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하나의 크기는 매우 작습니다. 그래도 그 크기를 측정하는 일은 어렵지 않지만, 정확한 무게를 직접 측정하는 일은 극도로 어렵습니다. 1조분의 1g의 무게를 측정할 수 있는 저울을 개발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이야기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많은 세포의 부피와 밀도를 통해 무게를 간접 측정하는 방식이 사용되었지만, 사실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취리히의 스위스 연방 공과대학 (ETH Zurich), 바젤 대학,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연구팀은 세포 하나의 무게를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저울을 개발했습니다. 이런 일이 가능한 이유는 기존의 저울과 완전히 다른 원리를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세포 하나의 무게를 측정할 때 첫 번째 문제는 세포를 하나만 따로 분리를 하는 것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세포 배양 용기에 작은 막대기를 넣어 세포 하나만 붙여서 나오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맨 위 사진) 그 다음 문제는 이렇게 분리한 세포의 무게를 측정하는 일인데, 독특하게도 레이저를 이용해서 측정합니다.
청색광 레이저를 주기적으로 막대에 발사하면 한쪽만 고정된 막대기가 진동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 이번에는 적외선 레이저를 발사해 이 진동주기를 측정합니다. 세포를 올려놓기 전후로 진동주기를 측정하면 미세한 변화가 생기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를 측정해 역으로 세포의 질량을 계산하는 것입니다. 정말 기발한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 방법의 장점은 무게의 변화까지 실시간 측정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바이러스 감염이 진행되는 세포의 무게 변화를 밀리초에서 수일간 측정이 가능합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스위스 회사인 Nanosurf AG와 협력하고 있으며 이 연구 결과는 네이처에 발표되었습니다. 앞으로 이를 이용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참고
https://www.nature.com/nature/journal/v550/n7677/full/nature24288.html
https://newatlas.com/scale-weighs-cells/51951/
원문: 고든의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