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npr의 ‘Racism Is Literally Bad For Your Health’를 번역한 글입니다.
우리는 대부분 차별이 소수자들의 삶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막연하게나마 알고 있습니다. 차별받는 이의 삶 속에서는 자격을 갖추고도 일자리를 얻지 못하거나, 월세를 감당할 수 있는데도 집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니까요. 미국 사회의 뿌리 깊은 흑인-경찰 간 갈등 관계도 흑인들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죠.
최근 NPR과 로버트 우드 존슨 재단, 하버드대 연구진이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차별은 건강에도 실질적이고 측정 가능한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이번 조사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 응답자의 92%가 오늘날 미국 사회에 흑인에 대한 차별이 존재한다고 답했고, 절반 정도는 일터에서, 또 경찰과의 관계에서 이를 직접 경험한다고 답했습니다.
차별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수년 간 연구해온 하버드대 데이비드 윌리엄스 교수는 이 같은 차별이 말 그대로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합니다. 모든 스트레스가 건강에 안 좋듯, 일생 동안 차별을 겪으며 받은 스트레스 역시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죠. NPR과의 인터뷰에서 윌리엄스 교수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문제가 되는 건 구직이나 승진 과정에서의 배제와 같이 크고 중요한 일뿐이 아닙니다. 무례한 언행에 노출되는 것, 다른 사람만큼 존중을 받지 못하는 것, 식당이나 상점에서 상대적으로 질 낮은 서비스를 받는 것과 같이 사소한 일상 속의 일들이 모두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줍니다.
이런 경험이 많다고 답한 사람들의 인생을 추적해보면 관상동맥성 질환이 더 빨리 진행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죠. 차별을 많이 경험한 임산부들이 출산한 아이들은 저체중일 가능성이 높고요.”
“간단한 치료부터 복잡한 수술에 이르기까지 의료 서비스를 받을 때도 소수자 집단은 백인들에 비해 질 낮은 서비스를 경험합니다. 의료 서비스의 질적인 면에서 발생하는 인종 간 차이는 보유하고 있는 보험이나 교육 수준, 직업, 질환의 경중과 무관하게 드러납니다.”
“의료계의 이 같은 차별은 사회 다른 분야의 차별과 마찬가지로 의도적으로 자행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의도적인 차별도 존재하겠지만, 대부분은 내재된 편견과 무의식적인 차별이죠. 보통의 인간이라면 대부분 편견을 갖고 있습니다. 왜냐구요? 모든 사회, 모든 문화, 모든 집단에는 내집단(in group)과 외집단(out group)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자라고 배우면서 아주 미묘하게라도 부정적인 인상을 갖게 된 집단이 있다면, 아무리 의도가 없고 평등주의적 신념을 갖고 있더라도 그 집단에 속한 사람을 실제로 만났을 때 달리 대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나와 너, 우리 모두가 인간이고 편견을 갖고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합니다. 차별을 없애 나가기 위한 첫 단계는 나도 누군가를 차별할 수 있는 존재임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원문: 뉴스페퍼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