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uffPost UK에 Adam Wilkins가 기고한 「Understanding Why The Human Face Is The Way It Is」를 번역한 글입니다.
동물에게 얼굴은 무엇일까요? 생물학적으로 말하자면, 얼굴은 어떤 ‘기능’을 가지고 있을까요? 적어도 얼굴은 인체의 다른 부위, 예를 들어 피를 온몸에 보내는 심장이나 호흡을 책임지는 폐처럼 명확하지 않습니다. 우선 얼굴의 기능을 알기 위해서는 얼굴이 실제로 하는 일을 알아야겠지요.
얼굴은 동물 머리의 전면에 존재합니다. 입과 시각, 후각, 미각 등을 책임지는 감각기관을 보유하며 특히 그 동물의 진행 방향을 향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감 중 세 가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얼굴은 동물의 “감각기관 본부”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시각과 후각이 바로 입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은 척추동물에게 있어 얼굴의 역할을 알려줍니다. 약 5억 년 전에 살았던 최초의 척추동물은 음식을 찾아다니는 아주 작은 물고기였습니다. 입 근처에 위치한 시각과 후각 감각기관은 이 동물이 음식을 찾는 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감각기관이 꼬리 쪽에 분포했다면 음식을 찾기는 분명 더 어려웠을 것입니다.
이런 얼굴의 기본 기능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척추동물에 그대로 전달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시각 및 후각 기관이 이제 먹이를 찾는 일에만 쓰이지 않는 것처럼, 인간의 얼굴 역시 “감각기관 본부” 이상의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기능은 표정을 짓는 것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이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역할입니다.
인간과 가장 가까운 영장류 역시 표정이 있지만 다양성에 있어서 인간과 다른 동물은 비교할 수 없습니다. 특히 인간의 모든 대화는 표정과 함께 이루어지며, 늘 대화를 멈추지 않는 인간의 특성으로 볼 때, 우리가 지구상에서 가장 표정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동물이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의 질문은 이렇게 바뀝니다. 우리는 어떻게 표정을 짓게 되었을까요?
인간의 얼굴은 진화과정에서 크게 두 번의 변화를 겪었습니다. 약 5천만 년 전에서 5,500만 년 전 사이에 이루어진 유인원의 진화 시기와 6백만 년 전의, 침팬지와 인류가 갈라진 시기입니다. 첫 번째 시기에 우리는 얼굴의 털을 상당수 잃었으며 주둥이가 크게 짧아졌고 조상들보다 눈의 간격이 좁아졌습니다.
두 번째 시기, 곧 인간의 계보로 이어지는 “초기 인류(hominid)”의 진화에서 얼굴의 털은 더 사라졌고 입은 완전히 들어갔으며, 머리가 커지면서 이마를 가지게 되었고, 턱, 코뼈 그리고 세로로 정렬된, 다른 동물들과 구별되는 상대적으로 작은 얼굴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뇌는 계속 더 커졌지만 뼈의 구조가 어떻게 바뀌어왔는지에 대한 화석 증거는 충분치 않습니다.
우리는 다른 영장류로부터 이를 추측할 수 있습니다. 뇌의 성장은 상대의 표정을 즉시 이해하는 능력과 입으로 말을 할 때 동시에 표정을 짓는 능력과 같은 표정과 관계된 능력에도 영향을 받았을 것입니다. 표정과 언어를 조합해 사용하는 것은 언어 그 자체만큼이나 인간이 가진 특별한 능력이며 이는 또 다른 중요한 질문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인간의 진화에 있어 언제쯤 인간이 언어를 사용하게 되었을까 하는 것입니다.
호모 에렉투스나 호모 하이델베르그와 같은 100만 년 전의 고대 조상들은 일종의 “원시 언어”를 사용했을까요? 아니면 지난 20만 년 전 어느 때, 호모 사피엔스가 완전한 언어를 갑자기 사용하게 된 것일까요? 우리가 이런 질문에 답할 수 있게 된다면 언어의 발달이 뇌의 크기를 키우는 데 얼마만큼 영향을 주었을지 또한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언어의 진화가 우리의 뇌를 키웠느냐와 무관하게 인간이 가진 복잡한 사회성은 분명 뇌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입니다. 이는 “사회적 뇌” 가설로 최근 많은 지지를 얻습니다. 얼굴 표정이 얼마나 많은 정보를 상대에게 전달하는지 생각해보면 여기에 “사회적 얼굴” 가설을 덧붙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우리 조상이 점점 더 복잡한 사회적 환경에 놓이며 점차적으로 이렇게 표정이 풍부한 얼굴을 가지게 되었을 것이라는 가설입니다.
원문: 뉴스페퍼민트