춰서 수정해서 쓰고 있다. 프로세스는 크게 4가지로 나뉜다.
1. 아이디어 내기
모든 팀원은 퍼넬의 각 단계별 전환율을 개선시킬 아이디어를 개진한다.
2. 아이디어 문서화/우선순위
팀원들로부터 얻은 아이디어의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해서는 우선 제대로 된 형식으로 문서화해야 한다. 우리는 아래 (예시)처럼 아이디어를 문서화해서 적어둔다.
(예시)
- 제목: 체험장에 카드단말기 설치
- 제안자: 전주훈
- 레버: Revenue
- 가설: 체험관에 방문하신 분들은 결제를 마음먹고 확인을 하러 오시는 분들이다. 마음에 들었을 때 바로 카드 결제가 가능하게 만든다면 구매 전환율을 올릴 수 있다.
- *ICE score: 3 / 7 / 8
- TEST 방법: 오프라인 단말기를 현장에 설치하고, 주별 오프라인 매출을 Tracking 해보자.
- *ICE score: Impact / Confidence / Ease를 나눠서 10점 만점으로 나눠서 점수를 매긴다. 점수가 높게 나온 아이디어의 우선순위가 높다.
3. 아이디어 실행하기
‘삼분의일’은 매주 수요일 ‘그로스 미팅(growth meeting)’을 진행한다. 모든 팀원이 자기가 적어온 아이디어 카드를 가지고 와서 이번 주에는 어떤 가설을 검증할지 정하는 미팅이다. 개인별 최대 3개의 카드를 노미네이트할 수 있다. 그로스 미팅에서는 철저하게 이번 주에 무슨 테스트를 할지만 정한다. 실행할 아이디어가 정해지면 1주일 동안 실행에 옮긴다.
4. 배운 점 정리하기
모든 아이디어 테스트는 배움으로 연결되어야 하고, 다른 팀원들에게 투명하게 공유한다. 잘된 것뿐 아니라 실패한 테스트도 공유되어야 한다. 배운 점들은 소상하게 문서화해서 다른 직원이 대대로 볼 수 있게 해야 한다. 다양한 베리에이션 테스트는 개꿀!
마치며: 지름길은 없다
성장을 위한 지름길은 없다.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팀은 가장 빠르게 배우는 팀이고, 가장 빠르게 배우려면 가장 빠르게 테스트해야 하고, 가장 빠르게 TEST 하려면 일련의 과정을 프로세스화해야 한다. 이런 생각을 공유하고 있는 팀원과 제대로 된 프로세스가 만나면 그로스 문화가 회사의 DNA에 남는다.
원문: 전주훈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