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은 전 세계적인 보건 문제를 넘어 이제는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체중을 감량하기 위한 다양한 다이어트 비법들이 등장했는데, 최근에 의학계에서 우려를 표명한 고지방 다이어트를 비롯 고기만 먹는 고기 다이어트처럼 건강에 위험할 수 있는 방법까지 다양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는 안전하고 저렴한 대체재가 있으니 바로 버섯입니다. 식용 버섯을 자주 먹는다고 해서 특별한 건강상의 문제가 보고된 바가 없고 섬유질이 풍부하고 칼로리가 매우 적어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생각보다 포만감을 오래 지속시켜 체중 감량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앞서 소개했던 것처럼 육류에 포함된 단백질(아미노산)은 뇌에 작용해서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런 단백질이 소량이지만, 버섯에도 들어있다는 것입니다. 1년 전 존스 홉킨스 대학의 블룸버그 공공 의학교실(Johns Hopkins Bloomberg School of Public Health)의 연구팀은 1년에 걸쳐 고기 대신 버섯을 섭취하도록 한 대상자에서 의미 있게 체중이 감소하는 것을 보고했습니다.
최근 진행된 다른 소규모 연구에서는 같은 양의 단백질이 포함된 226g의 양송이버섯(white button mushrooms)과 고기 28g를 하루 두 번 섭취한 그룹에서 식욕과 포만감에 대해서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아침에 버섯을 섭취한 그룹이 훨씬 포만감이 오래 지속되어 전체적으로 칼로리 섭취가 감소하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단백질만의 영향이 아니라 버섯의 큰 부피 등이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연구 리더인 미네소타 대학의 조안 슬리빈 교수(Joanne Slavin)는 같은 양의 단백질을 기준으로 버섯의 포만감을 조사한 연구였다면서 의의를 부여했습니다. 다만 연구 참가자가 32명으로 비교적 작은 편이라서 더 대규모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제 책인 『과학으로 먹는 3대 영양소』에서 언급했지만 미국 등 주요 서국 국가에서는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고기, 특히 적색육(red meat)과 가공육 섭취가 많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연구가 나온 건 아무래도 그런 문제 때문이겠죠.
한국인의 경우 평균 육류 섭취량이 많아서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버섯 자체가 풍부한 식이섬유와 기타 영양소의 공급원이므로 즐겨 먹어도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평균적인 한국인이라면 적색육이나 가공육 섭취가 많지 않아 굳이 고기의 대체재로 찾을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원문: 고든의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